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 백성을 보낸 후에 블레셋 사람의 땅의 길은 가까울지라도 하나님이 그들을 그 길로 인도하시지 아니하셨으니 이는 하나님 말씀하시기를 이 백성이 전쟁을 하게 되면 마음을 돌이켜 애굽으로 돌아갈까 하셨음이라. 그러므로 하나님이 홍해의 광야 길로 돌려 백성을 인도하시매 이스라엘 자손이 애굽 땅에서 대열을 지어 나올 때에(출 13:17~18)”

말씀처럼 이스라엘 백성들은 수많은 재물을 얻어 애굽을 떠나, 약속의 땅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인 블레셋인 땅의 길 대신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멀고도 험한 홍해의 광야로 갔다. 가장 가까운 해변 길은 요새(믹돌)가 많았으며 애굽의 군대가 외국의 침략을 대비하여 주둔하고 있는 군사기지들도 많았기 때문에 통과하려면 전쟁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갑자기 경로를 바꿔 막다른 홍해 길을 향해 되돌아가게 하신 것이다.

“이스라엘 자손에게 명령하여 돌이켜 바다와 믹돌 사이의 비하이롯 앞 바알스본 맞은편 바닷가에 장막을 치게 하라(출 14:2).” 그러나 이렇게 돌아감으로써 이스라엘 민족이 홍해의 광야 길을 헤매는 것처럼 바로에게 보였으며, 바로로 하여금 이스라엘 민족을 뒤쫓도록 결심하게 만듦으로써, 애굽의 군대를 유인한 것이다. 즉 애굽의 군대를 홍해로 끌어들이기 위한 하나님의 의도적인 계략이며, 애굽 사람들의 마지막 남은 힘마저 꺾기 위한 덫인 동시에 유인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로써 출애굽 사건의 하이라이트인 홍해 도하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바로의 입장에서는 이스라엘 민족의 이주를 허락했지만 장정만 60만명 가량 되는 엄청난 노동력의 상실에서 오는 애굽의 경제적 손실은 막대하지 않을 수 없다. 깊은 시름에 빠졌던 바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를 헤매고 있다는 보고를 받을 때 경제적 손실을 되찾고자 하는 욕심이 생겼을 것이다. 즉시 바로는 애굽 군대의 특별 병거 6백승 외에 모든 병거, 마병 등 모든 병력을 동원해 이스라엘을 뒤쫓도록 하였다. 특히 특별 병거는 전략적으로 잘 정비된 최정예부대를 말한다. 이스라엘 백성을 뒤쫓은 바로의 추격 병력은 결코 적지 않았다. 애굽의 모든 병력을 총동원한 것이다. 그 많은 병력이 뒤쫓아오고 있는 것을 본 이스라엘 백성은 공포와 두려움을 느꼈을 것이다(출 14:10~12).

질풍노도와 같은 속도로 이스라엘을 쫓던 바로의 군대는 이스라엘 진영에 가까워지면서 하나님의 사자의 방해를 겪게 된다. 구름기둥과 불기둥이 바로 군대가 이스라엘 진영으로 접근하기 어렵게 막았다. 그런데 애굽 군대를 막은 불기둥과 구름 기둥에 대해 일부 고고학자들은 화산 폭발과 같은 자연현상으로 이해하여 해석하려고 한다. 즉 구름기둥은 화산의 폭발로 인한 수증기 구름을 말하며, 불기둥은 밤에 치솟는 불길의 불빛이었을 것이라 말하는 것이다.그래서 그리스 산토리니 섬 화산 폭발과 출애굽을 연결시키는 학자도 있다. 그러나 출애굽 당시의 구름기둥과 불기둥은 초자연적인 하나님의 임재의 상징으로 보고 있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이스라엘 백성은 홍해 어느 지점에 건넜을까? “이스라엘 자손에게 명령하여 돌이켜 바다와 믹돌 사이의 비하이롯 앞 바알스본 맞은편 바닷가에 장막을 치게 하라(출 14:2)”는 말씀이 홍해 도하 지점을 찾을 수 있는 근거가 된다. 믹돌이란 그 뜻이 ‘탑’ 또는 ‘망대’로서 애굽을 방어하기 위한 군사적 요충지에 세워진 군대의 초소를 말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성경에서는 믹돌이 두 가지 형태로 나타고 있는데, 첫째는 출애굽 할 때에 장막을 쳤던 바닷가 부군의 있었던 성읍(출 14:2, 민 33:7)으로, 바알 스본 가까이 있었던 요새 중의 하나를 말하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 자손에게 말하라. 되돌아가서 믹돌과 바다 사이에 있는 피하히롯 앞에 진을 쳐라. 곧 바알쯔폰 맞은편 바다 옆에 너희들은 진을 쳐야 한다”(출 14:2)는 말씀으로 보아 홍해 도하 지점을 확정하는 데 있어 상당히 중요한 성읍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믹돌은 남유다 왕국이 느브갓네살에 의하여 예루살렘 성이 무너지고 난 후 일단의 유대인들이 애굽으로 피난한 후 이주하였던 애굽 동북단의 성읍이다(렘 44:1, 46:14). 그럼으로써 애굽을 표현할 때 “믹돌에서 수아네까지(겔 29:10)”라고 표현한다. 즉 최북단인 믹돌에서 최남단이 수아네까지를 애굽으로 표현하고 있다. 믹돌의 위치에 따라 이스라엘의 홍해 도하 지점의 위치가 달라질 수가 있다. 그런데 홍해 도하 지점을 빅터 호수라고 가정한다면 믹돌은 제벨 아타가 산맥의 제일 높은 지점일 것으로 추정하는 학자도 있다.

그리고 비하이롯은 히브리어 피하히로트에서 온 말로서 그 뜻은 ‘하토르 여신의 신전’이다. 이곳을 찾으면 홍해의 도하 지점은 저절로 해결될 것이다. 하토르 여신은 암소 또는 뿔의 관을 쓴 여인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는, 행복, 무용, 음악의 여신이다. 아기가 태어나면 하토르가 일곱이나 나타나 아이의 장래를 정하였다고 한다. 이 여신은 록소의 합셉슈트 신전이나 아부심멜의 하토르 신전에서처럼 기둥머리의 장식에도 이용되고 있는데 ‘라의 딸’, ‘하늘의 숙녀’ 등으로 표시된다. 그리고 하토르 여신은 이집트 파라오의 어머니 신으로 불리고 있다. 그러므로 비하히롯은 하토르 여신을 섬기던 신전이 있었던 곳으로 추정할 수가 있다. 그러나 현재는 그 홍해 근처 어디에도 하토르 신전을 찾아볼 수가 없다.

다만 하토르 여신을 섬기던 신전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명이 있을 뿐이다. 애굽에서는 태고부터 아피스를 숭배했다. 아피스는 신성환 황소를 말한다. 황소는 풍요와 힘을 상징했고 따라서 왕권의 상징이다. 이러한 아피스가 죽으면 죽은 왕과 마찬가지로 죽은 자들의 신인 오시리스가 된다. 아피스는 오시리스와 결합하여 세라피스라 불렀고 이러한 세라피스의 널방을 세라피움이라고 하는데 그 흔적이 사카라에서 발굴된 세라피움이 있다. 이렇게 황소에게 제사를 지냈던 마을의 이름이 세라피스였을 것이다. 그런데 빅터 호수변에 세라피스라는 마을이 있다. 마을에 가서 노인들에게 물어봐도 언제부터 세라피스라고 불렸는지 아는 사람이 없으며 아주 오래 전부터 세라피스라고 불렸다고 한다. 하토르 신을 섬기고 있었던 장소는 암소를 섬겼기에 아마 세라피스라고 불렸을 것으로만 추정할 뿐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출애굽기 14장 2절의 말씀처럼 믹돌과 바다(홍해) 사이에 바다(딤나 호 또는 빅터 호)변에 있는, 황소를 섬기는 마을에 진을 쳤을 것으로 추정할 수가 있다. 성경상에 홍해라고 하는데 이스라엘의 토라에는 홍해라는 말이 나오지 않는다. 히브리어로는 “얌 수프”라고 하는데 그 뜻은 갈대아 바다라는 뜻이다. 그런데 주전 3세기에 알렉산드리아에서 성경을 번역하였는데, 이 때 이 얌 수프를 헬라어로 “헤 에뤼드라 달랏사”라고 번역하였으며 이때부터 홍해라고 불리고 있다. 이때 번역된 성경을 70인역이라고 한다. 헬라인들은 이 이름을 전설적인 왕 에라스라스에서 따왔다고 한다. 그는 에돔 또는 더 넓은 지역을 통치하였던 붉은 민족을 대표하고 있다. 그리고 이 이름은 애굽의 검은 흙과 대조하여 붉은 토지의 바다를 의미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 지역의 대표적인 산지인 에돔 산지는 풍화 작용에 의하여 짙은 붉은 빛을 띠고 있으므로 석양에 비추면 동쪽 지역은 진홍빛으로 물들게 된다. 그것은 서쪽 단애에서도 꼭 같이 보인다. 이와 같은 색조는 바다 그 자체가 초록색을 띤 감청색과 대조를 이루는 것이다. 이와 같은 광경이 옛날의 항해자들에게는 홍해라는 이름을 생각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도 있다. 고대인들은 홍해를 단순히 지리학자가 한정한 홍해 뿐 아니라 인도양이나 페르시아만도 가리킨다. 그러나 근대 지리학의 좁은 의미로는 홍해는 길이 약 2,384km 폭은 약 240km 수심은 평균 490m 가장 깊은 곳은 2,212m인데, 그 북쪽은 수에즈만과 아카바만으로 끝난다.

동쪽의 아카바 홍해는 길이 약 160km 폭은 약 24km인데 북쪽에는 에일랏과 에시온 게벨이 있다. 시내 반도 서쪽의 스에즈 홍해는 길이 288km 폭은 32km이나 옛날에는 더 북쪽으로 뻗어 지금의 팀나호와 빅터호도 포함하고 있었다고 한다. 두 호수에는 갈대가 무성하여 ‘갈대 바다’란 이름이 어울릴 수 있다. 히브리어의 얌 수프는 근대 지리학에서 말하는 홍해 적어도 시내 반도를 포함한 의미로 홍해를 가리킨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은 애굽의 동쪽에 있으며[출 10:19], 홍해 부근은 시내에서 과히 멀지 않은 이스라엘 백성의 숙영지이기 때문이다[민 33:10]. 이스라엘 백성들은 홍해 길을 좇아 에돔 땅에 들어가려 했다[민 21:4]. 또한 에돔 땅에 있는 에시온 게벨은 이 바다의 부근에 있었다고[왕상 9:26] 기록하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이스라엘 백성은 홍해를 건넜으나 애굽의 추격 부대는 다 빠져 죽고 말았다[출 15:4, 22]. 아마 그곳은 지금의 그레이트 빅터 호수의 북쪽 아니면 남쪽일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그렇다고 한다면 홍해의 도하 지점이 있는 곳은 아마 지금의 빅터 호수 변에 있는 이곳이라고 추정하면서 이곳을 답사하고 있고, 또한 숙박을 홍해 빅터 호수 변에서 함으로서 홍해 도하를 다시금 되돌아 보게 하는 계기로 삼고 있다.

그러나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를 통하여 ‘홍해 사건’이라고 불리는 이 기적으로, 사면초가에 있던 이스라엘 백성이 건널 수 있도록 홍해가 갈라졌다. 대략 200만 명이나 되는 남녀노소와 가축, 짐들이 하룻밤 사이 건넜던 홍해 바닷길은 그 폭이 대략 4~6Km 정도 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룻밤에 건널 수 있는 길이가 그 이상이 되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홍해의 흉용한 물결 벽은 이스라엘에게는 감싸 주는 보호의 벽이었지만, 애굽 군대에게는 심판과 죽음의 벽이었다. 당시 세계 최강인 바로의 병거 군대는 이스라엘 백성이 홍해에 갇힌 줄 알고 살기등등해 달려왔지만, 하나님의 크신 능력 앞에서는 무기력하게 홍해에 사장(死藏)당하고 말았다. 이를 지켜본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을 경외하게 되었다.

3400여년 전 이스라엘 백성이 건넜던 홍해는 현재 수에즈 운하가 있는 홍해를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건넌 홍해의 정확한 위치에 대하여는 논란이 있다. 일부 학자들은 홍해는 단순히 늪지대로서 이스라엘 백성은 낮은 물가를 건넌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 이유는 ‘홍해(Red Sea)’를 뜻하는 히브리어 얌 수프가 ‘갈대 바다(Reed Sea)’란 뜻도 함께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프’라는 단어는 ‘붉은’이란 뜻 외에 습지 식물인 ‘갈대(reed)’, ‘바다풀(water plant)’을 가리킨다. 성경에도 ‘물 풀(사 19:6)’, ‘바다 풀(욘 2:5)’, 습지 ‘갈대(출 2:3, 5)’로 번역된 것으로 보아 그렇게 추정할 수도 있다.

그러나 홍해를 단순히 갈대 늪지대로 봐서는 안 된다. 성경에 따르면 동풍이 불어 바다 가운데 길이 생겼고 애굽 군대가 수장될 만큼 깊은 곳이어야 하며, 열왕기상 9장 26절에는 솔로몬이 ‘홍해’ 바닷가에 항구를 건설하고 함대를 건조했다는 기록을 볼 때 홍해가 충분한 깊이의 물이 있었던 곳임을 방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스라엘 민족이 건넌 ‘홍해’의 이름을 다른 각도에서 접근해 보면, ‘갈대 바다’란 의미는 바다가 마른 땅이 되면서 바다속 해초가 드러나고 자연히 해초(갈대) 길이 되었을 것이라고 추정할 수도 있다. 또한 하나님의 콧김으로 동풍을 일으켜 바다를 갈랐다는 것은 단순히 조수간만의 차로 바닷길이 생성된 것이 아님을 말씀하여 주고 있다.

애굽 군대의 홍해 사건은 하나님을 대적하는 악한 자에게는 멸망을 경고하는 최후 심판의 상징(계 20:13~15)인 반면에, 이스라엘 백성에게 있어 물세례로 비유된다(고전10:2). 과거 애굽에서 종살이했던 옛 이스라엘(옛사람)은 홍해에서 완전히 장사(수장)되었고, 물로 정결케 된 새 이스라엘(새사람)은 죽음으로부터 다시 새롭게 태어났다는 중생의 사건을 의미하는 것이다. 또한 갈대를 뜻하는 ‘수프’는 ‘끝나다, 그치다, 소멸되다’는 의미와 더불어 ‘성취되다’는 뜻도 담고 있다.

이것을 영적으로 해석해 보면 이스라엘 백성이 홍해를 건넘으로써 죄악된 세상, 노예의 삶에서 해방됨을 의미하며, 아브라함에게 약속한 언약이 성취됨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즉 홍해는 세상(애굽)과 결별하는 ‘해방(세례)의 바다’라고 할 수 있다. 결국 홍해는 애굽(세상)적 요소인 죄와 사망으로부터 선민을 분리시킨 하나님의 성별의 도구이며 영적인 정결의 방편으로서 역할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용규 목사
령천교회 중동 선교사
크리스찬 해피투어 중동 선교사
성지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