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학선 목사의 새 책.
“눈만 뜨면 눈·귀·코·혀를 사로잡는 것들이 영혼의 옷소매를 잡아끄는 복잡한 세상에서, 어디에도 휩쓸리지 않고 참된 그리스도인으로 중심을 잡고 살 수 있는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예배학을 전공하고 목회 현장에서 이를 실천하고 있는 주학선 목사(인천동수교회)가 <그리스도인을 위한 몸 마음 사용설명서(리터지하우스)>를 통해 10가지 키워드를 풀어놓았다. 주 목사는 인하대부고와 감신대를 졸업하고 美 개럿신학대학원·유나이티드신학대학원·보스턴대에서 수학했으며, 그동안 데이튼한인연합교회·케임브리지한인교회·북부보스턴한인교회·차틀리연합감리교회 등에서 15년간 목회하다 한국으로 돌아와 감신대 겸임교수를 지내고 동수교회에서 목회하고 있다.

시리즈 설교를 묶은 이 책에서 주 목사는 ‘몸, 하나님의 성전’, ‘관계, 사랑의 씨줄 날줄 엮기’, ‘시간, 사랑으로 채우라고 우리에게 주어진 것’, ‘마음, 복음의 씨를 뿌리기 위한 터전’, ‘언어, 기쁨도 슬픔도 부릴 수 있는 무기 중의 무기’, ‘갈등, 성장을 위한 디딤돌’, ‘감사, 복의 문이 열리는 마음의 신호’, ‘자기통제, 승리의 영광을 위한 절제의 미학’, ‘변화력, 비울 줄 아는 용기와 지혜’, ‘재물, 잡히면 노예 부리면 진정한 부자’ 등 열 가지 길을 제시한 것.

지난해 말 한국기독교출판협회에서 예견한 2013 기독출판 트렌드 중 하나인 ‘그리스도인 자기계발서’가 때맞춰 출판된 셈. ‘탄탄한 그리스도인으로 거듭나기 위한 성도의 자기관리법’이라는 부제 아래 나온 책의 저자 주학선 목사는 “제 목회의 초점은 궁극적으로 성도들이 예수님을 닮아 최종적으로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것인데, 그러려면 성도들이 ‘일상’ 속, 세상 속에서 소금과 빛의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며 “그래서 예배를 통해 은혜를 끼치는 것을 넘어, 그들이 삶에서 구체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설교에서 제시하는 것을 중요시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책에서는 설교를 들은 성도들이 살아가면서 그 내용을 자연히 떠올릴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첫번째 키워드인 ‘몸’을 보면 “차를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 좋은 연료를 넣으려 하듯, 몸을 위해 좋은 것을 넣어줘야 한다”며 잘못된 식습관부터 고치고, 담배와 술은 해로우니 끊어야 하며, 지나친 육식이나 과식을 피하고, 운동을 권한다.

▲담임목회 8년째인 주학선 목사는 “건강한 교회는 꾸준히 잘하는 교회가 아닐까”라며 “제가 오자마자 배로 성장했다면, 지금처럼 성도들을 깊게 양육하고 세워면서 회복하는 목회를 하지 못했을 것이고, 그러면 부피는 커졌지만 영적으로 공허한 성도들이 많지 않았을까 한다”고 했다. ⓒ이대웅 기자

마지막 키워드인 ‘돈’에 대해서도 ‘헌금’보다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경제생활’에 대해 설명하는 데 주력한다. 주 목사는 책에서 “광고에 현혹되지 말고, 신용카드를 조심해야 하며, 소비를 위한 예산을 세우는 등 계획된 소비생활을 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그는 “헌금을 열심히 한다고 해서 다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고, 이런 점에 대해 목회자로서 정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물론 헌금을 할 때 하나님께서 주시는 복이 있지만, 이것이 기복신앙 관점에서의 ‘복’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리스도인들도 ‘돈’을 벌기 위해 1주일의 대부분을 보내지만, 우리 삶의 목적이 여기에 있지도 않고, 참된 행복을 여기서 찾을 수도 없지 않느냐는 것.

그리고 헌금은 하나님께 마음을 드리는 증거이자 하나님을 사랑하는 고백이며, 십일조는 액수의 문제가 아니라 우선순위의 문제, 믿음의 문제라고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감리교 창시자 존 웨슬리의 세 가지 경제원칙을 제시한다. “벌 수 있는 만큼 벌어라, 할 수 있는 만큼 절약하라, 줄 수 있는 만큼 주어라(Earn money as much as you can, Save money as much as you can, Give money as much as you can).”

주학선 목사는 “돈에 대한 설교를 한 후, 한 성도님이 ‘이런 이야기를 5년만 일찍 들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문자를 보내오신 적이 있었는데, 설교에 반응이 있다는 게 참 감사했다”며 “미국과 달리 한국에서는 성직자와 성도들 가운데 막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성도들과 좀더 소통하면서도 서로 존경을 잃지 않는 관계를 쌓아나가고 싶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책에 미처 담지 못한 이야기에 대해서는 “가정생활이나 직장생활 가운데 어떻게 살아갈지, 그리스도인들이 지난해 한창 시끄러웠던 ‘정치’에 대해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등이 있었으면 완성도가 더 높았으리라 생각한다”며 “특히 삶의 변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마음과 생각’인데, 이와 관계된 내용이나 실제 생활에서의 ‘자기통제’ 부분을 다루지 못해 아쉽다”고 전했다.

주 목사는 2013년 새해를 맞아 동수교회를 비롯한 한국교회 성도들에게 덕담을 전했다. “요즘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이 가치가 없어지고, 맛 잃은 소금처럼 짓밟혀 성도들의 자존감이 낮아진 것이 사실입니다. 목회자들에 의해 벌어진 일도 많았구요. 그러나 이러할수록 예수님을 닮고자 하는 거룩한 열망을 갖고, 세속적인 삶 속에서도 거룩한 성도의 빛을 잃지 않겠다는 굳건한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하면서 자신의 정체성도 찾을 수 있고, 세상을 향한 우리의 존재 이유도 다시금 생각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한 삶을 사시는 분들을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