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조의 그림은 쇼생크 1세 20년에 이루어진 원정에서 파라오가 정복한 도시들의 명부이다. 그런데 우리가 유의해야 할 것이 있다. 명패를 부스트로페돈 방식으로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제1열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고, 끝에 이르면 한 줄 아래로 내려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읽고, 다음 줄은 다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어가는 방식을 말한다. 1번부터 9번까지는 이집트의 전통적인 적들의 이름으로 시작되고 있다.

10번은 소개말이며 원정에 대한 기록은 11번부터 시작된다. 11번 가자부터 12번 마케다-13번 루부티-14번 아얄론-15번 키리아타임?-16번 벧호른-17번 기브온-18번 마하나임-19번 샤우디-20번 지워짐-21번 아도라임-22번 하파라임-23번 레오브-24번 벳산-25번 슈넴-26번 타나흐-27번 메기도-28번 아다르-29번 야드하멜리크-30번 헤벨?-31번 호님-32번 아루나-33번 보림-34번 카트파달라-35번 야마-36번 베타루마-37번 케크리-38번 소고-39번 베트탑푸아 순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 명패로 보면 원정은 11번 가자부터 시작돼 쉐펠라, 즉 12-14번까지 원정 후 아얄론 고개를 통해 팔레스틴 중앙 산악지역으로 올라가 16번 벧호른과 기브온에 이르고, 명부에 다음 나오는 도시는 트란스 요르단의 마하나임이 나온다.

쇼생크의 주력 부대는 요르단 계곡을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 24번 벧산에서 온 다음 서쪽으로 방향을 돌려 이즈르엘 계곡으로 들어가서 26번 타나흐와 27번 메기도가 나오고 있다. 이어서 애굽 원정군은 이즈르엘 계곡 서쪽에 있는 도시들을 정복하고 32번 아루나를 통하여 갈멜산 능선을 넘어 샤론 평야를 지나고 남쪽으로 내려와 이집트로 돌아가는 것으로 표시되어 있다. 그런데 이 그림에 의하면 유다 왕국의 성읍은 아얄론 뿐이다. 그런데 기존 학자들은 29번 명패인 야드하멜리크를 야후다 하말렉으로 읽고 있다.

즉 유다 왕국으로 읽고 있는 것이다. 1888년 독일의 빌헬름 막스 뮐러라는 성경고고학자는 29번 명패를 야드 하 말렉으로 읽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것은 문자 그대로 해석한다면 왕의 손이라는 뜻이 된다. 따라서 왕의 기념비 또는 스텔라로 이해될 수 있는 것이다.그리고 이 명패에 대해 문제가 된 것은 위치다. 부조 목록에서 명패 위치는 유다 왕국의 경계선을 훨씬 벗어나 이스라엘 왕국 북쪽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 때문에 유다 왕국으로 읽기는 곤란하다.

쇼생크 1세가 성경에 나오는 시삭이라면, 왜 그는 자신의 동맹자인 이스라엘의 여로보암을 공격하고 자신의 적인 유다와 르호보암 영토를 침입하는 것을 피하고 있는지 해석하기가 어렵다. 성경에 의하면 애굽의 시삭은 유다 왕국을 공격하고 예루살렘에 들어가 여호와의 신전을 약탈한 반면, 쇼셍크는 이스라엘만 공격하고 예루살렘은 건드리지도 않고 있는 것을 설명하기 어렵다.

쇼생크가 정복한 도시들을 열거한 그의 원정 기록에 예루살렘은 전혀 언급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열왕기서나 역대기서에 나오는 시삭을 쇼생크와 동일인이라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러나 지금까지 학자들은 쇼생크와 시삭의 이름이 히브리어나 고대 이집트어는 자음 뿐이고 모음은 없기 때문에 자음인 SS만 가지고 비슷하게 발음되는 것으로 보아 두 사람을 동일인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집트의 쇼생크시대를 주전 945년으로 정한 것 또한 이집트 연대기에 있어 제3중간기 연대가 너무 늘어져 있다는 것이야말로 성경의 사실성을 증거하는 첫 걸음일 수 있다.

김 용규 목사
령천 교회 중동 선교사
크리스찬 해피투어 성지플레너
성지 가이드 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