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에서의 예배 모습.

러시아 개척

그 당시 우남식 목사님은 동구권 9개국과 러시아에 대한 개척정신과 비전이 충만하셨습니다. 우 목사님은 전화를 통해 시간을 내어 러시아를 방문하고 모스크바대학 개척의 문을 두드려보라고 하셨습니다. 구체적으로 황제임스 전도사님의 박사과정 입학 허가서를 받는 길을 알아보도록 말씀하셨습니다.

당시 한국과 러시아는 수교가 되지 않은 상태라 러시아에 가는 일이 쉽지 않았습니다. 수교가 되지 않은 나라를 가려면 한국대사관에서 특정국가 입국 신고를 해야했습니다. 제가 대사관에 갔을 때도 그들은 다들 가지 말라고 충고하였습니다. 사실 공산국가에 여성 혼자 간다는 것은 너무나 위험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제게 담대한 믿음과 용기를 주셨습니다. 그리고 라슬로 형제와 함께 35시간 동안 기차를 타고 1990년 2월 9일, 한국 사람으로서는 처음으로 모스크바 땅을 밟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모스크바 대학 물리학과 교수를 기적적으로 만나도록 도우셨습니다. 러시아 선교를 간절히 원하시는 하나님은 이 교수를 통해 한국과 러시아가 수교가 안된 상태라도 유학이 가능하다시며 필요한 서류를 팩스로 보내주면 입학허가서를 속히 준다고 하셨습니다. 저희는 이 기쁜 소식을 인하여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돌아갈 기차표를 사기 위해 기차역에 갔습니다. 그런데 표가 매진되어 살 수가 없었습니다. 하루 비자를 받고 갔기 때문에 비자가 없는 상태로 저희는 하루를 불안과 두려움으로 지새웠습니다.

다음날 저녁 표를 사기 위해 기차역으로 갔지만 또 표가 없다고 거절당하였습니다. 저는 비자가 없는 상태로 더 머물다간 비밀경찰에 붙잡힐 것 같아 무서웠습니다. 또 표 없이 기차를 타자니 차장한테 걸려, 가다가 중간이나 국경에서 우리를 떨어뜨릴 것 같아 두려웠습니다. 저는 플랫폼에서 주님, 어떻게 할까요? 고민하다 막 출발하는 루마니아행 기차에 올라탔습니다.

이때 차장이 놀라서 우리에게 표를 달라고 하였습니다. 저는 조용한 곳으로 데리고 가, 표가 없는 대신 1인당 20불을 낼테니 좀 봐달라고 하였습니다. 그랬더니 차장이 씩 웃으면서 우리를 조용한 침대칸으로 안내하였고 부다페스트로 돌아올 때까지 커피, 차, 과자를 갖다주고, 때마다 음식을 갖다주며 우리를 VIP로 대접하였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렇게 최고의 서비스를 한 이유는 차장의 1달 월급이 20불 정도였기 때문입니다. 2달치 월급을 받았으니 얼마나 기뻤을까요? 차장은 국경에서 숨을 죽이고 침대 칸에서 자기가 지시할 때까지 나오지 말라고 신신당부하였습니다. 만약 국경에서 여권과 비자, 표를 검사하는 경찰과 세관원 한테 걸리면 자기도 큰일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여권에 모스크바에 들어갔다는 입국 도장은 있는데 나왔다는 출국 도장이 없습니다. 이런 식으로 저희는 무사히 국경을 통과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도착하였습니다. 저희는 기쁨과 감격으로 할렐루야를 외쳤습니다. 모스크바 개척은 제가 생각해도 007 작전과 같이 스릴 있고 긴장감 넘치는 역사적 순간들이었습니다.

이렇게 하여 황제임스 전도사님은 모스크바 대학에 유학생 선교사로 가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모스코바에 머물던 5년 동안 기숙사를 중심으로 복음을 전하여 많은 학생들이 예수님을 믿고 하나님께로 돌아왔습니다. 현재는 블라디보스토크 국제학교에서 교장선생님으로 충성스럽게 일하며 많은 학생들을 돌보며 헌신적인 선교사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때 황 선교사님 파송을 계기로 1백명이 넘는 유학생 선교사가 후속 선교사로 파송되었고 놀라운 복음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당시 러시아 학생들은 공산주의가 몰락되며서 많은 학생들이 영적으로 갈급하였고, 복음을 갈망하며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방법으로 하나님은 폴란드 바르샤바 대학과 우크라이나 키예프 대학을 뚫게 하시고 인천 CMI를 통해 선교사를 파송함으로 동구권과 러시아를 개척케 하셨습니다. 이 역사에 부족한 저희 가정을 쓰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현지교회 청년들 모습.

루마니아 개척

1990년 봄. 남편 김천석 선교사는 루마니아, 유고슬라비아, 불가리아 3개국 선교여행을 하였습니다. 이 3개국 중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기차역에 도착하였을 때, 하나님의 부르심을 강하게 느꼈다고 합니다. 기차역 주위에는 어린아이들이 담배를 피우고 마약을 흡입하였고 동냥을 하는 거지들이 많았습니다. 가난하고 남루한 옷차림. 얼굴이 어둡고 무표정하며 이들의 내면은 공산주의과 운명주의, 이기주의로 깊이 병들어 있었습니다. 또 루마니아 대학생들은 진리를 알지 못한 채 방황하며 육신의 쾌락을 좇아 살고 있었습니다.

영적인 눈으로 루마니아 영혼들을 본 이들은 복음을 전하고자 하는 간절한 소원과 목자의 심정으로 뜨거워지기 시작하였습니다. 또 영적으로 죽어가는 루마니아 영혼들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 하나님은 1990년 10월 15일 루마니아의 개척 선교사로 저희 가정을 파송하셨습니다. 헝가리에서 가방 두 개를 가지고 루마니아 부쿠레슈티행 기차를 탔습니다.

루마니아 국경에 도착하였을 때, 저희는 두 손을 꼭 붙잡고, 마가복음 9장 23절 ‘예수께서 이르시되 할 수 있거든이 무슨 말이냐 믿는 자에게는 능히 하지 못할 일이 없느니라’ 이 말씀을 붙잡고 합심기도를 하였습니다. 한편으로는 갈 바를 알지 못하고 고향을 떠난 아브라함처럼 거처가 보장되지 않고 자비량 선교사로 직장도 보장되지 않으며, 돈도 없는 가난한 선교사로 새로운 선교지에서 어떻게 선교 역사를 감당할 수 있을지 염려와 근심으로 마음이 착잡했습니다.

그러나 믿는 자에게는 능치 못할 것이 없음을 믿고 하나님께 모든 문제를 맡기기로 결단하였습니다. 이때 염려와 근심 대신 하나님께서 친히 일하셔서, 루마니아어 정복과 자립, 복음 전파와 제자 양성에 있어 넉넉히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과 믿음을 심어주셨습니다. 첫 주일예배를 드리기 위해 공과대학에 찾아갔습니다. 주일인데 모든 대학 건물의 문이 닫혀 있고 가을비가 내리고 있어 저희는 금속공학과 처마 밑에서 첫 주일예배를 드렸습니다. 많은 개들이 짖어대며 저희 주위에 모여들었습니다.

생쥐와 모기떼 가득했던 그 시절

첫 주일 말씀은 히브리서 12장 2절. ‘믿음의 주요 또 온전하게 하시는 이인 예수를 바라보자’였습니다. 비록 듣는 사람은 저 혼자였지만 김 선교사님은 장차 몰려올 루마니아 양들을 생각하고 힘있게 말씀을 전했습니다. 믿음의 주요 온전케 하시는 예수님만을 바라보기로 결단하고 큰소리로 ‘아멘’ 하였습니다. 그 소리에 저희 주위에 모여든 개들이 놀라 짖어대기 시작했지만 저희들의 귀에는 개들도 말씀을 영접하고 ‘아멘’하는 소리로 들렸습니다. 많은 ‘개들이’ 참석한 은혜로운 첫 주일예배는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석달 후, 세 명의 선교 동역자인 김여호수아, 류머시, 채드보라 선교사가 왔습니다. 이들은 몇 년동안 루마니아 선교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며 은혜로운 동역을 하였습니다. 그 뒤 류머시, 채드보라 선교사는 한국으로 돌아갔고, 김 선교사님 가정은 몰도바로 파송되어 많은 캠퍼스 영혼들을 제자로 양육하였습니다.

처음 저희는 하나님의 은혜로 70년 된 낡은 집을 구입하여 공동생활을 하였습니다. 집이 너무 낡아 쥐들이 많았습니다. 어느 정도 자란 쥐들은 가끔씩 나타나지만, 생쥐들은 자주 왔다갔다 하였습니다. 밤에 잠을 자면 이불 속으로 새끼손가락만한 생쥐들이 들어왔다 나가곤 했으며, 새벽기도 때에는 왔다갔다 하는 생쥐들을 밟는게 무서워서 의자 위에 앉아 기도했습니다.

여름이면 모기떼의 공격을 받아 아침에 일어나면 얼굴과 팔이 퉁퉁 붓고 송충이가 집 전체를 뒤덮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쥐를 잡는 쥐덫도, 모기 매트도 팔지 않았습니다. 오래된 집에는 정화조 시설도 없고 더운 물이 나오지 않아 처음 2년 동안은 겨울이 되면 새벽에 학생 기숙사 공동샤워장에 가서 샤워를 하였습니다. 화장실은 마당에 있는 재래식 화장실을 오랫동안 사용하였습니다.

저희는 처음 1년 동안 새벽기도의 단을 쌓고 어학 공부에만 열중하였습니다. 그 후, 기숙사와 캠퍼스로 나가 전도하기 시작하고 성경공부에 대학생들을 초청하였습니다. 많은 양들이 호기심으로 밀물처럼 왔다가 썰물처럼 떠났습니다. 학생을 만나면 다들 온다고 약속하지만 대부분의 양들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신실하지 못하고 핑계를 대고 거짓말을 일삼는 양들, 쾌락주의와 물질주의로 물들고 음란 가운데 사는 이들을 사랑하고 섬기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많은 양들을 섬기기보다, 한 사람을 확실하게 복음으로 돕고자 방향을 잡았습니다. 이때 하나님은 ‘Dan Batalu(단)’ 형제를 보내어 주셨습니다. 이 형제는 처음 만났을 때 히피와 같이 긴 머리를 하고 있었고, 죄 아래서 방황하고 있었습니다. 이 형제가 복음을 듣고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한 후 거듭나 신실한 주님의 제자가 되었습니다. 저희 가정은 이 아들과 함께 결혼하기 전까지, 7년 동안 함께 살았습니다. 저희는 기도와 사랑, 말씀으로 이 아들을 섬기며 실질적인 제자요 목회 훈련을 하였습니다.

이 한 형제의 변화와 성장, 좋은 믿음의 영향력과 복음의 능력으로 한 사람씩 예수님을 영접하기 시작하였고 신실한 주님의 제자들로 자라게 되었습니다. 이들은 목자로 성장하고 이 들이 또 다른 양들을 돕고 제자를 키우는 복음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현지 성도들과 함께한 조봉순 선교사 부부.

지금은 루마니아인 100여명(주일학교 포함)과 함께 예배드려

단 형제는 중국 상하이로 유학을 가서 박사 과정을 하면서 그곳에서 제자들을 키우고 지금까지 계속 도와 주고 있습니다. 단 형제는 현재 부카레스 공과대 교수가 되었습니다. 그는 좋은 믿음의 영향력을 끼치며 대학생들을 전도하며 충성스럽게 성경을 가르치며 복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저희 교회에는 루마니아인 14가정이 있고 이들은 주님을 사랑하고 복음을 위하여 헌신하고 있습니다. 또 이선명·우영남 선교사님과 신철민·원유숙 선교사님 가정이 자비량 선교사로 변함없이 동역을 감당하고 계십니다. 저희는 셀 모임을 이루며 사랑과 믿음의 공동체를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가정들은 2그룹으로 나누어서 Dan 목자와 Mihai 목자를 중심으로 1-2학년은 롤리 목자 가정이, 3-4학년은 코스티 목자 가정이, 졸업생은 조르제 목자 가정이 기도로 섬기며 성경공부를 가르치며 사랑과 믿음의 교제를 나누고 있습니다.

매 주일 10시와 12시 30분 2차례 주일 예배에 100여명(주일학교 포함)이 참석하고 있습니다. 주일학교에는 9명의 어린 아이들이 성경말씀과 신앙교육을 받으며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1-3살 된 7명의 아기들이 믿음의 가정에서, 기도 가운데 잘 자라고 있으며 올해에는 또 3명의 아기가 태어납니다. 주일학교를 위해 Larisa, Caty, Mirela, Uba, Christina가 돌아가면서 어린이 예배를 섬기고 있습니다.

지난 21년을 돌아볼 때 하나님은 부족한 저희를 여러모로 축복하셨습니다. 저희는 다만 하나님의 선교 명령에 순종하여 갔을 때 모든 것을 예비하시고 매 순간 함께하여 주셨습니다. 김 선교사가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자동차와 부딪쳐 의식을 잃고 크게 다친 일, 저의 두 번의 자연유산과 두 번의 인공수정 실패, 자립하는 어려움과 건강 문제 등 크고 작은 시련을 통해 하나님은 저희를 연단하시고 정금과 같은 믿음을 주셨습니다.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고 저희를 가장 좋은길로 인도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생각할 때 감사와 찬양이 넘칩니다. 또 캠퍼스와 기숙사 가까이에 아름다운 교회를 주심으로 개척의 기초를 든든히 이루시며 겨자씨 같은 말씀 역사를 이루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김천석 선교사는 부쿠레슈티 침례교 신학대학을 졸업하고 목사 안수를 받았습니다. 학문을 통해 어학의 진보를 이루고 양들의 심령을 터치하는 은혜로운 메시지를 준비하여 전하고 있습니다.

죽어가는 캠퍼스 영혼들에게 복음 전해지길…

▲조봉순 선교사.
하나님은 저희 가정에 루마니아 고아인 아들 누가와 학대받고 상처받은 딸 아말리아를 가족으로 입양하여 돌보게 하셨습니다. 저희는 경제적인 능력도 안 되고 건강도 좋지 않지만 다만 이들을 불쌍히 여기고 사랑하는 마음을 주셔서 이들의 부모가 되게 하셨습니다. 저희가 남은 일생동안 온 마음으로 주님께 희생과 헌신, 충성을 드리기를 원합니다.

무엇보다 마음과 성품과 힘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고 말씀을 사랑하기 원합니다. 죽어가는 루마니아 캠퍼스 영혼들에게 복음을 전하여 사회 주의 영향으로 아직 가난하고 슬픔이 많은 루마니아 땅에 하나님 나라가 임하기를 기도합니다.

“그러나 내게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 결코 자랑할 것이 없으니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세상이 나를 대하여 십자가에 못 박히고 내가 또한 세상에 대하여 그러하니라(갈 6:14)”

저희 가정이 주 예수 그리스도 십자가만을 자랑하며, 십자가 복음의 능력을 믿고 계속하여 루마니아 캠퍼스 영혼들을 섬길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기도합니다. 루마니아 캠퍼스 가운데 십자가 복음의 능력으로 영적 부흥이 계속하여 일어나 전 캠퍼스가 변화되고 루마니아를 통해 동구권과 서 유럽이 변화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아멘!

/조봉순 루마니아 선교사(선교후원: 우리은행 1005-801-625058(CM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