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언론회 논평] 연등의 무형문화재 지정은 역사왜곡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종교편향에 앞장선 담당자들은 국민 앞에 사과하고 물러나야

정부는 지난 1월 27일 연등회를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한다고 예고하고, 한 달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여, 3월 30일 각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를 문화재로 지정하였다. 제대로 된 역사적 평가를 했는지 궁금하다. 불교계에서 수년 간 문화재 지정을 요청했지만, 바로 지정되지 않은 것은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연등회를 고려시대부터 전래되어 온 불교계의 전통문화라고 하지만, 이것이 전통성을 가지고 지속되어 온 것이 아니라는 것이 역사적 사실이다.

불교는 원래 인도에서 발원하여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들어오게 되었는데, 신라 법흥왕 14년에는(서기 527년) 불교를 ‘서역에서 전래된 사악한 종교’라 하여 포교가 금지 되었을 뿐만 아니라, 불교를 일으키려던 이차돈이 순교하는 일까지 있었다.

고려시대에는 태조 왕건의 훈요십조(訓要十條)에 의하여 고려조에서 성행했으나, ‘숭유억불’정책을 펴던 조선 시대에는 불교의 행사가 이어질 수 없었다. 즉 1415년 태종 15년에 연등이 금지 되었다.

그 후 1876년 강화도 조약을 계기로 실제적인 조선 침략에 나선 일제가 불교를 식민종교로 활용하기 위하여, 1877년부터 진종을 통하여 일본 불교를 조선에 전파하기 시작하였다.

일본의 불교는 1868년 ‘메이지 유신’에 의하여, 폐불훼석(廢佛毁釋)을 맛보았고, 이를 피하기 위하여 일본 불교는 철저하게 ‘정교일치’의 방향으로 나아갔다. 그런 일본 불교가 1881년 일련종, 정토종, 조동종, 임제종, 진언종 등이 조선에 들어와 포교를 대대적으로 펼쳤다. 이것은 일제의 조선침략과 식민지 정책에 따른 것이다.

그러다가 1907년 일본 정토종의 영향을 받아 세운 명진 학교(현 동국대의 전신)에서 사월 초파일에 연등행사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1910년 한__일 합방이 이뤄진 후에는 자연스럽게 일본의 정토종에 의하여 연등행사가 본격화 되었다.

1911년에는 반일 감정을 가진 조선 사람들의 적대적 감정을 다스리기 위해, 초파일 행사에 일본 순사들이 이 행사를 보호했다는 기록도 있다. 그리고 1921년에는 사월초파일을 ‘관등날’로 기념하게 했고, 1937년에는 조선총독부의 지시로 양력에 초파일 행사가 치러졌으며, 1939년에는 종로 탑골 공원에서 최초로 거리 연등행사를 하게 되었다. 이 때는 일제가 ‘내선일체’를 적극적으로 펼치던 시대이다. 조계종이 성립된 것도 일제시대인 1941년이며, 조선총독부가 각 사찰의 주지 임면권을 가지고 있었다.

즉 연등행사는 조선시대 500여 년 동안 사라졌었고, 일제에 의하여 강제로 시작된 것이 36년간 일제의 지배종교로 이용되는 형태로만 남았던 것이다. 현재의 제등행렬도 1995년 조계사에서 시작된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연등행사가 1,000년을 이어온 전통문화라고 주장하는 것은 억측이며, 일제의 침략종교로 이용당한 것에 대한, 역사적 왜곡인 것이다.

그러므로 현재의 연등행사를 국가에서 중요무형문화재로 제정한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며, 일제에 의하여 지배 수단으로 만들어진 종교 행사를 전통문화로 포장하려는 것은 정부의 대표적인 ‘종교편향’의 모습이다.

국민의 우려스런 목소리를 무시하고, 장관들이 ‘종교편향’을 일삼으면서 역사적 계승도 분명치 않은 특정종교 행사를 문화재로 지정한 것은, 식민 종교로 조선을 지배했던 일본이 비웃고 조롱할 일이다.

이제 불교계도 ‘문화포교’ 목적을 이뤘다고 좋아할 것이 아니라, 우리 역사에서 부끄러운 역사를 답습한 것에 대하여 국민들에게 해명해야 할 것이다.

현재 미국에서는 ‘특정종교를 선전할 목적으로 만든 법에 대해서는 위헌선언을 받게 된다’는 내용도 있다.

우리나라는 다종교 국가이다. 특정 종교가 원한다고 하여, 정부와 정치권이 나서서 ‘종교편향’을 일삼는다면, 이는 심각한 국민__종교간 갈등상황을 조장하는 것이 된다. 정부의 현명치 못한 결정과 이 결정에 참여한 모든 공직자들과 관계자들은 국민 앞에 사과하고 물러나야 한다. 어찌 왜곡된 역사를 우리 민족 전통 문화라고 후손들에게 가르칠 것인가?

이를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등재하려다 국제 망신을 당하지 않기를 바란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행해지는 연등행사는 일제에서부터 시작된 일본 불교행사의 답습이기 때문이다. 

한국교회언론회(대표 김승동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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