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는 우리 모두를 다르게 지으셨습니다. 다른 것이 인류에게 주신 큰 축복임을 깨닫는 것은 행복한 삶으로 가는 지름길이며, 다양성을 충분히 누릴 수 있는 기반이 됩니다. 그런데 이러한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결혼한 부부들은 누구나가 한 번 쯤은 경험해 보았을 것입니다. 부부치료에 임하는 대부분의 문제가 바로 이 다름에서 발생합니다.

MBTI는 칼 융이 주장한 4가지 선호지표를 발전시켜서 그의 아내와 딸인 캐서린 브릭스(Katharine C. Briggs)와 이사벨 마이어(Isabel B. Myers)가 완성한 것으로, 4가지 선호지표를 활용해서 사람을 16가지 성격 유형으로 구분한 것입니다.
 
그 중에 한 선호지표인 생활양식을 예로 들어보면, 미리 계획적으로 일을 추진하고 일을 뒤로 미루지 않는 성향의 기질을 가진 사람이 있습니다. MBTI에서는 이러한 사람을 J(판단) 성향을 가졌다고 합니다. 이러한 사람들은 어떠한 계획이든 빨리 결정하기를 원하고 일을 순서대로 계획해서 추진하는 사람들입니다. 한번 결정한 것에 변화 주는 것을 싫어합니다. 그래서 새로운 것이나 더 나은 대안이 있어도 거들떠 보지도 않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이에 반해 전혀 반대의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P(인식) 성향의 사람들로, 결정하는 것을 최대한 유보하는 사람들입니다. 언제든 더 좋은 것이 등장하면 모든 계획을 바꾸고 좋은 것을 선택하는 사람들입니다. 마지막 순간에 초능력을 발휘해서 일을 마무리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J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꾸준히 스트레스를 받는 반면에, P 성향은 마무리하는 순간에 극도의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됩니다.

J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일을 꼼꼼히 잘 진행시킵니다. 그래서 J 성향의 사람들에게는 P 성향의 사람들이 못마땅해 보이고 게으르고 책임감이 없는 사람들처럼 여겨질 수 있습니다. 미리미리 준비하지 않고 막바지에 밤을 새우는 것이 한심하기에 그지없어 보입니다.

반면 P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최선의 선택은 좀더 자료를 수집한 후에 결정해도 늦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한번 결정한 것은 더 좋은 것이 등장해도 거들떠보지도 않는 J 성향이 융통성이 없어 보여서 답답하게 느낍니다.

그런데 이러한 두 가지 다른 선호 경향은 모두 요긴한 것입니다. J(판단) 성향이 없다면 일의 진행이 잘 되지 않을 것입니다. 대부분의 조직에서 이렇게 정해진 일을 계획적으로 시간에 맞추어 성실히 일하는 이러한 분들을 절실히 필요로 합니다. 그런데 반해 P(인식) 성향의 사람들은 항상 새로운 것에 열려있기에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커플을 만나게 하실 때, 일반적으로 다른 기질의 사람을 만나게 하시고, 직장이나 사회조직 혹은 교회에서도 다른 기질의 사람들과 함께 일하도록 하셨는데, 이것은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축복입니다. 서로를 도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사람들은 나와 다르다’ 라는 것을 이해할 때, 배우자가 다른 시야를 가진 것을 이해할 수 있고 나의 것을 강요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게 됩니다. 다르다라는 것은 불편함보다 나를 균형있고 건강하게 도와주는 요소로 여겨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상대를 바꿀 수 있을까가 아닌, 어떻게 하면 서로를 잘 이해하고 서로 절충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내가 보지 못한 것을 보는 남편에게 또는 아내에게 감사를 표할 수 있게 됩니다. 다양성의 풍성함을 누리게 되는 것입니다.

다른 점으로 인해 비웃음이 아닌 즐거움의 웃음이 시작될 때 행복은 시작됩니다. 상대방의 부족함을 볼 때 내가 채워줄 수 있는 영역이 있음으로 기뻐하고 즐거워할 수 있습니다. 나의 부족함 또한 보충해줄 수 있는 배우자 혹은 다른 사람이 있음이 하나님의 창조 섭리의 비밀입니다.

기독교상담학 박사 김훈 목사

<약력>
-호주가정상담대학 한국어 통신과정 디렉터
-호주가정사역센터 대표
-전 캔버라 열방대학 성경연구학교장
-기독교 상담학 박사
-고려대학교 국제경영 석사
-총신대학 신학대학원 졸업
-고려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졸업
-총신대학교 신학과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