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석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요즈음 FTA 정국을 보면 너무 한심스럽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애국자였구나 하는 생각을 새삼스럽게 하게 됩니다. 그래도 노 대통령은 저서에서 “1980년대 초반 외채망국론, WTO(세계무역기구) 가입 반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 반대 등 개방문제와 관련한 진보주의자들의 주장은 이후에 사실로 증명된 것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정권 당시 한미 FTA 체결에 앞장섰던 정치인들이 요즈음 어떻게 그렇게도 말을 바꿀 수 있는지 놀랍습니다. 그래도 송영길 인천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그리고 협상파 민주당 의원들이 있는 것이 다행스럽습니다. 국민은 이들을 소신 있는 정치인으로 기억할 것입니다.

민주당의 사정을 잘 아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민노당, 민주노총의 눈치를 보느라 손학규, 정동영 등 민주당 지도부가 그렇게 갈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민주당이 종북좌파 세력에게 볼모로 잡혀 있는 형국입니다. 이러한 모습을 보면 좌파가 정권을 잡으면 큰일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미 FTA 체결이 필요함은 두말 할 필요가 없습니다. 한국처럼 수출로 사는 나라는 당연히 많은 나라와 FTA룰 체결해야 합니다. 일본은 한미 FTA가 체결되면 한국에 뒤처질 것이라는 염려 때문에 최근에 환태평양 무역협정(TPP) 참여를 결정하였습니다. 이 정도로 FTA는 우리에게 중요합니다. 더구나 현 정부의 FTA는 노무현 정부 당시의 FTA와 별 차이가 없습니다. 현 정부에서 미국 정부의 요구로 행한 추가협의에서 자동차 관세 철폐 시기가 조금 늦춰졌을 뿐입니다. 이에 대해 자동차 업계나 자동차산업 종사자들이 자신들의 이익이 훼손되었다며 반발한 일이 없습니다. 오히려 한미 FTA 체결을 환영하고 나섰습니다.

마지막 쟁점이 되고 있는 ISD(투자자 대 정부간 분쟁해결절차)도 과거 노무현 정부 당시 한미 FTA 반대 세력이 ISD로 인해 우리나라의 공공정책이 무력화된다며 지금과 비슷한 괴담들을 이야기했을 때, 노무현 정부는 ISD는 우리나라가 체결한 거의 모든 투자협정에서 이를 규정하고 있음을 주지시킨 바 있습니다. 또 당시 체결된 한미 FTA 협정문에서 ISD 절차의 투명성을 강화하였고, 문제가 될 수 있는 ‘간접수용’에 대한 규정에서 공공복지 목적을 위한 비차별적인 정부의 행위는 간접수용이 아님을 명확히 한 바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체결·발효한 대부분의 FTA에 ISD 규정이 있고 우리나라가 맺은 81개의 투자협정에서 ISD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한EU FTA 경우에는 ISD 규정이 없지만 이는 이미 EU 회원국들과 개별적으로 투자협정을 체결하였고 여기에서 ISD를 규정하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ISD 때문에 한미 FTA가 비준되어서는 안 된다는 논리는 성립될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좌파들은 과거 광우병 촛불시위 때처럼 온갖 말도 안 되는 괴담들을 유포하여 FTA 반대를 선동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좌파 지식인, 좌파 정치인들이 여기에 놀아나고 있습니다. 좌파세력이 한미FTA를 무조건 반대하는 이유는 한마디로 反美라는 이념 때문입니다. 이들에게 합리적인 토론은 아무 의미도 없습니다. 이것은 대한민국의 위기 이전에 좌파의 위기입니다. 그래서 이번 한미 FTA 정국은 우리나라 좌파세력이 나라를 선진국으로 만들 의지도 능력도 없는 세력임을 웅변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 이번 한미 FTA 정국은 누가 참다운 나라의 지도자인가, 누가 종북좌파에 부화뇌동하는 정치인인가를 국민 앞에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동영같은 정치인은 ‘희망버스’ 세력에게는 열렬한 지지를 얻겠지만 국민으로부터의 지지는 포기한 사람입니다.

또 이번 한미 FTA 정국은 안철수 교수에게도 심각한 시험대입니다. 한미 FTA에 대해 침묵함으로써 안 교수는 자신이 얼마나 비겁하고 기회주의적인 사람인지를 그대로 보여주었습니다. 그는 이번 침묵으로 스스로 대선 주자이기를 포기했습니다. 나라를 이끌 지도자가 반드시 가져야 하는 소신이 그에게 없기 때문입니다. 안 교수가 영향력 있는 사회지도자로 남아있는 것은 좋습니다. 그러나 정치할 생각을 하면 안 됩니다.

또 이번 한미 FTA 정국은 우파진영에게 새로운 각오와 다짐을 주고 있습니다. 좌파가 집권하면 나라의 재앙입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이를 막아야 합니다. 이 무거운 책임이 우리의 어깨 위에 놓여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