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본철 교수(성결대).
Q) 기도로 질병을 고친다고 하는 말을 많이 들어봤습니다. 그런데 제가 생각하기에는 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기도해도 낫지 않는 경우는 그럼 무슨 이유인가요? 그리고 기도로 병을 고친다면 이 세상에 병원이나 의약은 필요 없는 것 아닌가요?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믿어야 올바른 것인지 좀 가르쳐 주십시오.

A) 먼저 크리스천은 육체적인 질병에 걸렸을 때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요? 질병에 걸렸다고 생각될 때 무엇보다도 선행(先行)되어야 할 것은 우선 이 사실에 대해 주님께 맡겨드리는 일, 그것은 하나님께 감사함으로 아뢰는 일입니다.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오직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빌 4:6-7). 무엇보다도 질병의 증세나 통증에만 온 신경을 쓰지 말고 성령의 인도하심을 얻기 위하여 영혼을 자유롭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때 성령의 인도하심이 내 마음 속에 있을 수 있습니다. 만일 그 인도하심이 질병과 나의 영적 상태에 관한 어떤 교훈을 줄 수도, 또는 육체적인 과로나 환경적인 개선을 위한 깨달음을 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만일 성령께서 나에게 치유의 은혜를 나타내기 원하신다고 하는 것을 깨닫게 해주신다면, 마땅히 우리는 확신을 가지고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믿음의 기도는 병든 자를 구원하리니 주께서 저를 일으키시리라 혹시 죄를 범하였을지라도 사하심을 얻으리라 이러므로 너희 죄를 서로 고하며 병 낫기를 위하여 서로 기도하라 의인의 간구는 역사하는 힘이 많으니라”(약 5:15-16). 의약이나 의술의 도움을 통해서 역사하시기를 원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의약의 도움이 없이 오직 기도만으로 하나님이 치유하시기를 원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의약을 사용하건 오직 기도만으로 하건, 그것은 전적인 하나님의 뜻과 인도하심에 달려 있습니다. 그러나 병을 근원적으로 치료하시는 분은 언제나 하나님이십니다.

그런데 적극적인 신유를 강조하는 어떤 지도자들 가운데는, 무조건 질병에 걸리는 것은 마귀가 역사한 것이요 그러므로 모든 질병은 반드시 고쳐지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강조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실제 이러한 너무도 극단적인 가르침이 교계(敎界)에 널리 퍼져 있는 실정입니다.

또 어떤 경우에는 의약이나 의술을 사용해서 질병을 고치는 일은 신앙적인 길이 아니라고 믿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신념 역시 너무 극단적인 경우로, 자칫하면 주님의 선하신 인도하심과는 관계 없이 어떤 일정한 신념이나 교리에 매여 치유에 대한 잘못된 신앙관으로 우리가 이끌려가게 되기 쉽습니다.

어떤 이들은 주님의 도구로서 신유의 능력을 전하다가, 자기에게는 이미 신유의 은사가 임했으므로 자기가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얼마든지 병고침이 나타나게 할 수 있다고 자신을 믿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같은 자기 믿음은 자신도 속이고 또 남도 기만하는 안타까운 결과를 곧 초래하게 될 뿐입니다. “베드로가 이것을 보고 백성에게 말하되 이스라엘 사람들아 이 일을 왜 기이히 여기느냐 우리 개인의 권능과 경건으로 이 사람을 걷게 한 것처럼 왜 우리를 주목하느냐”(행 3:12). 이 성경 말씀에 나타난 바와 같이, 개인적인 경건이나 능력으로 병을 치유시키는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나는 무능한 자요, 나는 오직 주님이 원하실 때 사용하시는 통로에 불과하다는 깨달음이 전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크리스천들에게 있어서 가장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믿음은, 내안에 하나님의 생명과 능력이 거하는 이상 나의 몸은 마귀에게 노략질 당할 이유가 없는 하나님의 능력 있는 병기요 하나님의 성전이라는 점을 고백하는 일입니다. 그러므로 특별히 하나님의 뜻을 알지 못하는 질병이나 고통을 얻게 되었을 땐, 이러한 적극적인 믿음을 고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을 때 사단은 종종 우리를 이유도 없는 고통과 질병 가운데로 이끌어 들여, 하나님의 자녀들로 하여금 거룩한 사역을 방해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많은 경우에 있어서 마귀는 그리스도인이 이같은 다 이루어 놓으신 진리에 눈이 어두움을 통하여 얼마나 우리의 몸을 도적질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도적이 오는 것은 도적질하고 죽이고 멸망시키려는 것뿐이요 내가 온 것은 양으로 생명을 얻게 하고 더 풍성히 얻게 하려는 것이라”(요 10:10).

그러므로 하나님의 뜻을 분명히 내 속에 깨닫기까지는 이같은 질병과 고통의 증세를 인정해 줄 필요가 없습니다. 고통과 질병의 증세를 느끼는 순간 우리는 그리스도의 다 이루어 놓으신 병고침의 은사를 믿음으로 주장하며 마귀의 궤계와 정면으로 맞설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즉 너희는 하나님께 순복할찌어다 마귀를 대적하라 그리하면 너희를 피하리라”(약 4:7).

우리의 나약한 힘으로는 결코 마귀의 권세를 이길 수 없습니다. 그러나 십자가에서 다 이루어 놓으신 그리스도의 능력이 지금 내 안에 계심을 인정하고 고백합시다. “내 이름을 경외하는 너희에게는 의로운 해가 떠올라서 치료하는 광선을 발하리니 너희가 나가서 외양간에서 나온 송아지 같이 뛰리라”(말 4:2), “저가 채찍에 맞음으로 너희는 나음을 얻었나니”(벧전 2:24). 이렇게 끈질기게 우리의 믿음을 고백하고 있는 동안 마귀는 자신의 일이 실패로 돌아간 것을 알고 모든 고통과 질병의 증세를 가지고 돌아가게 됩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능하신 손길 아래서 즐거워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