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혁 목사(강변교회 원로,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어제 저녁에 “블랙 가스펠(Black Gospel)”이란 다큐 영화를 관람했다. 얼마 전에 “아유 레디”란 다큐 영화도 관람했고, 그 전에는 “용서”란 다큐 영화와 “회복”이란 다큐 영화도 감상했다. 이들은 강변교회의 이임주 집사가 기획해서 제작한 영화들이다. 사실 나는 지난 10여년 동안 일반 영화들을 관람한 일은 거의 없었다. “잊혀진 가방”이란 다큐 영화와 한경직 목사님의 생애를 다룬 “한경직”이란 다큐 영화를 관람한 일이 거의 전부라고 말할 수 있다.

나는 “Black Gospel”이란 다큐 영화를 관람하는 동안 감동을 받으면서 좋은 영화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나와 다른 종류의 역사와 문화를 가진 사람들을 이해하면서 받아들이는 데 인색한데, 이 영화는 그것을 극복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들에게 가까이 다가간 영화라고 생각한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붙잡혀 노예선을 타고 미국이란 대륙으로 끌려와서 평생 노예 생활을 하던 흑인들이, 고난과 고통과 슬픔과 아픔 중에서 예수님을 믿게 되어 신앙생활을 하면서, 애굽에서 노예 생활을 하던 이스라엘을 구원하신 하나님께서 바로 미국에서 노예 생활을 하고 있는 자기들을 구원하시는 구원의 하나님이심을 찬양하는 흑인들의 찬양은, 머리로 목소리로 하는 찬양이 아니었다. 온 몸으로 가슴과 영혼을 쏟아 바치면서 부르는 “영혼(soul)”의 노래였다 그래서 저들의 찬양을 “흑인 영가” 즉 “Negro Spiritual”이라고 부른다.

한국의 젊은 배우들과 가수들 10여명이, 흑인들이 부르는 “Negro Spiritual” 즉 “Black Gospel”을 이해하고 배우기 위해서, 흑인들이 생활하고 있는 뉴욕의 할렘가를 찾아가서 저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보고 듣고 배우려고 한 자세는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Black Gospel”을 부르면서 가르치는 “Black Gospel” 지도자들이, 한국의 젊은이들이 배워서 부르는 “Black Gospel”을 듣고서 그것은 좋은 노래이기는 하지만 “Black Gospel”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온 몸과 삶에서 우러나오는 “Black Gospel”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결국 한국에서 온 젊은이들은 흑인들의 고난의 역사와 문화와 정서를 이해하려고, 흑인들이 아프리카에서 잡혀와서 미국에 상륙했던 사우스 캐롤라이나 찰스턴까지 14시간 동안 운전하며 달려가서 저들의 고난의 흔적을 살피기까지 했다. 결국 한국의 젊은이들은 뉴욕의 흑인들과 친밀하게 함께 어울리게 되었고, “흑인 영가”를 온 몸과 영혼을 쏟으면서 함께 부르게 되었다. 한인들과 흑인들이 온 몸과 영혼을 쏟으면서 부르는 “Amazing Grace”는 매우매우 감동적이었다. 한국에서 온 젊은이들은 눈물을 흘리면서 온 몸으로 “Amazing Grace”를 불렀다. 나중에는 흑인들이 한국의 고난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나서 “우리들의 고난의 역사와 비슷하다”고 말하면서 “아리랑”을 온 몸으로 함께 부르는 것이 아닌가! 참으로 아름다운 감동적인 모습이었다.

우리들이 나와 다른 종류의 역사와 문화를 가진 사람들을 이해하면서 받아들이는 데 좀 더 너그러워진다면, 이와 같은 아름답고 감동적인 일이 여기저기서 일어날 것이다. “Black Gospel”은 참으로 아름답고 감동적인 영화였다. 한 가지 첨부할 말이 있다. 그렇다고 우리들이 모두 흑인들처럼 소리를 지르고 온 몸을 흔들면서 찬양을 하여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자기 문화와 정서에 맞게 불러야 할 것이다. 나는 흑인들이 사는 남아공에 가서 “소리를 지르고 온 몸을 흔들면서 찬양을 하는 것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라고 말했을 때, 현지인들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본 일도 있다. 요사이 교회에서 찬송을 북을 치면서 몸을 흔들면서 너무 시끄럽게 부르는 경향이 있는데, 그것은 세속적인 유행을 따르는, 그래서 순수한 영성을 해치는 잘못된 경향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많은 사람들이 “Black Gospel”을 관람하고 나와 다른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 너그럽게 되기를 바란다

2013년 11월 15일

▲영화 ‘블랙 가스펠’의 촬영 현장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