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스승의 날 촛불 기도회가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되고 있다. ⓒ신태진 기자

좋은교사운동이 14일 저녁 6시 30분 서울 새문안교회와 광화문 중앙광장에서 “학교폭력 피해자들과 함께하는 2013 스승의 날 교사기도회”를 열었다. 참여 교사 일동은 평화로운 학교를 만들기 위한 교사실천선언문을 발표했다.

1부 기도회는 새문안교회에서 열렸다. 박상진 목사(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장)는 “하나님 나라는 채소밭에 심긴 겨자씨 한 알과 같다. 채소는 생명은 지니고 있지만 새들의 안식처가 될 수는 없다”며 “오늘날 채소밭 같은 교육 현실 속에서 좋은교사운동의 모든 교사들은 학교폭력에 시달리는 아이들에게 안식을 줄 수 있는 겨자나무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손봉호 교수(좋은교사운동 이사)는 “오늘날 한국사회는 돈, 권력, 지식 등 경쟁적인 것들만 부각되고, 도덕, 예의 등은 경시되고 있다. 사회풍조가 이렇다 보니 학교에서도 약한 친구를 고통스럽게 하는 것에 대한 죄의식이 전혀 없다. 왕따 등 약자를 괴롭히는 것은 가장 비겁한 짓으로, 인간이 해서는 안 될 일이라는 의식이 필요하다. 교사들은 가장 중요한 문화의 전수자로서 학교와 사회 문화를 변화시키는 일에 힘써야 한다. 성경적 정의는 잃어버린 한 마리 어린 양을 돌보는 데 있다”고 했다.

▲학교교육의 변화를 위해 기도하는 참가자들의 모습. ⓒ신태진 기자

김종기 청예단 이사장은 격려사에서 “한 해 죽음을 생각하는 학생들이 53만여명이나 된다. 학생들이 고통스러워하는 학교교육 현장에서 좋은교사운동의 교사들은 변화의 불씨가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만큼은 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되며, 십자가를 지는 마음으로 이 일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광화문 중앙광장에 모여 앉아 기도회를 하는 참가자들의 모습. ⓒ신태진 기자

2부는 광화문 중앙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진행됐다. 손에 촛불을 든 참가자들은 학교교육의 변화를 위해 기도했다. 소명중고등학교 학생들과 서울교대 예비교사 TEM의 공연이 펼쳐졌다. 교사실천선언문과 공동기도문도 낭독됐다.

▲서울교대 예비교사들의 공연 모습. ⓒ신태진 기자

좋은교사운동은 교사실천선언에서 “폭력적이며 경쟁중심적인 사회, 관계보다는 성적을 중시하는 사회적 요구, 승진과 점수로 돌아가는 관료주의 학교 문화, 점점 깨어져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가정, 이 모든 문제를 우리가 다 해결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이러한 조건을 핑계대지 않을 것”이라며 “이 순간부터 절망 가운데 소수의 교사들이 희망을 가지고 이 거대한 고통의 물줄기를 온 몸으로 막아내어 학교를 희망과 행복의 공간으로 되돌려 놓았다고 후대에 기록되게 할 것”이라고 했다.

조정실 학가협 회장은 “기도회에 모인 선생님들을 보면서 기대도 되지만 불안하기도 하다. 현재 촛불을 들고 있는 마음으로 학교에서 아이들을 돌볼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피해 학생들의 마음을 깊이 보시고, 학부모들이 찾아와서 아픔을 호소할 때, 그 외침을 외면하지 않아 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임지영 선생은 “우리 교사들이 노력하면 학교폭력은 없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세상이 참 아름다운데, 어떤 아이들은 아름답지 않다고 생각한다. 늘 학생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학교 폭력을 없애는 일에 힘써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