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분노의 금요일’… 시위대-경찰 충돌로 사망자 늘어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이집트 수도 카이로의 람세스 광장에 모인 시위대의 모습. 거리에 연기가 자욱하다. ⓒ보도화면 캡쳐
▲이집트 수도 카이로의 람세스 광장에 모인 시위대의 모습. 거리에 연기가 자욱하다. ⓒ보도화면 캡쳐

이집트 내 유혈 사태가 이어지면서 16일(이하 현지시각)에만 20명 이상 사망했다고 BBC가 보도했다. 이집트 보건부는 이날 173명이 사망하고 1,330명이 부상당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BBC 보도에 의하면,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군부와 다시 충돌하면서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BBC 특파원인 제레미 보웬은 카이로 람세스 광장 근처에서 11구의 시신과 수많은 부상자들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이틀 전 지지자들의 캠프가 공격을 받으면서 638명의 희생자들이 발생해 국제적인 비난 여론을 불러 일으킨 데 이어, 이같은 사건이 벌어졌다.

이집트 내무장관은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경찰들이 실탄을 사용하도록 허용했다고 전했다.

16일 람세스 광장에는 수백 명의 사람들이 모인 가운데, 무슬림형제단은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분노의 행진’에 참여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시위대는 지난 7월 3일 무르시 전 대통령의 실각을 언급하면서 “사람들은 이번 쿠데타를 다시 뒤집길 원한다”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외신에 다르면, 경찰서에 화재가 발생한 것을 시발점으로 시위가 폭력적으로 변한 것으로 드러났다. BBC는 “이집트가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 더 많은 폭력과 희생자 없이 그들이 어떻게 위기에서 나올 수 있을지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이집트 관영 TV는 “군부가 중요한 핵심 시설들을 보호하기 위해 효율적으로 배치됐다”고 보도했다.

무르시를 반대하는 그룹인 민족구국전선과 타마로드는 무슬림형제단의 시위대에 맞서 반대 시위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이집트의 교회들과 이웃들을 보호해 달라는 요청도 하고 있다. 이집트의 콥틱 기독교인들은 지난달 무르시 정권 퇴진을 도왔다는 이유로 일부 무슬림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카이로의 한 시위자는 BBC와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집트의 존엄을 위해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이집트의 임시 지도자들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비난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집트 정부가 군부에 시위대 캠프를 공격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을 비난하면서 합동군사훈련을 취소시킨 바 있다.

오바마는 “시민들의 희생이 계속되는 이상 합동군사작전을 펼 수가 없다”고 밝힌 데 이어, 이집트에 대한 13억 달러의 지원도 임시적으로 중단시켰다.

이와 관련, 이집트 정부는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은 사실에 근거하지 않았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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