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생각 담은 책, 더 많이 만들어서 복 나눠주고파”

오유진 기자  yjoh@chtoday.co.kr   |  

홍성사 정애주 대표가 말하는 기독교 출판

담임목사 임기제를 실천하고 시무 교회의 매월 결산을 정확하게 모든 교인들에게 공개하고 있는 이재철 목사(한국기독교선교100주년기념교회). 그는 신학교수들과 신학생들이 가장 존경하는 목회자 중 하나이자, 기독교 베스트셀러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런 그도 처음부터 목사를 꿈꿨던 것은 아니었다. <홍성사>라는 출판 기업을 세우고 자신의 욕망을 위해 무리하게 사업을 강행하다가,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는 회개와 함께, 신학을 하면서 속죄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그는 ‘어떤 목회를 해야 하나’ 하나님 앞에 진심으로 두려웠고, 학교 내 기도탑에서 많은 기도를 했다. 목회를 하면 10년 후 퇴임하는 것과 소유를 갖지 않는 것, 사람의 권위가 아닌 주님의 권위만으로 목회할 것 등을 서원했다.

그리고 목사 안수를 받게 되면 더 이상 대표이사에 머물러 있을 것이 아니라, 자신을 대신해서 하나님의 도구가 되어 홍성사를 경영할 사람을 세워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렇게 해서 대표이사직을 이어받게 된 인물이 바로 그의 아내인 정애주 씨다. 그의 아내는 그에게 있어 신앙의 대선배였고, 그의 이상과 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고 실현할 수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홍성사는 이전에 무리한 지출로 빚더미에 앉아있던 상태였다. 홍성사의 대표 시리즈들 중 매출의 55%를 감당하던 100여종의 ‘홍성신서’를 매각하고, 30여종의 ‘믿음의 글들’만으로 운영해야 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오병이어의 기적을 일으키셨다.

「낮은 데로 임하소서」와 「새벽을 깨우리로다」 100쇄 넘게 찍어
전자출판 아무리 발전해도 인쇄출판의 ‘베스트북’ 생명은 영원

▲홍성사 출판사 정애주 대표. ⓒ고영웅 기자

▲홍성사 출판사 정애주 대표. ⓒ고영웅 기자

홍성사의 38년 역사 중 20년 이상을 이끌어온 정애주 대표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무엇인지 묻자, 그는 “모든 책에는 사연이 있어요. 책은 사람이기 때문이죠. 그 책의 행간에는 하나님께서 함께 하신 역사가 담겨 있습니다.”며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그런 그에게 프로젝트 규모 순으로 말해 달라고 다시 주문했다.

재미있는 사연이 있는 ‘믿음의 글들’ 시리즈 100번인 이재철 목사의 「믿음의 글들, 나의 고백」은, 정 대표가 처음 기획한 책이다. 남편에 대한 믿음 하나로 대표이사직을 위임받고 일을 시작하기 전에, 이곳의 역사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지금은 좋은 작가가 된 이재철 목사에게도 이 책은 처녀작이다. 그런 의미가 담겨 있기에 표지 디자인과 원고 내용을 그대로 보존하며 중쇄로 찍고 있다.

두번째로 꼽을 수 있는 것은 C.S 루이스 시리즈다. “C.S 루이스 전작을 수입했어요. C.S루이스는 현상을 일상 언어가 아닌 관념어로 많이 쓰는 작가였고, 변증의 대가입니다. 그래서 번역부터 출간까지 다른 책의 4배나 많은 시간이 걸렸어요.” 홍성사는 책 한 권 한 권마다 공을 많이 들이기에, 작업시간이 다른 출판사들에 비해서도 오래 걸리는 편이다. 20여권에 달하는 C.S 루이스 전작은 현재까지도 마무리 작업이 진행 중이다.

세번째는 「오늘도 사랑해」다. 션이 가수활동을 하던 중 신앙적으로 방황할 때, 이재철 목사의 책을 보고 ‘아!’ 하는 깨달음을 얻었고, 그래서 감사인사를 하려고 그에게 전화해 느닷없이 찾아온 것이다. 이후 이 목사 내외는 션과 가족처럼 지내게 됐고, 그가 결혼하는 과정도 지켜봤다. 이재철 목사의 가정에 아이 넷이 있는 것을 보고, 션과 정혜영 씨의 가정도 아이 넷을 갖겠다는 꿈을 키웠다고 한다.

좋은 원고를 가려내는 기준은 무엇일까. 정애주 대표는 ‘진정성’이라고 답했다. 소리가 아주 작더라도 진짜가 있는가 하면, 소리가 굉장히 크고 화려한 매력이 있음에도 가짜도 있다는 것이다. 원고를 처음 읽었을 때 진짜인지 가짜인지 예민하게 짚어내는 그의 능력은, 성경공부와 독서의 축적(蓄積)에서 우러나온 것이다.

정 대표가 모친이 신문을 보여주며 글을 가르쳐주기 시작한 4세 때부터 책을 읽는 습관을 갖게 됐다. “어릴 때 읽었던 독서의 기준이 몸 안의 텍스트 기준이 됩니다”라고 말하는 그는, 누군가 원고를 가지고 오면 자신에게 체득된 텍스트의 기준이 원고의 진정성을 알아본다고.

“어느 날은 하루를 지내는데 너무 허전한 거에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 책을 안 읽었구나’ 라고 이유를 알게 됐어요. 하루에 책 한 줄이라도 읽지 않으면 뭔가 방점이 안 찍혀있는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깨달았습니다. ‘내가 매일 책을 읽어왔었구나’ 라구요.”

그에게 있어 좋은 글이란, 개개인의 삶을 문자로 정직하게 써놓은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 좋은 글이 좋은 책이 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시장의 트렌드에 맞아야 수익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홍성사는 일회성의 베스트셀러를 추구하지는 않는다. 가짜가 많이 끼게 되는 베스트셀러는,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는 데 엄격한 정애주 대표의 원칙에 벗어나기 때문이다. 그는 ‘베스트북’을 추구하면 ‘베스트셀러’는 자연히 따라온다고 믿고 있다.

그는 기독교 출판업계에 대해 “환경 변화에 대한 예측이 안일했어요. 우리끼리만 경쟁해서 살아남는 것이 전부였기 때문입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도 그럴 것이 대부분의 기독교 서적들이 비슷한 간증과 성공 비결 등을, 패턴만 달리해서 시장을 유지하고 있다.

정 대표는 “천지를 지으신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르는 기독교 출판인들이 만들어낸 문서가, 세상 출판인들의 어떤 이야기들보다 영향력이 없다는 사실이 근심이에요”라고 안타까워했다.

세상의 저자들은 이슈를 만들어내는 반면, 기독교 출판인들은 자기 현장에서 매일 ‘거울’을 쳐다보는 것과 내 자식이 잘되는 것, 자신에게 불행이 닥쳐오지 않게 하는 것이 주요 관심사라는 것이다.

“출판이란 철학을 먹고 사는 것입니다. 철학이 뭘까요? 우리는 이미 철학을 다 가지고 있어요. 하나님이 나의 모든 삶에 전적으로 개입하시고 모든 일에 이유가 있다는 것입니다. 평소 끊임없이 ‘하나님께서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성경을 통해 알아보고, 하나님의 원칙이 뭔가 가르치고 배우고 다시 평가해보는 책을 자꾸 만들어서 세상에 복을 나눠줘야 해요.”

하나씩 결과물이 쌓인 것을 볼 수 있는 제조업이 갈수록 재미있다고 말하는 정 대표. 그는 홍성사의 정체성에 대해, “우리는 일용한 양식을 얻기 위해 직장에 나와 일하는 일터 공동체입니다. 단, 그 결과물이 사람들에게 ‘예수님처럼 사는 게 어떻습니까?’라는 메시지를 바탕으로 한다는 것이죠”라고 답했다.

“사모, 본토 떠나 자신을 완전히 버리는 삶 살아야”

그는 출판사 대표, 상징적 교회의 사모, 그리고 자식농사에도 성공한 어머니로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받고 있다. 정 대표는 “남들은 굉장히 복 받았다고 쉽게 말해요. 감사하죠. 저도 그 말에 동의해요. 하지만 그만큼 많이 울어요. 무엇이든 거저 되는 건 없어요. 힘든 걸 해봐야 남이 힘든 걸 알죠. 백조가 물 속에서 발길질하는 힘겨움이 있듯이 저희도 그래요.”


정애주 대표는 이상적인 사모상으로 얼마 전 소천한 현재인 사모를 꼽았다. “본토를 떠난다는 것, 자기를 완전히 버리는 것을 몸소 보여주셨어요. 대천덕 신부님이 예수원 일을 하시는 데 관여하지 않으면서도, 모든 섬기는 일은 스스로 마땅히 하셨다는 점이요. 사모란 남편이 목회를 할 수 있도록 모든 면에서 도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교회에서 사모의 일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작은 교회는 사모가 해야 할 일이 많다고 하는데, 생각하기 나름이에요. 하지 않으면 성도들이 하잖아요. 하나님이 사모를 교회 현장 역할을 하라고 부른 것이 아니에요.”

남편을 적극적으로 돕는 아내인 정애주 대표에게 있어, 관심사 0순위는 당연히 이재철 목사의 그것과 동일하다. 무엇을 바라고, 기도하고, 고민하는지 가장 잘 안다. 그에게 있어 ‘자신의 꿈’은 무엇일까?

“꿈이 있다면 한 마을의 통장이나 반장을 하고 싶어요. 마을을 거닐면서 사람들에게 ‘잘 지냈수?’ 묻기도 하고요. 그리고 비앤비(Bed & Breakfast)를 해보고 싶어요. 집 안에 큰 방이 5개가 되면 하나는 우리 부부가 쓰고, 게스트룸을 3개 정도로 해서, 아침 주고 내보내고 저녁도 주고 잠자리에 들고. 아침 먹으면서 살아온 연륜을 담아 한 마디 하고, 갔다 오면 ‘왔어요?’ 하면서 반겨주고요. 사람이 다 외롭잖아요. 나하고 큰 관계는 없지만 스쳐지나가면서 ‘존재에 대한 교제’를 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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