박근혜 대통령 “종교계의 말씀과 위로가 큰 힘”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종교계 지도자들 초청해 청와대에서 간담회 가져

▲간담회 모습. ⓒ청와대 제공
▲간담회 모습. ⓒ청와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오전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 종교계 지도자 10인을 청와대로 초청해 간담회를 갖고 “이번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새로운 나라로 거듭나는 데 모두 힘을 모으자고 잘 이끌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기독교계 지도자로는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과 김삼환 한국교회희망봉사단 대표회장이 참석했다. 이 외에도 이웃종교에서는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과 조계종 교구본사 돈관 주지협의회장, 천주교 김희중 광주대교구장, 원불교 남궁성 교정원장, 서정기 성균관장, 천도교 박남수 교령, 민족종교협의회 한양원 회장, 천주교 이용훈 수원교구장 등이 자리했다.

박 대통령은 “국가적 재난으로 모든 국민들이 슬픔에 빠져 있을 때는, 무엇보다 종교계 지도자 여러분의 말씀 한 마디 한 마디가, 또 용기를 주시는 말씀이 가장 소중한 힘이고 위로가 되지 않을까 한다”며 “거기서 치유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또 다시 일어서려는 마음도 나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앞으로도 큰 힘이 돼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시신을 수습한 가족도 있고, 아직 생사조차도 모르는 불안한 가족들이 지금 남아 있는데, 자리가 듬성듬성 비다 보니 심정이 더 참담할 것 같다”며 “그래서 실종자 가족 한 분 한 분들에게 공무원들을 붙여서 모든 과정을 안내해 드리고 연락도 대신 해 드리라고 했다”면서 “그렇더라도 굉장히 허전하고 고통스러울 것 같다. 그래서 좀 더 남아 있는 가족들에게 어떤 필요한 게 더 있는지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꼭 이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단단히 마음을 잡고 개조하는 데 모든 힘을 쏟겠다”며 “또 이런 일이라는 것은 국민들이 같이 힘을 모아 해 나가야 되는 일”이라고 전했다.

자신의 아픈 기억을 더듬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저도 부모님을 다 흉탄에 잃어 가족을 잃은 마음이 얼마나 견디기 힘들고 고통스러운지 통감하고 있다”며 “그래서 저 가족들 심정이 어떨까 하는 것을 저도 그때 생각을 많이 하면서 ‘어떻게 위로를 해야 될지 모르겠다’, 그런 생각을 많이 한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저 아픔은 어떤 말로도 견디기 힘들다. 저도 사실 어떤 희망과 삶을 다 포기할 정도의 바닥까지도 내려갔었는데, 저 가족 분들도 그렇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며 “더 많이 좀 힘이 되어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사고 책임과 대국민 사과 논란에 대해서는 “단계별로 책임자들이 무책임하고 비리를 눈감고 재물을 더 탐내고 그런 것들을 다 규명해야 되고, 또 다른 부분에서도 전부 규명해서 우리 사회가 썩은 부분, 잘못 가고 있는 것을 바로잡으면서 재난대응시스템도 구축하려니 선뜻 먼저 국민께 나서서 할 수가 없다”며 “그냥 한다는 것은 의미가 감소돼서, 그런 규명을 100%는 안 되더라도 ‘우리 사회가 지금 이렇다. 이것을 이렇게 하려고 한다’는 대안을 갖고 다시 대국민 사과도 드리고 대안도 말씀드리는 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지금 그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간담회 모습. ⓒ청와대 제공
▲간담회 모습. ⓒ청와대 제공

종교계 지도자들은 “사회의 아픔을 공유하고, 우리의 문제들을 반성하여 개선해 나가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관행이 아니라 올바름과 소신으로 일하는 사회가 되도록 강력히 개선해 주시기를 바라고, 이는 국민의 행복과 나라의 번영을 이끄는 중요한 토대이기에 종교계 역시 적극 협력하면서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모든 종교계는 아픔을 함께 나누면서 실종자들의 조속한 귀환을 기원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며 “앞으로 어려움을 극복해 가는 지혜를 화합으로 모으고, 서로를 위로하는 너그러움으로 아픔 있는 많은 분들이 조금이나마 편안함을 되찾으시도록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이런 불행한 사고에서도 한 가지 희망을 볼 수 있었던 것은 봉사자들이 더 이상 들어올 수 없을 정도로 헌신적으로 함께해 준 것으로, 국민으로서 하나의 희망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국민들에게 위안과 치유와 희망을 주는 애도 분위기 속에서,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분위기로 행사를 치르자고, 여기서 주저앉으면 안 된다고 전달하고 있다”고 했다.

또 “남아 있는 실종자 가족들이 더 불안해하지 않도록 마지막 한 명이 남을 때까지 정부에서 성의를 다 보인다 하는 것을 보여주시면 좋겠다”며 “새로운 제도와 정보를 만드는 것도 중요한데, 그 이전에 참회하고 반성하고 잘못된 것은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들은 “이 기회에 국민들이나 모든 공직자들이 변화의 기회로 삼는다면 이번만큼 좋은 기회는 없겠다 생각해서 장기적으로 국가가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날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편안하게 사회가 안정이 되도록 우리 종교 지도자들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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