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 칼럼] 기자의 피라미드가 알려주는 진실

오유진 기자  yjoh@chtoday.co.kr   |  

▲카이로 기자 피라미드.

▲카이로 기자 피라미드.

이집트에 방문하는 사람들은 꼭 찾아가는 곳이 바로 기자 피라미드일 것이다. 원래는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었는데, 지금은 도시가 점점 확장되어 파리미드 바로 앞까지 주거지가 들어서서 기자의 참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다. 좋은 점도 있다. 피라미드의 웅장한 모습을 바로 앞에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기자는 다른 어느 곳보다도 파라오들의 창조적 힘이 돌 속에 잘 표현되어 있는 곳을 찾기가 쉽지 않다. 기자의 피라미드는 사진으로 보아서는 제대로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스핑크스 앞에 서 보고, 피라미드의 발치에서 눈을 들어 피라미드의 꼭대기를 바라보고, 세 기의 거대한 피라미드 주위를 걸어서 돌아보고, 낙타를 타고 사막에서 해가 지고 있는 일몰을 음미할 수 있다면 아마 잊을 수 없는 경험이 될 것이다.

기자는 백 번을 방문하여도 여전히 경이로운 장소이다. 기자는 이집트어로 ‘아크헤트(akhet)’, 즉 빛의 고장으로 불리는, 대피라미드가 지배하고 있는 곳이다. 이곳은 왕의 영혼이 자신을 탄생시킨 그 천상의 원천에 가장 가까이 있는 장소를 표현한 것이다. 우주의 신비를 품고 있는 유명한 사각추의 아름다움은, 피라미드의 조형 기술과 인간의 미적 의식이 훌륭하게 융합되어 도달한 정점이라고 할 수 있다.

피라미드는 지금으로부터 약 4500년 전인 고대 이집트 고 왕국 제4왕조 시대에 만들어졌다. 이집트인들이 피라미드를 만들기 위하여 돌들을 어떻게 운송하였는가는 알려졌으나, 과연 그 돌들을 어떻게 들어 올렸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이다. 피라미드 건설에 사용된 모든 기술을 알아낸다는 것은 아직도 요원하다. 다만 확실한 것은 피라미드를 건설하였던 인부들은 결코 영화에서 보는 바와 같이 결코 노예는 아니었다. 돌들을 추출하고 안착시키는 놀라운 조직력을 지녔던, 재능이 있는 문명의 엘리트 집단의 작품이 피라미드라는 말이다.

피라미드 건설은 왕의 영혼의 영생을 보장하고, 나아가서 한 국민의 영생을 보장하는 주요 의식행위였다. 피라미드를 건설은 기하학자들과 측량사들이 200m가 넘는 네모난 받침돌들을 재단하고, 각 층마다 그 돌들이 완벽한 수평이 되게 쌓으며, 정확한 방위를 계산하기 위해 매우 까다로운 문제들을 풀었던, 문명세계의 작품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2톤이 넘는 돌들이 접합부에 바늘 하나 밀어 넣을 수 없을 만큼 잘 맞춰진 석조 내장공사를 가능케 했다는 점이 불가사의하다. 이는 사막과 경계를 이루는 곳, 말하자면 계곡의 가장 자리에 정화의 의식들을 거행하는 신전이 하나 세워져 있고, 이 신전에서부터 부조들로 장식된 담들을 따라 포장도로 하나가 상 신전까지 이어지며, 그 맞은편에 피라미드가 서있는 복합 건축물이다.

피라미드라는 말은 삼각형의 <밀 케이크>를 뜻하는 그리스어 <푸라미스 (puramis)>에서 유래하지만, 그보다는 고대 이집트의 상형문자가 더 많은 것을 알려준다. 피라미드는 고대 이집트어로 <메르(mer)>라고 하며, 이 말은 <괭이, 운하, 사랑>과 동의어이다. 그리고 피라미드는 천상의 에너지가 순환하는 운하이며 이 운하는 신의 사랑을 붙잡기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피라미드는 창세의 여명기에 태초의 바다 밖으로 출현한 언덕, 최초의 아침을 상기시키는 표지라고 할 수 있다. 나일강이 매년 범람할 때 지상과 계곡은 물로 덮여 있으나 오직 피라미드들만이 우뚝 솟아 있었다.

아마 피라미드의 건설자들은 바로 태초의 신화를 피라미드를 통하여 표현하였던 것이다. 석회로 뒤덮인 내벽들은 빛을 반영했고, 태초의 빛의 표현인 눈부신 광채를 나타낸 것이다. 피라미드는 단순히 무덤이 아니다. 그것들은 고대 이집트인들이‘카(ka)’라고 불렀던 에너지, 이를 보유한 자가 지상에 머무르게 되어 따라온 그 에너지를 축적하고 변형시키는 곳이다. 바로 그런 의미에서 피라미드 건설을 통치의 본질적 행위로 알고 행하였다. 기자의 피라미드는 본래 높이가 146m였으나 정상부가 없어져서 137m로 낮아졌다. 정상의 중앙에 서있는 철봉은 피뢰침이 아니라 본래의 정상 높이를 나타내는 것이다.

예전에는 표면이 외장용 화강암으로 덮여 있어 매끄러웠지만 지금은 울퉁불퉁한 돌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피라미드 이후 왕조에서 피라미드의 대리석을 궁전 짓는 것에 사용하여, 이렇게 앙상한 뼈만 남아 있는 것이다. 피라미드를 통하여 그들은 부활을 믿었다. 물론 이러한 신앙적 동일성이, 기독교를 쉽게 받아들여 기독교 국가가 될 수 있게 했던 한 요인이 되었음을 우리는 생각하여야 한다. 이곳에서 올 때마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잠 16:9)는 말씀이 생각나게 한다. 피라미드를 통하여 우리에게 하나님의 참 진리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애굽의 파라오들은 자신들의 영생을 위하여 피라미드를 건설하였으나, 이로 인하여 이집트에는 부활의 신앙이 자리를 잡게 되었고, 이러한 사회적·문화적 토양에 의해 주후 60년대 마가 요한에 의하여 주님의 복음이 이 땅에 전파되고, 예수님의 부활을 통하여 천국 복음의 진실성을 믿게 된 이집트 사람들은 쉽게 주님의 복음을 받아들이고 기독교 국가가 되었던 것이다.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를 통하여 우리에게 하나님의 계획을 깨닫게 하는 곳이 바로 기자의 피라미드라는 것을 깨닫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김용규 목사
령천 교회 중동 선교사
크리스찬 해피투어 성지순례 플레너
성지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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