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3학년 때 사업자등록증을 받아, 졸업 후 본격적으로 시작한 조형물 사업이었다. 학생 때부터 아르바이트 식으로 한 것이 업이 되었다. 

종합조형물제작회사 예본조형 김태진 대표(의정부 성실교회 집사)는 “건축물에 바닥이나 벽지, 타일은 반드시 들어가지만, 조형물은 ‘들어가도 그만, 안 들어가도 그만’일 수 있어 수주하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조형물 분야는 아직도 비활성화돼, 방송국 등에서는 비정기적으로 필요로 하기는 하지만 건축 분야에서 정기적으로 필요한 아이템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처음 회사를 시작할때만 해도 인터넷 사용이 보편화되지 않았을 때라 소비자들에게 ‘예본조형’을 알리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했다. 1997년 경기도 양주에서 FRP조형물제작회사로 출발할 당시의 이야기였다.

그러다 사업의 전환은 ‘인터넷’을 통해서 시작됐다. 그는 “인터넷 문화의 저변이 확대되던 시기에 우리가 제작한 작품들을 홈페이지에 올려놓으니, 그것을 보고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했다”며 “인터넷을 통해 대기업에서 낙찰받은 업체나, 교회 혹은 개인들이 주문을 해오기도 했다”고 했다.

그렇게 주문받아 제작한 작품들이 예본조형의 웹사이트를 가득 채우고 있다. 신사동 가로수길에 위치한 스칸디나비안 디자인 하우스 입구 위의 스웨덴 전통 말 조각, 양구 두타연갤러리의 ‘소지섭 갤러리’에 설치된 영화배우 소지섭의 손 조각, 안양예술공원 야외벤치 등 조형물들이 예본조형에서 만든 것들이다.

5년 전부터는 기독교 조형물도 제작하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우연찮은 계기로 말씀을 조각하고 싶어 한번 해봤는데, 그냥 한글로 글자만 쓰니 인쇄물과 다를 바가 없었다”며 “그래서 모세가 시내산에 올라가서 십계명을 돌판에 받아왔듯이, 초자연적인 힘이 글자를 쓴 것처럼 크랙(Crack, 금이 간 듯한 형상)을 연출했다”고 했다.

그는 “고대의 암반 유물 같은 컨셉”이라며 “헬라어 성경을 발췌해서 써 보니, 헬라어가 오히려 알파벳보다 아름답더라”고 말했다.

예본조형은 지금까지 헬라어 주기도문 원문을 음각으로 새긴 작품을 비롯해, 십계명 히브리어 원문 조각, 알파와 오메가 조각, 십자가 지신 예수, 겟세마네 예수, 최후의 만찬, 시냇가에 심은 나무, 선한목자상, 기도하는 예수 등의 작품을 예배당 입구 로비, 강단, 교회 계단부, 교회 외벽 등에 설치했다. 또한 소품조형물 십자가, 금빛 면류관, 양떼조형물, 성탄 기념 조형물, 교회 종 등을 만들기도 했다.

▲‘시냇가에 심은 나무’ 조각 작품.

김 대표는 “고객들에게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작품을 드리려 한다”며 “100% 사람 손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덧붙여 그는 “개신교에서는 우상화 문제로 조각품을 일절 설치하지 못하게 하는데, 성경의 역사적인 장면 등을 벽에 새기면 교육적 효과도 있고 인테리어 효과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어렸을 때 시각적으로 보고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예수님이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는 장면, 방주 등 만들어서 보급하고 싶은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