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탐방] 여호와와 그의 아세라(2)

북이스라엘의 멸망 직전의 모습과 비슷하게도, 에스겔 선지자는 주전 586년 예루살렘이 멸망하기 전, 성전 뜰에서 메소포타미아의 신을 숭배하며 애곡하는 한 여인의 모습을 이상 중에 보았다: 그가 또 나를 데리고 여호와의 전으로 들어가는 북문에 이르시기로 보니 거기 여인들이 앉아 담무스(Tammuz)를 위하여 애곡하더라(겔 8:14). 또한 예레미야는 예루살렘에 살던 한 가족이 하늘 황후를 위하여 과자를 만드는 것을 보았다. 여기에서 하늘 황후는 바벨론의 여신 이쉬타르(Ishtar)를 가리킨다: 너는 그들이 유다 성읍들과 예루살렘 거리에서 행하는 일을 보지 못하느냐 자식들은 나무를 줍고 아비들은 불을 피우며 부녀들은 가루를 반죽하여 하늘 황후를 위하여 과자를 만들며 그들이 또 다른 신들에게 전제를 부음으로 나의 노를 격동하느니라(렘 7:17-18).

예레미야는 또한 바벨론의 대표 신인 마르둑(Marduk)을 언급하였다: 너희는 열방 중에 광고하라 공포하라 기를 세우라 숨김이 없이 공포하여 이르라 바벨론에 함락되고 벨이 수치를 당하며 므로닥(Marduk)이 부스러지며 그 신상들은 수치를 당하며 우상들은 부스러진다 하라 (렘 50:2). 예레미야는 이집트 신들인 아피스(Apis)와 아몬(Amon)에 대해서도 책망하였다(렘 46:15, 25).

성경의 도처에 우상 숭배에 대한 기록들이 있다. 그런데 이스라엘 백성들이 우상을 섬겼던 것에 지나쳐, 여호와 하나님을 아세라의 배우자로 삼고 섬겼던 일에 대해서는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그에 대한 고고학적인 증거가 시나이 사막에서 발견되어 이를 소개한다.

▲쿤틸렛 아주르드에서 발견된 토기 몸체에 ‘사마리아와 그의 아세라를 위하여’라는 고대 히브리어와, 그 아래로 두 마리의 소 형상과, 그 옆으로 한 여인이 의자에 앉아 악기를 연주하는 그림. ⓒ두루Tentmaker 고문 이주섭 목사 제공

1975년 여름, 고고학자 제에브 메쉘(Ze’ev Meshel)은 시나이 사막의 동쪽에 위치한 쿤틸렛 아즈룻(Kutillet Ajrud)을 발굴하면서, 당시의 종교 생활을 이해할 수 있는 매우 흥미로운 유물을 발견하였다. 메쉘(Meshel)이 발굴한 유물 중에는 주전 8세기의 큰 토기 몸체에 고대 히브리어로 ‘사마리아의 여호와와 그의 아세라’라는 글씨가 쓰여 있었다. 아세라(Asherah)는 가나안과 페니키아의 여신을 말한다. 토기에 적힌 고대 히브리어의 내용으로 보아 이스라엘 사람들은 바알을 숭배했던 것처럼 여호와를 섬겼고, 또 바알에게 배우자, 아세라가 있었던 것처럼 여호와께도 배우자를 두어 아세라를 겸하여 섬겼던 것이다. 또한 당시 사람들은 북쪽에는 사마리아의 여호와, 남쪽에는 데만(Teiman)의 여호와로, 지역에 따라 그 지방 사람들이 섬겼던 방식대로 하나님을 예배했던 것도 알 수 있다.

‘사마리아와 그의 아세라를 위하여’라고 쓰인 고대 히브리어 글씨 밑으로, 두 마리의 소 형상과 그 옆으로 한 여인이 의자에 앉아 악기를 연주하는 그림이 있다. 만약 이 그림이 그 위에 적힌 내용과 관련이 있다면, 이 그림은 ‘여호와와 그의 아세라’를 묘사한 것이다. 큰 소 형상의 그림은 황소를 많이 닮았는데 이것은 여호와를, 작은 소의 형상은 여호와의 배우자로 섬겼던 아세라를 그린 것이다.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황소로 전락되셨던 것이다. 우매한 이스라엘 백성들에 의해서.

쿤틸렛 아즈룻(Kutillet Ajrud)은 시나이 사막을 통과하는 고대 약대 상인들의 통행로에 있으며 고대 이스라엘 사람들의 발길이 지나갔던 곳이다. 이곳에서 발견된 자료에 의하면, 아브라함의 후손들은 유일하신 하나님만 섬기지 않았고, 가나안 종교와 이집트 종교의 영향을 받아 바알과 이집트 신을 하나님처럼 섬겼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