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계획에서 자연스레 지나치게 되는 공간인 계단. 조금만 관심을 갖게 되면 지나쳐야 할 의무공간에서 즐길 수 있는 감성공간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
1층위에 2층, 2층 위에 3층, 3층 위에… 하층과 상층부의 연결고리인 계단공간이 어린이들에게는 넘치는 에너지를 발산시킬 수 있는 놀이개념의 공간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체력소모를 걱정해야 하는 중년 이후 세대에게는 과업을 완수해야 하는 부담스런 공간으로 연상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그런지 인테리어 계획에서도 당연스럽게 지나치는 공간으로 무표정하게 계획되고 있다. 사선의 천장이나 벽체나 온통 하얀색의 수성페인트로 도색하고 밤색이나 검정으로 띠광을 두는 걸레받이, 번쩍거리는 스테인레스 핸드레일….

물론 색에 대한 개념이 약할 때는 무채색(흰색, 회색, 검정)이나 물성대로(목재, 금속 등)의 소재를 활용하는 것이 낙제점을 면하는 손쉬운 방법이긴 하겠지만 조금만 관심을 갖게 되면 지나쳐야 할 의무공간에서 즐길 수 있는 감성공간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

물론 인테리어 계획에서 천장이나 벽체 등 큰 면적에 강한 색조를 선택하는 것은 시각적인 부담으로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지체하는 시간이 짧기도 하거니와 지루할 수도 있는 계단공간에 신선한 색상으로 자극을 주는 것은 대단히 경제적이고 효과적인 발상이다.


일상적으로 주거공간에는 밝고 은은한 색감의 벽지를 택하지만 지루함을 방지하기 위해 한쪽 벽면을 포인트 벽지로 강조하는 경우를 종종 확인할 수 있다. 이 때 주의해야 할 것은 기존 벽체와의 연결성이다. 패턴이나 색상에서 강조에 치우치다 보면 흐름의 단절이 올 수 있으며 변화가 약하면 그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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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 디자인 대표 / 홍익대 색채학과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