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순회 항소법원의 판결에 뉴욕 시 교회들의 반발이 거세다. ⓒ자유수호연맹

미국 뉴욕 지역 항소법원이 3일(현지시각) 공립학교 내 예배를 금지시킴에 따라, 뉴욕 시의 많은 소형교회들이 다시 예배 장소를 잃게 됐다.

지난 2012년 뉴욕 시는 종교단체들이 공립학교를 예배 장소로 빌려 사용하는 것을 금지시키며 사실상 퇴거 명령을 내렸고, 이로 인해 수많은 교회들이 반대 운동에 나섰다. 뉴욕 시내에서 공립학교를 빌려 예배 드리는 종교단체는 약 160개로 추산되는데, 이 중 대다수가 개신교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에는 맨하탄뉴프론티어교회 등 한인교회도 있다.

당시 뉴욕의 대형교회인 리디머교회의 팀 켈러 목사를 비롯해 새들백교회 릭 워렌 목사 등이 반대 성명을 발표했고, 2013년 1월에는 뉴욕의 다민족교회들이 연합해 1만 명이 브루클린 다리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뉴욕교협도 한인유권자센터 등과 함께 반대 서명운동에 참여했다.

이 문제에 대해 지방법원은 교회 측의 손을 들어 주었으나, 지난 3일 제2순회 항소법원은 2:1로 뉴욕 시 교육국의 손을 들어 준 것이다. 항소법원은 “교육국의 예배 금지는 헌법의 의무에 부합된다. 하급법원의 판결은 정교분리 조항을 위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자유수호연맹 측은 “항소법원이 법 해석을 잘못했다”면서 “수정헌법 제1조는 뉴욕 시가 비어 있는 학교 건물에서 예배만을 제외시키는 것을 금지한다”고 주장했다. 공립학교가 비어 있는 시간 동안 이 건물은 지역사회의 유익을 위해서 다양한 개인과 그룹에 대여될 수 있는데, 예배만 금지하는 것이야말로 교회에 대한 차별이고 수정헌법 1조를 위배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교회 역시 공립학교를 대여하는 시간 동안 다른 단체와 동일한 대여료를 지불하고 있다는 점도, 이번 결정이 결국 종교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판결은 교육국이 예배를 금지할 수도 있다는 판결이지, 예배를 금지하라는 명령은 아니다. 따라서 결국 뉴욕 시 교육국의 태도에 따라 실제 현장에서의 상황은 많이 달라질 수도 있다. 2014년 1월 1일 취임한 빌 드 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뉴욕 시 교육국의 현 정책을 변경시키고, 교회들도 타 단체와 마찬가지로 공립학교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교회가 공립학교를 빌려 사용하는 문제는 무려 20년 전의 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4년 당시 브롱스에 있는 믿음의집(Bronx Household of Faith)은 예배 장소로 인근의 공립학교를 빌리려 했으나 거절당하자, 뉴욕 시 교육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그러나 교육국이 항소해 연방 항소법원에서는 2011년 6월 교육국이 승리했고, 결국 이 교회는 퇴거됐다. 연방대법원으로 이 문제가 올라갔으나 2011년 12월 연방대법원은 심의를 거절했고, 결국 이 결정에 따라 뉴욕 시는 2012년 2월 12일까지 공립학교를 빌려 사용하는 모든 종교단체의 퇴거를 명령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