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렬 박사(한일장신대·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제6장 강박증의 병리적 특징(1)

강박증은 정신의학의 병리학적 체계에서 어떻게 이해되는가. 정신병리학은 병리적 특성을 기초로 일정한 체계를 형성한다. 정신병리학은 내인성 정신병의 의학적 질병개념과 질병관찰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질병 가설에 대한 정신병리적 지표들은 정상적인 생활에서는 유례를 찾을 수 없다. 정신질병의 질적 이상의 문제나 증상 출현은 정신병이 체험에 의해 동기화되고 있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강박증을 병리학적으로 고찰하므로 진단적 이해를 넓히게 될 것이다.

1. 불안을 유발하는 공포자극

강박증은 공포자극과 밀접한 관련성을 갖는다. 공포자극은 특정한 자극에 두려움이 유발되는 심리적 현상이다. 강박증은 ‘반드시 그렇게 행동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두려워진다’는 점에서 공포자극적인 측면이 있다. 공포자극은 강박증으로 환자의 내면에서 공포감에 의해 행동하지 않으면 안될 무엇인가를 산출한다. 이런 공포자극은 특성상 회피를 유발하므로 이들의 행동은 반드시 그런 회피를 위한 행동을 취한다. 흔히 공포반응은 고전적 조건형성과 조작적 조건형성 과정으로 구성되는 행동주의 이론에서 이해된다. 행동주의에서는 고전적 조건형성에 의해 공포반응이 획득되고 조작적 조건형성에 의해 공포반응이 지속된다고 보고 있다.

어떤 사람이 더러운 공중화장실 등에서 오염이나 감염에 관련된 충격적이고도 혐오스러움을 경험한다고 하자. 그 이후 그는 자신도 모르게 공중화장실 사용을 꺼리게 될 것이다. 대개 혐오스런 자극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점차 다른 자극적 행동으로 이어진다. 예전에 경험한 혐오스런 일들을 경험했다면, 그는 이런 현상을 연상하며 손을 여러 번 씻는 행동을 취할 것이다. 이런 행동은 점차 반복 횟수를 증가시키는데, 이는 더러운 공중화장실이라는 자극에 대한 공포반응 형성 과정이다. 이처럼 공포반응 형성 과정은 이른바 고전적 조건형성에 의한 것이다.

이제 그 당사자는 아마도 화장실을 사용할 때마다 손을 여러 번 씻어야 하고, 나중에는 거의 샤워하다시피 해야 그나마 불안감을 떨칠 수 있다. 이런 씻기 행동은 현상적으로 강화자극에 의해 강화된 결과다. 다르게 말하면 오염에 대한 불안감을 일시적이나마 감소시키고, 그로 인해 끔찍한 일을 당하지 않을 수 있다는 자극이기 때문이다. 이는 행동주의에서 중요시하는 조작적 조건형성 원리다.

알고 보면 강박증 환자의 공포반응은 일정한 원리에 의해 발전된다. 일차적으로 고전적인 조건형성 원리로, 이전에는 특이하지 않은 중성적 대상에 대해 공포반응을 획득한 상태다. 그리고 이때 공포자극은 회피반응을 일으키고 그에 따른 회피행동을 유발시킨다. 이 공포자극에 대한 회피반응과 회피행동 자체는 긍정적인 속성이 별로 없지만 그들에게는 공포 경험을 일단 감소시키는 편이다. 그 때문에 회피행동은 조작적 조건형성의 원리에 의해 강화돼 지속되는 편이다.

특히 회피행동은 여러 동물 연구를 통해 자극과 반응의 원리에 의해 지지되며, 강박증상이 지속되는 원인을 설득력있게 설명해 준다. 그러나 이 이론이 강박증 발생 과정을 효과적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단점도 있다. 예를 들어, 많은 강박증 환자에게서 한 가지 이상의 증상, 즉 다양한 강박사고와 행동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다. 고전적 조건형성 관점에서 본다면, 이론적으로는 다양한 강박사고에 선행되는 다양한 혐오 사건들이 있어야 한다.

물론 여러 부차적 강박적 사고들은 일반화의 결과로 발달했다고 가정할 수도 있지만,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또 상이한 강박적 사고들의 연관성을 증명해야 한다. 그러나 한 사람에게서 서로 무관해 보이는 상이한 강박 사고들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도 있고, 환경 사건과는 무관하게 강박 사고의 내용이 변화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증상들은 모두 자극과 반응이라는 고전적 조건형성 이론으로 설명하는 것이 충분치 못함을 보여주는 현상이다.

2. 불안감소를 위한 강박행위

강박적인 행위는 불안감소를 위한 측면이 있다. 이런 점에서 행동주의는 강박행위를 불안감소의 현상으로 이해하려 한다. 강박증 환자의 반복적인 행동은 불안감소를 위한 행동이라는 점에서다. 이처럼 반복적으로 의례화된 강박행위는 조건형성의 학습원리를 응용하여 주관적인 불안감을 감소시키려는 행동에 해당한다. 다만 불안감의 감소에서 그 시기적인 문제, 즉 장기적인지 일시적인지 정도는 다른 문제다. 현상적으로 손을 씻는 등 의례행위는 ‘불안 감소’라는 긍정적인 강화물과 결합되기 때문이다.

강박사고에 의해 불안감이 증가했을 경우 의례행위를 함으로써 일시적으로라도 불안감이 가라앉는다. 이런 시각에서 의례행위는 환자들에게 불안을 회피하는데 효과적인 수단으로 강화되어 유지된다. 이는 행동주의의 불안감소 이론이 강박증 지속에 대해 설득력 있는 설명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변기에 가까이 갈 때마다 곧 죽을병에 걸릴 것 같은 불안감에 시달리는 환자라고 생각해 보자. 이 환자는 용변 때문에 매일 변기에 가까이 다가가기 힘들다. 그는 변기에 가까이 갈 때마다 혹은 변기에 억지로 앉게 될 경우 샤워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다. 환자는 변기에 가까이 다가가서 변기에 앉더라도 별 일이 생기지 않는다는 사실을 수용하지 못한다.

그러기에 그에게 계속되는 씻기행위는 일시적인 불안의 경감을 가져다주므로 효과적인 대처 방법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반복적인 씻기행위로 인해 또 하나의 오류를 산출하고 있다. 그것은 그 의례행위로 인해 자신의 잘못된 신념을 반증할 기회를 스스로 차단하기 때문이다.

확실히 강박행위는 어느 정도 불안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갖는다. 이를 검증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된 실험 연구에서는 강박증 환자들에게 강박행위 수행에 대한 압박감을 일으키는 오염물과 같은 불안자극을 제시한다. 이는 그들이 의례행위를 하기 전과 후의 주관적 불안감 수준을 측정하고, 의례행위가 방지되거나 지연되었을 경우 불안감 정도를 비교하는 것이다. 이 실험에서는 주관적으로 보고하는 불안의 정도 뿐만 아니라, 맥박이나 피부전도 반응과 같은 생리적 측정치를 통해 환자의 반응이 어떻게 달라지는가에 대해서도 관찰했다.

실험 결과, 먼지나 병균에 대한 오염공포와 이에 따른 씻기행동을 보이는 강박증 환자의 경우, 실험적으로 유도된 오염자극은 이들의 불안감을 증가시켰다. 다만 환자들의 불안감 정도는 의례행위를 하였을 때와 차단했을 때 차이를 보였다. 그것은 환자들이 의례행위(씻기)를 하도록 시도했을 때는 고조됐던 불안감의 수준이 신속하게 감소하였지만, 아무런 의례행위도 할 수 없도록 했을 때 불안감이 상승하였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이 발견되었다. 의례행위를 하지 않도록 시도한 후자의 경우 증가되었던 불안감이 30분 정도 지나면 자발적으로 감소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환자의 강박 행동이 매우 심리적임을 입증해준다. 의례행위 차단은 환자의 주관적 불편감이나 불안감을 증가시키지도 감소시키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주관적으로 호소하는 불안감이나 맥박, 피부전도반응 등의 측정치 모두에서 이러한 결과들이 보고되었다.

그러면 강박증 환자의 반복적 의례 중단은 불가능한가? 반드시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실제 의례행위를 중단시키는 시도는 일시적으로 불안이 급증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불편감은 감소한다. 이런 현상은 환자들의 의례행위 저항력 향상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그들의 불안은 의례행위를 수행함으로써 감소시킬 수 있는 정도에까지 이르러 점차 저항력을 획득할 수 있다. 이는 특성상 ‘노출과 방지’라는 인지행동치료 기법의 핵심원리이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서 강박증 환자는 자신의 의례행위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님을 배울 것이다. 이러한 행동의 효과는 비록 일시적이라도 순간의 고통을 덜어준다면 적응적 기능을 지닌 것으로 간주되고, 반복적으로 수행되고 강화되면서 하나의 대처 방법으로 자리잡는다.

그들의 반복적 행동은 대개 습관적인 측면도 있다. 이런 측면은 동물을 이용한 실험에서 밝혀지고 있다. 동물들은 고통스럽고 위협적인 상황에 처하면 전에 학습된 고정적이고 반복적인 방식의 행동에 몰두하게 된다. 이 보고는 과거 학습된 불안 감소행동과 현재의 스트레스 간 논리적인 관계를 성립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 행동에 집착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동물과 사람이 습관적인 측면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면 강박 행동은 습관적 행동임을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3. 침투적 생각에 의한 과도한 책임감

강박증은 과도한 책임감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실제 이들에게 과도한 책임감은 강박증상을 유발하는 원인이다. 이와 관련하여 살코프스키스(P. M. Salkovskis)는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그는 ‘침투적 생각’에서 과도한 책임감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그의 인지이론에 의하면 과도한 책임감은 자신의 침투적 생각으로부터 비롯된다. 그러나 특이한 사실이 발견된다. 그에게 있어 침투적인 생각은 더 이상 증상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이다. 그의 침투적 생각은 이제 하나의 자극으로 파악되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심각한 수준의 강박 사고는 아니라도 유사한 내용의 침투적인 생각을 경험하고 있다. 침투적 생각은 현상의 기초적인 자극일 뿐, 존재 자체가 비정상임을 드러내지는 않는다. 이런 침투적 생각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그 내용과 동일한 현상을 경험했다. 그리고 그들은 그런 생각을 지니는 사실에 대해 비합리적이고 과도한 평가와 해석을 내림으로써 상황을 악화시킨다.

다만 강박증 환자들은 침투적 생각을 잘못 해석하고 평가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책임감을 느끼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그러니까 이들의 책임감은 자신이나 남에게 해를 끼칠 것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을 주된 내용으로 한다. 실제로 그들은 ‘뭐든 확인하지 않으면 나쁜 일이 일어날 것 같아 견딜 수가 없다’고 호소한다. 이런 환자들이 치료받으러 오면 어떤 행동이 야기될까? 처음에는 ‘가스불을 안 끄고 나온 것은 아닐까’, ‘수도물을 제대로 잠그지 않은 것은 아닐까’, ‘지갑이나 핸드폰을 떨어뜨린 것은 아닐까’ 등의 의심이 상습적으로 의식에 침투한다.

그러면 이들이 의심스러운 생각으로 인해 집을 나서려면 확인 행동이 의례화되어 특별한 순서에 따라 고정적·반복적으로 확인하고, 길을 다니면 뭔가 떨어뜨리지 않았나 계속 바닥을 살필 것이다. 때문에 그는 계속 멈춰서서 주변을 살피느라 발걸음을 뗄 수 없다. “무엇이 두려워서 그렇게 확인하는 거죠?” 라고 질문하면, “확인하지 않으면 정말로 나쁜 일이 일어날 것 같아요. 집에 불이 날 것 같고, 수돗물이 온 집안으로 넘쳐흐를 것 같고… 그렇게 되면 전부 내 책임이라구요” 라고 답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강박환자의 특징이다. 어떻게든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나쁜 일이 일어날 것 같고, 그것을 예방하지 못하면 모두 내 책임인 것 같다는 것이다. 강박증 환자들의 책임감에 대한 역기능적 신념이다.

유리조각이 무서워 외출을 잘 못하는 중년 남성 환자가 있었다. 그는 신체적으로도 약간의 장애를 가졌지만, 불안한 심리에 더욱 시달리고 있었다. 그는 강박증으로 오래 시달리면서 상당히 이름난 치료자들을 전화로 연결해 상담을 받았다. 상담치료비를 반드시 폰뱅킹으로 처리하는 그는 상담시간도 정확하게 지킨다. 시간이 약간 오버되면 여지없이 다시 시간을 연장시켜 지불한다. 이런 현상은 우울증의 분명하지 못한 행동과는 비교되는 부분이다. 그와 달리 여성 환자들 중에도 이런 유리조각에 두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그런 여성이 있었다. 그녀는 집안 어딘가에 유리조각이 있을까봐 하루에도 여러 번 진공청소기로 온 집안을 쓸고 다니며 강박적으로 확인행동을 취한다. 조금이라도 유리조각이 있어 아이들이 다치면 큰일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아침에 일어나면 바닥 청소부터 시작할 것이며, 가족들이 유리조각이나 날카로운 조각들을 집안에 묻혀 들어올까 걱정한다. 그녀는 이제 가족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이 집에 들어오는 것도 몹시 꺼린다. 그렇다고 유리로 만들어진 물건이 파손된 것도 아니고, 바닥에 유리조각이 떨어져 있을 리 만무하다. 그런데도 하루종일 유리조각에 대한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다. 유리조각으로 인한 사건이나 사고 등이 일어날까봐 걱정하는 것이 발전되면 자신의 책임으로 느낀다. “혹시 유리조각이 있어서 누가 찔리거나 다치기라도 하면 모두 내 책임”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유리조각으로 인한 두려움에다 그에 따른 책임감으로 이어지니 심리적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과도한 책임감은 강박증 환자들에게 나타나는 특이한 사고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대부분 고의에서든 실수로든 나쁜 일을 저지르면 그에 대한 책임감이나 죄책감을 느끼는데, 이는 극히 자연스런 반응이고 정상적이다. 그런데 강박증 환자들은 이 부분에서 매우 독특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그들에게 어떤 나쁜 일이 일어날 것 같으면, 이를 방지하기 위해 반드시 무슨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아서 나쁜 일이 일어나면, 그 일을 고의로 저지른 것과 마찬가지로 책임을 느낀다. 이는 유리조각으로 인해 나쁜 일이 일어날 것을 두려워하는 경우와 다르지 않다. 그들은 이런 일을 미연에 방지하지 못해 누군가 다치기라도 하면 자신의 책임이라 생각한다. 이런 현상이 바로 강박증 환자들이 지니는 과도한 책임감이다.

강박증 환자들은 침투적인 생각, 이미지, 충동 등에서 자신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게 될 가능성을 지나치게 높이 평가하고 이로부터 과도한 책임감을 느낀다. 그런 점에서 살코프스키스는 침투적 생각의 과도한 책임감에 주목했다. 그래서 그는 침투적 생각을 반복적으로 경험해도 해로운 일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과도하게 느끼지 않는다면 단순히 우울감이나 불안감 정도에 머물 것이라 보았다. 과도한 책임감은 해로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막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누구나 불안에 대비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필요 이상의 특단의 조치는 강박 증상으로 연결되는 지름길이라 보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강박증 환자들이 느끼는 책임감의 내용은 미연에 대처하지 못한 것에 있다. 이들의 과도한 책임감을 그대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매우 부정적 결과를 일으키거나 그러한 결과를 미연에 방지할 수도 있는 결정적인 힘이 나에게 있다, 위험한 일을 예측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나쁜 결과가 일어났을 때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일어날 수도 있는 재난적인 일을 예방하기 위한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은 고의로 그 일을 일으킨 것이나 다를 바 없다 등이다.

강박증 환자의 책임감은 물론 매우 주관적인 생각들일 수 있다. 주관적인 생각들이란 그다지 합리적이지 않다. 그것은 상황에 대해 더 합리적이고 타당한 생각을 하지 못하는 점에서다. 때로 우리는 이런 경험을 일상생활에서 경험하게 된다. 나쁜 일이 일어났을 때 순전히 내 잘못만으로 그렇게 되었을 가능성은 많다. 또 그런 일을 100% 예측한다 해도 어쩔 수 없는 일들도 있다. 미리 조치를 위하지 못해 실제로 나쁜 일이 일어났다 해도, 대부분 이것이 고의로 저지른 것만큼 비난받아 마땅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이들의 과도한 책임감은 그런 합리적 사고를 하지 못하게 한다. 그래서 그들의 지각 등으로 이어지는 침투적 사고에 대한 잘못된 해석과 평가는 본인에게 지극히 합리적이고 당연한 것처럼 여겨진다. 더욱이 이런 사고가 더 어려운 점이 있다. 그것은 자신들의 신념체계와 그다지 상충되지 않으므로 좀처럼 수정하기 어렵다.

4. 불편감 해소를 위한 억지 대처행위

강박증 환자들은 불편감을 해소하기 위해 억지로 대처하는 측면이 있다. 이들에게 억지 대처행위는 본래대로 돌리는 행동이다. 이들의 행동은 침투적 생각으로 인한 불편한 마음 상태를 본래대로 돌리고 바로잡으려는 의도에서 수행되며, 일종의 대처 행위들이다. 이런 대처행위가 의례화되어 반복적으로 수행되면 강박행동이 된다. 이는 다음의 몇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1) 불편감을 상쇄하기 위한 대처행위

대처행위는 억지적 측면이 있다고 했다. 이 기저에는 불편감을 상쇄하기 위한 의도가 자리하여 반복적인 의례화를 시도한다. 이 억지적 ‘대처행위’는 과도한 책임감의 지각과 더불어 살코프스키스 모델의 또다른 축을 이루는 요소다. 커피의 쓴맛을 설탕과 프림으로 중화시키듯, 대처행위는 침투적인 생각에서 기인하는 불편감을 상쇄시키는 일환이다. 이미 강박행동이 강박사고로 인한 불안감의 감소에 기여한다는 점을 전술하였다. 강박행위나 의례행위가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면, 억지적 대처행위는 그 자체의 기능적 측면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물론 살코프스키스의 모델에 의하면 과도한 책임감을 감소시키는 어떠한 행위도 대처행동이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바닥에 유리조각이 떨어져 있을 것 같다고 끊임없이 청소하는 사례들이다. 이 사례들은 걱정에서 비롯된 불안감을 감소시키고 어깨를 짓누르는 책임감을 떨쳐버리기 위해 하루에도 몇 번씩 바닥을 청소한다. 그러나 알고 보면 이러한 대처행동은 역기능적 측면이 있다. 이들의 대처행동은 즉시 심한 정도의 불안감을 감소시키지만, 장기적으로는 스스로 침투적인 생각에 대해 매우 비합리적인 해석을 내리고 있다.

이로써 대처행동은 필요 이상의 책임감과 불안감에 떨고 있다는 사실을 직면할 수 없게 만든다. 과도한 책임감 등의 잘못된 신념은 이같은 방식으로 대처행위에 의해서 지속된다. 침투적 생각에 대한 잘못된 해석은 과도한 책임감과 불안감을 느끼도록 만들고, 일어날지 모르는 나쁜 일을 방지하고 관련된 불편감과 과도한 책임감을 감소시키기 위하여 대처행위를 수행하게 만든다. 그러나 그 효과는 매우 일시적일 뿐만 아니라 결과도 궁극적으로는 역기능적이다.

2) 회피 방법으로서의 대처행위

억지적 대처행위는 강박증 환자들에게는 일종의 회피 방법이다. 이들은 억지적 대처행위로 책임감과 불안감을 일시적으로 모면할 수 있다. 억지적 대처행위를 취하면, 일시적으로 불안감에서 해방되고 예측되는 해로운 일에 대한 책임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시각에서 대처행위는 불안감에 사로잡힌 강박증 환자들에게 그 자체로는 상당히 매력적이다. 전술한 다른 부적 강화기제는 침투적 생각을 연상시키는 단서가 되어 오히려 점화자극이 되기도 한다. 이는 억지적 대처행위의 역설적 측면이다. 대처행위를 수행할수록 침투적 생각은 이들의 내면에서 밤거리의 네온사인마냥 반짝거리며 더욱 주의를 집중시키기 때문이다. 생각을 떨쳐버리려 노력하고 이에 대처하는 의도적인 행위에 몰두할수록 이 생각은 더욱깊숙이, 그리고 더 빈번하게 의식을 파고든다.

침투적인 생각은 누구나 경험하는 잡념에 불과한 하나의 자극이지만, 이것이 인지적으로 더욱 심화된 처리과정을 거치면서 잘못된 해석을 산출한다. 이러한 해석이 반증될 기회를 상실하면 성난 야생마 같이 의식 속을 걷잡을 수 없이 휘둘리게 된다. 여기에 살코프스키스의 모델이 그 침투적인 생각을 중점적으로 관찰한 이유로 볼 수 있다. 그들이 과도한 책임감을 지각하고, 이를 통제하기 위해 대처행동에 몰두함으로써 침투적 인지가 현저히 주목받게 된다는 점에서다. 이는 침투적 생각이 마침내 통제하기 어려운 반복적인 현상으로 악화되는 순환과정을 제시한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이 모델은 잠재적 자극→ 내적, 외적 유발자극→ 자아이질적인 침투(의심)→ 자아동조적인 자동적 사고→ 불편감, 불쾌감, 불안→ 대처반응→ 부적 강화→ 침투 지속 등의 순서로 이루어진다. 그들에게 억지적 대처가 일어나는 이유가 여기 있다.

3) 과도한 책임감 해소를 위한 대처행위

과도한 책임감은 침투적 생각이 원인이다. 침투적인 생각이 과도한 책임감의 지각으로 이어지는 점에서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에게 불안이나 우울과 같은 정서경험으로 끝날 가능성이 많고, 추가적 대처행위도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그들의 강박증상을 잠재우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발견된다. 침투적인 생각에 대한 잘못된 평가를 수정하는 동시에 대처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다. 이런 관점은 물론 다분히 인지행동 이론의 성격이다. 즉 개인의 침투적 생각 내용과 그 발생을 어떻게 평가하고 해석하며, 또 어떻게 대처하는가의 양상을 통해 인지적 침투현상을 설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는 라크만(S. Rachman)의 이론도 살코프스키스의 침투적 이론과 동일한 편이다.

라크만의 이론은 침투적인 생각의 발생→ 기술(비도덕적인, 사악한, 혐오스러운, 위험한, 위협적인, 미칠 것 같은, 범죄적인)→ 해석(이것은 내가 근본적으로 사악하고, 위험하고, 신뢰롭지 못하고, 통제가 불가능한 사람임을 의미한다. 나는 곧 미치게 될 것이다. 나는 근본적으로 비도적이고 사악한 사람이다) → 특정 상황에 대한 불편감/공포(언젠가 나는 통제력을 완전히 잃을지도 몰라, 완전히 타락해서 남들을 해치고 말 것이다, 사람들이 나의 이런 생각을 알게 되면 나를 거절하게 될 것이다, 나는 지옥에 갈 것이다)→ 결과(대처행동, 회피행동, 강렬한 저항)→ 침투적 인지의 강화 등이다.

이들은 침투적 인지의 내용으로부터 책임감 등을 과도하게 지각하고, 침투적 인지 내용이 발생할 확률과 이에 대한 통제의 필요성을 과도하게 평가한다. 이들에게 침투적 인지는 무의미한 것으로 무시되는 편이다. 이로써 불안, 불편감, 죄책감 등을 유발하고, 점점 통제하기 어려운 현상으로 변질되고 지속된다. 이는 인지치료가 잘못된 해석과 평가 과정을 수정하고 개인의 의도적 대처반응을 중단시키는 것을 가장 주요한 표적으로 다루는 이유다.

5. 집착에 기반된 사고통제

사고통제는 강박증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요건이다. 강박증은 사실상 사고통제와 관련되는 점에서다. 실제로 사고통제는 강박증에서 침투적 사고에 대한 과도한 책임감의 지각 및 재난적 해석 다음으로 많이 다뤄지고 있다. 이 사고통제는 강박증 환자들이 일반인들과 다르게 생각하는 경향으로 보아야 한다. 강박증상은 강박적 생각에 집착해 그것을 벗어나지 못하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이를 다음 몇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1) 과도한 의무의 지각으로서 사고통제

사고통제에서 자제력, 절제, 인내, 극기 등은 이들의 생각 기저에 흐르는 개념이다. 여기에는 공통적으로 ‘통제’ 또는 ‘조절’이라는 개념이 바탕을 이룬다. 이들은 생각 자체에 대한 것이든 생각에 관련된 상황에 관한 것이든 통제의 의무를 강하게 지각한다. 책임감의 과도한 지각도 어떤 의미에서는 생각의 내용과 관련된 상황을 통제해야 한다는 과도한 의무의 지각일 수 있다.

오염된 것을 빨리 씻어내지 않으면 심각한 병균이 침투하여 치명적인 질병에 걸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의식을 송두리채 사로잡았다고 해 보자. 이 환자는 곧바로 상황을 ‘통제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을 받을 것이다. 이를 책임감의 용어로 다시 표현하면, 상황을 빨리 통제하지 않으면 앞으로 나쁜 일이 일어나고, 그것은 모두 내 책임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나아가 이들에게 통제 대상이 반복적으로 침투해 들어오는 강박적 생각, 이미지, 충동 그 자체이든 아니면 유리가루가 떨어져 있는 마룻바닥과 같은 강박사고에 포함된 상황이라고 하자. 그러면 이들은 자신의 의지를 갖고 이를 통제해야 한다는 의무를 강하게 지각하고 있는 점이 특징적이라 보아야 한다. 실제 이들은 자기의 생각을 완벽하게 통제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또 이것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이를테면 ‘내 생각을 통제할 수 있기 위해서는 늘 마음에 무슨 생각이 흐르고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내 생각을 의지대로 통제할 수 있다면 나는 더 나은 사람일 것이다’, ‘이런 생각을 통제하지 못하다니, 나는 참 연약하기 짝이 없는 인간이다. 난 정말 통제불능이다’, ‘모두 내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의지력만 충분히 발휘한다면 이런 생각들을 완벽하게 다스릴 수 있을 것이다’ 등의 생각들을 가지고 있다. 이는 적어도 이들에게는 사고통제가 매우 의무적이라는 점이다.

2) 역설적 특성으로서의 사고통제

흥미롭게도 강박적 특성에서 사고통제는 역설적 측면이 있다. 많은 연구에서 원치 않는 생각을 의도적으로 떨쳐버리거나 억제하려는 시도들은 매우 역설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자기 생각을 완벽하게 통제하는 것을 과도하게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오히려 강박사고의 침투빈도는 더욱 높다. 이런 현상들은 모두 경험적 연구를 통해 지지되고 있다. 이들은 침투적 생각을 통제하기 위해 다양한 사고통제의 방법을 사용하지만, 어느 것 하나 궁극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법은 없다. 이것들 역시 일종의 대처행위이기 때문이다. 이제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의도적인 통제 노력을 포기하는 일이다.

그러면 이들에게 통제의 노력을 포기하는 노력이야말로 치료에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이다. 즉 강박사고를 그냥 내버려둬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확신하며 의도적인 통제 노력을 포기하는 것이다. 어떠한 형태의 의도적 사고통제 노력도 궁극적으로는 생각의 강도만을 높일 뿐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그들은 의도적으로 생각을 통제할수록 강박사고에 대한 죄책감, 걱정, 우울감, 불안감 등 고통스러운 감정만 심해질 뿐이다.

그러나 이들의 문제는 이런 의도적 사고통제를 결코 포기하지 않으려는 것이다. 그들은 자기 생각의 통제를 너무나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다. 이는 내면에 어떤 생각들이 지나가고 있는지 무관심한 사람들과는 비교된다. 늘 불쾌한 표정을 짓고 있으면서도 무슨 생각이 자신을 그렇게 만들고 있는지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반면 사고통제의 중요성을 과도하게 평가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에 대해 혹독한 감찰자의 역할을 한다. 게다가 그들은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생각을 한다. 이는 그들이 침투적 생각이 떠오르는 것 자체를 매우 불길한 징조로 여기는 이유다.

3) 비합리적 특성으로서의 사고통제

강박증 환자들의 사고통제적 행위는 비합리적 측면도 있다. 자신의 생각을 통제하는 것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행위는 부분적으로 ‘이런 생각을 한 결과로 나쁜 일이 일어날 것이다’ 등의 어떤 비합리적 신념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자신의 생각이 나쁜 행위에 필연적으로 이어진다고 생각되거나 이러한 행위는 좀처럼 용납될 수 없는 것이라고 여겨지면, 이런 생각을 떨쳐버리거나 억제하고 통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해결적 과제’가 된다. 그 비합리적 신념은 다시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르게 표현하면 ‘이것은 그저 단순한 생각만은 아니야!’ 로 된다. ‘단순히 이런 생각이 떠오른 것만으로도 그 생각은 매우 중요한 것임에 틀림없다’. 이것이 강박증 환자들의 또 하나의 특이한 경향이다. 대부분은 침투적 생각을 잠깐 스쳐 지나가는 무의미한 잡념으로 무시하지만, 이들은 단순히 생각이 자신의 마음에 떠올랐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중요한 의미로 해석한다.

그들에게 떠오르는 생각 자체를 중요하게 받아들인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우선 강박증 환자들이 가지는 다음의 생각들을 살펴보자. “그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내가 그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그리고 내가 이것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이 생각은 중요한 것임에 틀림없어”, “내가 그것을 생각한다는 것은 내가 그것이 실제로 발생하기를 바라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거야”, “이 생각은 단순한 잡념일 리가 없어, 이것은 내 무의식, 본성을 드러내는 것임에 틀림없어, 나는 이상하고 비정상이야”, “이런 나쁜 생각을 하는 것은 실제로 그런 나쁜 일을 하는 것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어”, “떨쳐버리고 싶은 생각이 있다는 것은 실제로는 그것을 하고 싶어함을 의미하는 거야”, “나쁜 일을 생각을 하는 것만도 실제 일어날 확률을 증가시킬거야”, “난폭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내가 통제력을 잃고 난폭해질 수 있음을 의미하는 거야” 등이다.

이런 것을 생각하면 강박증 환자들에게는 사고의 중요성이 인식론적이라 볼 수 있다. 그들은 생각이 마음에 존재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하고, 그것은 다시 다양한 잘못된 해석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다. 게다가 이것들은 자신의 본성에 대한 추론이든, 생각 자체가 지닌 실제성, 또는 생각으로 인한 실현 가능성 등을 과도하게 평가한다. 이 생각들은 그대로 강박사고가 지속되는 중요한 원인이 된다. 이처럼 침투적인 생각에 지대한 의미가 부여된다면 그 누구도 이런 생각이 떠오르도록 방치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여기에는 반드시 그 침투적 생각을 통제하기 위한 의도적 노력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이는 생각을 넘어 매우 실제적인 것으로 해석하는 잘못된 사고 과정이 감소하면, 강박사고의 빈도도 비례하여 감소한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가 보고된 이유이기도 하다.

6. 결론: 점차 강박증 문제는 밝히 드러날 것

지금까지 우리는 강박증의 병리적 측면에 대하여 기술하였다. 강박증에서 병리적인 측면에서 특이하게 드러나는 몇 가지를 중점적으로 기술한 것이다. 불안을 유발하는 공포자극에서는 강박증이 공포자극과 밀접한 관련성을 갖는다는 것이었다. 공포자극은 특정한 자극에 두려움이 유발되는 심리적 현상으로서 ‘반드시 그렇게 행동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두려워진다’는 점에서 공포자극적 측면이 있었다.

공포자극은 강박증으로 인해 환자의 내면에서 공포감에 의해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될 무엇인가를 산출하는 것이기에 그 특성상 회피를 유발하므로 반드시 그런 회피를 위한 행동을 취하게 된다는 것이 중요시되었다. 공포반응은 고전적 조건형성과 조작적 조건형성 과정으로 구성되는 행동주의 이론에서 고전적 조건형성에 의해 공포반응이 획득되고 조작적 조건형성에 의해 공포반응이 지속된다고 보고 있다는 것이 기초가 됐다.

불안감소를 위한 강박행위에서는 강박적인 행위가 불안감소를 위한 측면이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행동주의가 강박행위를 불안감소 현상으로 이해하려 하는 점에서였다. 실제로 강박증 환자의 반복 행동은 불안감소를 위한 행동에서 이해된다. 이처럼 반복적으로 의례화된 강박행위는 조건형성의 학습원리를 응용하여 주관적 불안감을 감소시키려는 행동에 해당한다. 다만 불안감 감소에서 시기적 문제, 즉 장기적인지 또는 일시적인지 정도는 다른 문제다. 현상적으로 손을 씻는 등 의례행위는 ‘불안의 감소’라는 긍정적인 강화물과 결합되기 때문이다.

사고통제는 강박증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요건이었다. 강박증은 사실상 사고통제와 관련, 강박증에서 침투적 사고에 대한 과도한 책임감의 지각 및 재난적 해석 다음으로 많이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고통제는 강박증 환자들이 일반인들과 다르게 생각하는 경향으로, 강박적 생각에 집착해 그것을 벗어나지 못하는 현상이다. 여기에는 불편감을 상쇄하기 위한 대처행위, 회피 방법으로서의 대처행위, 과도한 책임감 해소를 위한 대처행위 등이 함께 다루어졌다.

불편감의 해소를 위한 억지적 대처행위에서 강박증 환자들은 불편감을 해소하기 위해 억지로 대처하는 측면이 있음에 주목했다. 이들에게 억지적 대처행위는 본래대로 되돌리는 행동이기에 이들은 침투적인 생각으로 인해 불편한 마음 상태를 본래대로 되돌리고 바로잡으려는 의도에서 수행되는 것으로 일종의 대처를 위한 행위들이다. 이런 대처행위가 의례화되어 반복적으로 수행되면 강박행동이 되는 것을 간과하지 말자는 것이다. 여기는 과도한 의무 지각으로서의 사고통제, 역설적 특성으로서의 사고통제, 비합리적 특성으로서의 사고통제 등이 함께 다루어졌다.

집착에 기반된 사고통제에서는 강박증이 사실상 사고통제와 관련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요건이었다. 실제로 사고통제는 강박증에서 침투적 사고에 대한 과도한 책임감의 지각 및 재난적 해석 다음으로 많이 다루어지고 있다. 이 사고통제는 강박증 환자들이 일반인과 다르게 생각하는 경향으로 강박적 생각에 집착해 그것을 벗어나지 못하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과도한 의무의 지각으로서 사고통제, 역설적인 특성으로서 사고통제, 비합리적인 특성으로서 사고통제 등이 함께 다루어졌다. 이렇게 기술해 나가는 중 강박증은 병리적 증상을 드러내는 과정을 통해 점차 그 증상의 문제가 밝히 드러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