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돈 교수가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신태진 기자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이 5일 서울 중구 열매나눔빌딩 나눔홀에서 ‘2013년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08년, 2009년, 2010년에 이어 3년 만으로, 지난해 12월 10~11일 만 19세 이상의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유무선 전화면접조사로 진행됐다.

사회적 신뢰 1.8% 상승, 교인 평가 11.5% 하락

조사 결과 2013년 한국교회에 대한 우리 사회의 신뢰도(5점 척도)는 ‘신뢰한다’(매우+약간) 19.4%, ‘보통’ 36.0%, ‘신뢰하지 않는다’(별로+전혀) 44.6%로, 2010년 결과인 ‘신뢰한다’ 17.6%, ‘보통’ 33.8%, ‘신뢰하지 않는다’ 48.4%와 대비해 약 1.8% 미미하게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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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되는 점은 종교별 평가에서 2010년과 비교해 가톨릭교·불교층에서는 한국교회 신뢰도가 상승한 반면, 정작 기독교 내부에서는 2010년 59.0%에서 이번에 47.4%로 11.5%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가톨릭교는 10.7%에서 21.7%로 11.0%, 불교는 8.8%에서 12.3%로 3.5%가 한국교회 신뢰도가 상승했다.

신뢰 이유는 ‘정직/양심이 바르기 때문’이 18.6%로 가장 높았고, 이어 ‘봉사를 많이 하기 때문’ 17.5%, ‘기독교인의 성장과 신앙의 삶이 좋아서’ 15.0% 순이었다. 비신뢰 이유는 ‘언행일치가 되지 않아서’가 24.8%로 가장 높았고, 이어 ‘교회 내부적 비리/부정부패가 많아서’ 21.4%, ‘타종교에 대해 비판적/배타적이어서’ 10.2%, ‘선교활동이 지나쳐서/강압적으로 전도해서’ 10.0%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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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신뢰하는 종교’는 가톨릭, 불교, 기독교 순

‘가장 신뢰하는 종교’는 가톨릭교 29.2%, 불교 28.0%, 기독교 21.3% 순으로 기독교가 가장 낮았다. 그러나 변동추이를 보면 2010년 대비 가톨릭교는 41.1%에서 29.2%, 불교는 33.5%에서 28.0% 하락한 반면, 기독교는 20.0%에서 21.3%로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교인별로 자기 종교 선택 응답은 가톨릭교 88.7%, 기독교 75.0%, 불교 69.5%의 순으로, 가톨릭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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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봉사는 기독교가 가장 적극

사회봉사 부문에서는 단연 기독교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봉사 활동을 가장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종교’는 기독교가 41.3%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가톨릭교 32.1%, 불교 6.8% 순으로 나타났다. ‘우리 사회에 가장 도움이 되는 봉사활동을 하는 종교’도 기독교가 35.7%로 가장 높았고, 가톨릭교 29.3%, 불교 13.2%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교회 활동에 대한 정보 인지 경로는 ‘언론매체’가 41.2%로 올해에도 가장 높게 나타났으나, 2010년 조사보다 5.9% 하락했으며 매년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뉴스 포털, 토론방 등을 이용한 인터넷’과 ‘사회적 미디어를 통한 인지’는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언론매체는 50대 이상 연령층에서, 가족 친구나 이웃 및 사회적 미디어는 20대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기독교인의 경우 ‘인터넷을 통해 인지한다’는 응답이 타 종교보다 높았다.

종교인 과세에 대해서는 찬성 의견이 85.9%(적극 찬성 49.6%+찬성하는 편 36.3%)로 반대 의견 12.2%(반대하는 편 10.1%, 적극 반대 2.1%)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기독교인 중에서는 과세에 대한 찬성 의견이 72.8%, 반대 의견이 25.2%로 나타났는데, 반대 비율은 타종교인 대비(가톨릭 6.0%, 불교 10.6%) 상대적으로 높게 응답됐다.

‘한국교회가 사회 통합이나 사회발전에 기여한다’는 응답은 59.6%(크게 기여 4.9%, 어느 정도 기여 53.7%)로 ‘기여하지 않는다’는 응답 38.2%(‘별로 기여하지 않음’ 27.9%, ‘전혀 기여하지 않음’ 10.3%)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20대(43.2%), 40대(44.2%), 불교인(44.6%) 중에서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의견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60대 이상(68.1%), 기독교인(76.2%) 중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의견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종교인의 정치적 참여활동’에 대해서는 반대가 74.6%로 찬성 23.1%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한국교회 최우선 개선 과제’는 ‘타종교에 대한 태도’, ‘불투명한 재정 사용’, ‘교회 지도자들’

‘한국교회의 최우선 개선 과제’로 ‘타종교에 대한 태도’가 24.0%, ‘불투명한 재정 사용’이 22.8%, ‘교회 지도자들’ 21.0%로 비슷한 비율로 나타났다. 기독교인 중에서는 ‘교회 지도자들’이 25.7%로 최우선 개선 과제로 응답됐다. 불교 신자 중에서는 ‘타종교에 대한 태도’가 35.5%, 가톨릭 신자 중에서는 ‘불투명한 재정 사용’이 28.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교회 지도자들의 개선점’으로는 ‘언행불일치’가 14.2%로 가장 높았고, ‘신앙을 핑계로 부를 축적하는 것’ 13.9%, ‘모범이 되지 않는 삶’ 13.3%, ‘도덕적/윤리적 문제’ 12.7%, ‘교회세습’ 8.3%, ‘성직자가 영리에 치우치는 것’ 5.8%, ‘정치적 개입’ 3.4%, ‘사회봉사 부족’ 3.1%, ‘설교의 신뢰성 부족’ 3.1%, ‘성경말씀을 강요하는 것’ 2.4%, ‘불투명한 신앙정신’ 2.3%, ‘교회 간의 갈등’ 2.0%, ‘종교적으로 치우쳐서 포괄적인 의견을 제시하지 않는 점’ 1.7%, ‘교회성장만을 위한 행동’ 1.4%, ‘돈 있는 사람과의 차별 대우’ 1.3%, ‘기독교의 원래 목적인 사랑으로 돌아가야 함’ 1.1%, ‘타종교에 이해/배려심 결여’ 1.1%, ‘지도자들의 이미지 자체’ 1.1%, ‘남을 비방하는 것’ 1.0%, ‘자기 중심적인 성향’ 1.0%, ‘물질적인 과소비’ 1.0%, ‘신도들에 대한 관심 부족’ 1.0%, ‘자기 마음의 믿음을 가지고 선도해’ 0.8%, ‘사이비 종교에 쓸데없이 빠지지 않게’ 0.8% 순으로 나타났다.

‘향후 한국교회가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우선적으로 필요한 사회적 활동’으로는 ‘윤리와 도덕 실천 운동’이 45.4%로 가장 높았으며, 그 외 ‘봉사 및 구제활동’이 36.4%, ‘환경, 인권 등 사회운동’이 7.2%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날 발표 세미나는 조성돈 교수(실천신대원)가 사회를 맡았고, 인사 배종석 교수(고려대), 기조발제 조흥식 교수(서울대), 주제발제 이원규 교수(감신대), 지용근 대표이사(글로벌리서치) 순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