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홍 목사 “말씀·회중 중심의, 한국적 수도원 만들 것”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목회 은퇴 후 영성운동 주력… 정치 참여는 ‘그만’

1971년 청계천 활빈교회를 개척해 빈민선교를 시작한 이래, 1976년 남양만 두레마을을 설립해 공동체운동을 벌이고, 1997년 두레교회를 창립해 목회해오다가 지난 2011년 은퇴한 김진홍 목사. 그는 이제 일선에서 물러나 ‘한국적 수도원 운동’을 벌이겠다는 포부를 품고, 지난해 10월 3일 경기도 동두천에 ‘두레수도원’을 설립했다.

기독교계의 손꼽히는 이슈 메이커이자 오피니언 리더 중 한 사람인 그가 이번에는 또 한국교회에 어떤 반향을 일으킬까. 구리시에 위치한 그의 자택에서 김진홍 목사와 인터뷰를 갖고, 그의 근황과 비전에 대해 들었다.

▲최근 목회 일선에서 은퇴하고 수도원 운동에 주력하고 있는 김진홍 목사. ⓒ김진영 기자

▲최근 목회 일선에서 은퇴하고 수도원 운동에 주력하고 있는 김진홍 목사. ⓒ김진영 기자

-목회 일선에서 은퇴하신지 3개월여가 지났다. 그간 어떻게 지내셨나.

“현재 동두천 두레수도원에 집중하고 있다. 지금 한국교회로서나 우리 겨레로서나 여러 가지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들이 많이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올바른 영성의 회복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그래서 남은 인생 동안 두레수도원에서 영성회복운동을 하는 일에 선택과 집중을 하려 한다.”

-수도원은 기도원과 어떻게 다른가. 또 수도원 운동은 종교개혁의 전통에 위배된다는 비판도 있는데.

“기도원은 주로 1970~80년대에 많이 왕성했었는데 대중성이 강하다. 수도원은 기도원보다는 격이 높고 2000년 교회사에 이어온 운동이다. 주로 가톨릭 교회가 중심이 돼 왔지만. 그 수도원을 한국적 풍토에 맞게 적용해서 영성운동으로서 추진하려 한다.

가톨릭 교회도 세계교회사의 한 부분이다. 개신교도 땅에서 솟아오른 것이 아니고 초대교회와 중세교회를 거치면서 가톨릭 전통 속에서 개혁운동으로서 태동이 됐는데, 당시의 교회를 개혁하는 과정에서 좋은 전통까지 일부 버리지 않았나 하는 반성이 있다. 가톨릭을 포함한 2천년 교회사에서 건전한 영성 중심은 수도원을 중심으로 진행돼 왔다. 그것을 한국교회가 지금 흡수해서 발전시켜나갈 필요가 있다. 영성운동에는 가톨릭과 개신교의 구분이 없다. 하지만 아무래도 개신교 영성운동인만큼 개신교 전통에 맞게 ‘말씀 중심’, ‘회중 중심’의 전통을 가질 것이다.”

-올해는 총선과 대선이 있는 해다. 지난 대선 때는 뉴라이트운동을 주도하면서 정치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끼치셨는데, 올해는 그럴 계획이 없으신지.

“이제 수도원에서 나라와 정치를 위해 중보기도하려 한다. 7년 전에 뉴라이트운동을 시작할 때는 한국 사회 전체가 나아가는 방향이 지나치게 잘못되지 않았느냐 하는 위기감이 있었다. 특히 친북·반미·반개신교 그런 분위기로 많이 치우쳤었다. 나는 처음부터 정당정치나 일반정치를 하려는 선에서 참여한 게 아니고, 국가를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는 건강한 방향으로 정립해나가는 데에 목표가 있었다. 건강하고 개혁적인 보수운동이 필요하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처음부터 시한부로 한 것이었고, 내 역할을 일시적으로 한정짓고 있었다. 한 3년 정도 열심히 해서 가능하면 좌편향 정권을 개혁·보수 정권으로 바꾸는 데 기여하고 개혁적인 보수 세력이 운신할 수 있는 위치를 확보하는 데 기여한 뒤에는 손을 떼려고 했었다. 그리고 지금은 그 목표를 달성했기에 후배들에게 리더십을 넘기고 목회자 본연의 자리로 돌아온 것이다.”

-보수 정권 창출만으로 만족하기에는 아직 나라가 여러 모로 혼란스럽지 않은가.

“현 정권의 탄생 이후로 우리나라가 치명적인 좌편향 사회에서는 벗어났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좌파의 세력도 강하고 보수 정권의 시행착오도 있지만, 긴 역사적 안목에서 우리 사회나 국가가 큰 위기는 넘겼다고 진단한다.”

▲김진홍 목사는 한국 교계와 사회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김진영 기자

▲김진홍 목사는 한국 교계와 사회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김진영 기자
-보수와 진보간 갈등은 교계 내에서도 적지 않다.

“어느 시대에나 보수와 진보, 우파와 좌파가 있게 마련이다. 양측이 공생하고 경쟁하며 극복해나가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보수 세력은 개혁성이 부족하고, 진보 세력은 합리성이 부족하다. 교계 안에 좌편향적 진보 세력 있지만이 소리가 큰 것에 비해 세력이 주류는 아니다. 건강한 보수 세력, 개혁보수 세력이 제 목소리를 내면 극복될 것이다.”

-최근 한기총 사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기총과 같은 단체가 자신들 안에서 도토리 키 재기 하지 말고, 민족사와 교회사의 큰 흐름을 봐야 한다. 그러면 교인들도 참여할 것이고, 한국교회도 건강해질 것이고, 민족사회에 큰 기여를 할 것이다. 어떤 분들은 한기총 해체운동을 하던데, 나는 그런 조직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폐지운동이 아니라 순기능을 할 수 있도록 교회가 힘을 모았으면. 특히 미디어나 SNS 등 시대의 추세에 대처할 때, 교회가 힘을 분산시키지 말고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전략적으로 역량을 모아야 한다. 그런 역할을 한기총이 해줘야 한다. 보수적 성향의 한기총과 진보적 성향의 NCC가 공존하며 서로 보완해나가면 한국교회의 큰 자산이 될 것이다. 또 한기총과 NCC에 중복 가입된 교단들은 어느 한 쪽만을 선택해서, 교단 정책을 분명히 해가는 것이 좋다.”

-얼마 전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했다. 향후 한반도 정세와 그에 따른 교회의 역할은 어때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김정일 사후에 김정은 체제가 다소간 안정되겠지만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북한도 점진적으로 좋은 방향으로 선회할 것이라고 본다. 국가를 경영하고 민족을 경영하는 것은 정치가들에게 맡겨도 될 것이며, 교회는 교회다워지는 일에 집중해야 될 때라고 생각한다.”

-교회가 교회다워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한국 개신교 120년 역사에서 최고 호황기가 70~80년대인데, 그 때 정치적으로는 박정희 정권을 중심으로 ‘잘 살아 보세’ 하는 새마을운동이 일어났었다. 당시 교회는 ‘바로 살아 보세’ 운동을 하며 국민들의 정신과 도덕성 재무장에 기여하는 운동을 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오히려 ‘잘 살아 보세’에 편승했다. 그 시기를 지나며 대형교회와 스타 목회자들이 생기고 성공주의와 물량주의가 팽배해졌다. 그 여파로 지금과 같은 목회자들의 도덕성 문제가 대두된 것이 아닌가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강한 중소형교회를 지켜가는 젊은층들이 많이 있으니, 잘 극복하리라 본다.

한 목회자 모임에 참석했는데 한국교회가 이 시대 해야 할 일은 ‘사회 참여’라고 하더라. 그래서 나는 반대한다고 했더니 다들 ‘사회 참여의 선두그룹인 김진홍 목사가 왜 그런 말을 하느냐’고 의아해 하더라. 그러나 사회 참여는 교회가 많이 해왔고 또 하고 있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첫째로 영성 회복이다. 사회 참여는 영성 회복의 본질 속에서 하나의 실천사항으로 하는 것이다. ‘사회 참여’에 있어서만큼은 내가 한국의 목회자 중에서 2등 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많이 해봤기에, 체득된 경험이요 고백으로 말한 것이다.

교회가 가진 것을 내려놓고 마음을 비우며 국민들이 인정하고 박수 보내는 교회로 고쳐나가야 한다. 목회자 재훈련 개교회들의 연합운동이 필요하다. 두레수도원에서도 첫 목적이 ‘교단을 넘어선 목회자 재훈련’이다. 그래서 3월 1일쯤 두레수도원 개원 기념으로 ‘한국교회의 바람직한 영성운동’에 대해 세미나를 열려고 준비 중이다. 그 세미나에서 제시된 방향으로 두레수도원을 운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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