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 참가자들이 라오스 대사관 측에 서신을 전달하고 있다. ⓒ시민연합 제공

라오스가 탈북 청소년 9명을 북송한 데 대한 규탄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북한인권시민연합(이사장 윤현) 등 북한인권단체들은 5월 31일 오전 10시 서울 한남동에 위치한 주한 라오스 대사관 앞에서 라오스 정부의 반인도적 행동을 규탄하는 집회 및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집회 참가자 30여명은 탈북난민들이 북송되면 극심한 처벌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북한정부와 협력하여 이들을 돌려보낸 라오스 정부의 반인도적 행위를 규탄하고, 앞으로 인간 존엄성을 보장하고 국제협약과 인권기준을 존중할 것을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촘말리 씨야온 대통령에게 보내는 성명서를 통해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들은 “북송된 9명의 탈북난민은 14-23세의 어린 청소년들로 라오스를 거쳐 대한민국으로 입국할 예정이었다”며 “그러나 이들은 한국행의 뜻을 분명히 밝혔음에도 20여일간 억류돼 있다 북한 당국에게 넘겨졌다”고 우려했다.

또 “우리는 라오스 정부의 난민 강제추방을 강력히 규탄하고, 다시는 탈북난민이 강제추방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탈북 청소년 9명을 중국으로 강제추방해 사지로 내보낸 라오스 정부의 조치는 유엔아동권리협약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모든 인권기준에 어긋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국제사회는 라오스 정부가 인간 존엄성을 보장하고 국제협약과 인권기준을 존중하여, 다시는 탈북난민을 강제 추방하는 일이 없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인권시민연합을 비롯해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북한인권탈북청년연합, 북한인권학생연대, 북한전략센터,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 북한정의연대, 열린북한방송, 자유조선방송, 피난처, NAUH, NK지식인연대 등의 단체들은 북송이 알려지기 전인 지난 29일 외교부 청사 앞에서 탈북 청소년들의 안전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 달라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갖기도 했다.

국제사회 역시 라오스와 북한에 규탄과 우려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 안토니오 구테레스 최고대표는 30일(현지시간) 탈북 청소년 9명의 북송에 ‘중대한 우려(grave concern)’를 표명하고, 이들의 안전 보장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구테레스 대표는 “UNHCR은 이들의 현재 위치를 추적하고 있다”며 “라오스 정부와도 접촉해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는 한편, 재발방지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유엔 반기문 사무총장의 에두아르도 델 부에이(Eduardo del Buey) 부대변인도 이들이 난민지위(asylum) 신청에 대한 판정 기회를 부여받지 못한 점과 이들의 안위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는 내용을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밝혔다.

유엔 마르주끼 다루스만 북한인권특별보고관도 30일 별도 성명을 통해 “북한 당국이 대부분 미성년자와 고아로 알려진 탈북 청소년 9명을 제대로 보호할지 의구심이 들고, 현재 이들이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없어 특히 더 우려스럽다”며 “라오스 정부가 이들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저버린 채, 돌아가면 사형이나 고문 등 심각한 처벌에 직면하게 될 북한으로 강제송환된 것에 대해 몹시 실망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외교 경로를 통해 강제북송에 대한 문제제기와 함께, 이들의 안전보장에 적극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유엔 등 국제사회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