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통합측 사무총장인 조성기 목사가 예고한 ‘11개 교단 총무 및 이대위원장 연석회의’가, 13일 오전 기독교회관에서 기자들의 출입을 통제한 채 개최됐다.

이날 모임에서는 예상대로 한기총에 대한 비판 여론에 편승해 최근 한기총 질서확립대책위원회(이하 질서위)가 삼신론 월경잉태론 문제로 ‘이단·신성모독’ 규정한 최삼경 목사를 비호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그러나 “모임이 정치적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거센 내부 비판이 제기됐을 뿐 아니라, 의견 조율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모습이 표출되기도 했다.

순수한 이단 연구 실종, 월권 행사 분위기에 불만 표출돼

특히 합동측 총무인 황규철 목사는 이 모임이 본래 취지를 상실하고 월권을 행사하려 한다며 강력히 항의한 뒤 퇴장하기까지 했다. 황 총무는 자신이 항의한 이유에 대해 “이 모임은 한기총을 성토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순수하게 이단을 연구하고 분별하기 위해 시작된 것”이라며 “설령 한기총 내 인사들에게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그들의 소속 교단에서 해결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교단의 이대위원장인 박호근 목사도 황규철 목사와 의견을 같이했다. 박 목사는 “11개 교단 이대위는 순수하게 이단을 연구하고 대처하자는 취지로 모였다”며 “이것이 정치적으로 연결되고 성명서를 내고 그러는 것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날 모임에서는 최근 한기총에서 이단 규정된 최삼경 목사가 1, 2부 모두 사회를 맡았으며, ‘한기총 질서위의 입장(최삼경 목사 건)에 대한 대책’이 논의되는 등 최 목사에 대한 이단 해제를 시도하려는 조짐을 보였다.

그러나 아직 이들이 완전히 입장을 합의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합동측 총무와 이대위원장이 한기총과 대척점에 서려는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결의를 거부했을 뿐 아니라, 연석회의 참여 명단에 포함된 인사들 중에서는 얼마 전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최삼경 목사의 월경잉태론에 대해 “신성모독”이라는 입장을 표명한 인사도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전혀 대표성이 없는 이들이 참석한 교단들도 있었다. 고신측의 경우 사무총장이 아닌 서기가 대신 참석해, 임종수 사무총장에게 확인한 결과 “그같은 모임이 있다는 것도 몰랐고, 서기에게 위임해준 적도 없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또다른 교단의 경우 이대위원장도 아닌, 학력에 문제가 있는 인물이 참석하기도 했다.

한 교계 인사는 “교단들의 공식 입장은 각각의 임원회나 총회 결의를 통해 결정되는 것이지, 이대위 연석회의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며 “이 모임이 교단의 권위보다 위에 서려 하거나 한기총 등 타 기관과 대립하려 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