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5월 11일은 건전한 입양 문화 정착 및 활성화를 위해 제정된 ‘입양의 날<2006년 시행>’이다. 국가는 제도 보완 및 지원 강화를 통해 입양문화 확산에 힘쓰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입양아동의 성비 불균형, 입양에 대한 사회적 편견 등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표1> 최근 5년간 한국 입양 현황.

보건복지부가 조사한 지난 5년간의 입양현황을 살펴보면(<표1> 참조) 국내입양은 160명이 증가한 반면, 해외입양은 348명이 감소한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정부가 국내입양을 장려하기 위해 2007년부터 해외입양쿼터제를 도입, 해외입양 아동수를 매년 인위적으로 10%씩 줄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입양이 적고 총 입양수도 190명 감소해 큰 실효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표2> 최근 5년간 국외입양아 성별 분석.   

입양아동의 성별 조사를 살펴보면(<표2> 참조) 국내입양의 경우 남아는 평균 34.72%, 여아는 65.28%로 입양아동의 성비불균형이 심각한 것을 볼 수 있다. 해외입양의 경우 남아는 평균 63.68%, 여아 36.32%로 반대 양상을 나타났는데, 국내 입양에서 여자아이를 선호하는 경향 때문에 상당수 남아들이 해외로 입양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제7회 입양의 날을 맞아 한국의 입양정책과 현장에서의 난제는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한 홀트아동복지회를 방문했다. 기독교정신으로 세워진 홀트아동복지회는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국내입양, 가정위탁, 미혼모지원 등 활동을 하고 있다. 작년 국내입양아 총수 1,548명 중 홀트아동복지회의 입양아 수는 551명으로 36.5%에 해당한다.

홀트아동복지회 최안여 국내입양팀장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현장에서 일하며 느낀 제일 큰 문제는 바로 편견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아직 혈연 중심의 경향이 남아 있어서 남의 핏줄을 데려다 키우는 것을 색안경 끼고 보는 분들이 있다. 그래도 최근에는 국민들 인식이 많이 변화되서 입양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격려해 주는 것 같다”며 소감을 전했다. 다음은 최안여 팀장과의 일문일답.

▲보육원 입양아동들의 모습.

-국내 입양정책에서 개선된 사항이 있는지 듣고 싶다.

“해외입양쿼터제 시행으로 국내입양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그 정도가 미비하다. 개선된 사항으로는 국내입양활성화정책으로 인해 입양가정에 대한 지원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과거 입양을 하기 위해서는 양부모들이 입양수수료를 내야 했는데, 이제는 정부에서 입양기관에 수수료를 지원하기 때문에 돈 한 푼 안 들이고 아이를 데려갈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입양아가 만 13세가 될때까지 월 15만원씩 양육비 지원도 해주고, 입양축하금으로 100만원도 주고 있다. 또 양육의료급여혜택 외에도 각 지자체 별로 입양 가정들에게 많은 지원금 혜택을 주고 있다.”

-여러 혜택에도 불구하고 국내입양 증가폭이 미비한 원인은 무엇인가.

“우선은 입양정책에 대한 홍보를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이런 혜택을 주고 있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 매년 입양의 날이 다가오면 입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기사도 많이 나오는데 언론에서 좋은 부분을 자꾸 부각 시키고 격려도 많이 해줬으면 좋겠다. 국내 입양을 필요로 하는 아이들은 자꾸 증가하고 있는데 사회가 편견을 버리고 따뜻한 마음으로 이들을 보듬어 입양문화가 활성화됐으면 좋겠다.”

-여러 정책들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어려운 점들이 있을 것 같다.

“국내입양아와 국외입양아의 성비가 완전 반대이다. 국내에서 여아만 선호하기 때문에 상당수 남아들이 해외로 떠나고 있는 실정이다. 어떤 양부모는 최장 1년을 기다리면서까지 여자아기를 데려간다. 외국은 성과 장애를 따지지 않고 입양을 하는데 국내 입양문화가 좀 더 성숙 됐으면 좋겠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양부모가 있는가.

“일산 하늘샘교회의 하만복 목사님은 8명의 아동을 입양해서 키우고 있다. 그 가정으로 2009년에 남자아기를 입양보냈었는데, 현재 너무나 잘 크고 있어 뿌듯하다. 하만복 목사님은 장애도 성별과 혈액형도 가리지 않고 홀트에서 선정해 준대로 아기를 받아들여 사랑으로 키우고 있다. 친자도 있지만 8명의 입양아동을 손수 키운다는 것에 참 감동이 됐다. 또 어떤 젊은 크리스천 부부는 둘 다 외모도 집안도 훌륭하고 미국의 유명대학을 졸업했는데, ‘아이가 당신들의 수준에 못 미치면 어떻게 하겠느냐’라고 묻자, ‘하나님께서 정해 주셨으니 그 아이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여 키우겠다’고 답해 감동이 됐다.”

-미래의 양부모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는가.

“입양을 생각은 하고 있지만 선뜻 결정을 못 내리시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결정은 본인들 의사지만 입양에 대해서 확고한 신념이 있고 준비가 됐을 때 입양을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입양에 대해 막연하게 생각하고 본인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아동을 찾고 싶어하는 분들이 있는데 실질적으로 쉽지가 않다. 편견을 좀 버려주셨으면 좋겠다. 주변의 입양가정을 많이 만나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원한다면 입양가정 소개도 해줄 수 있다.”

한편 제7회 입양의 날을 맞아 다채로운 행사도 진행된다. 보건복지부는 오후 2시 역삼동 GS타워 1층 아모리스홀에서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주제로 기념식을 개최한다. 이날 행사에는 아나운서 김재원, 대한사회복지회 장상천 회장, 배우 신애라, 배우 이정길, 사진작가 조세현, 배우 박성웅, 신은정 부부 외 입양가족 및 관계자 450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낼 예정이다. 또 5월 한 달간 서울, 대구, 광주, 부산, 전남 등 전국에서 가족초청 입양축제를 열고 입양홍보캠페인, 낳은엄마-기른엄마 입양캠프, 닥종이 인형전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