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광산업과 데이빗종합건설회사 등 사업영역을 확장시키는 동시에, 세계선교의 기지 역할을 담당하는 (사)남광선교회를 세운 김용현 회장. 그는 자신을 이 자리까지 이끄신 하나님의 구원의 손길을 간증하고자 얼마 전 「세상에 가치 없는 사람은 없다」(나침반 출판)를 펴냈다.

▲(주)데이빗종합건설회사와 (사)남광선교회 대표 김용현 회장.

남광선교회는 연합으로 12년간 운영된 선교회로, 인도와 연변 등지의 선교사들에게 매달 후원금을 보내왔고 ‘엔게디 합창단’과 각종 정기연주회 및 일본 니카타 순회연주를 열었다. 이밖에 무의탁 공동체, 양로원, 병원 등 소외된 곳에 찾아가 찬양을 들려주기도 했고, 최근 터키 지진시에는 이상범 목사를 통해 후원하기도 했다.

이번에 펴낸 책에서 그는 어린시절의 소소한 기억들을 회고하며 하나님께서 자신을 이끄셨던 뜻을 찾아내고, 크고 작은 시련과 방황 이면에는 더 크고 놀라운 계획이 있었음을 고백한다.

김용현 회장은 타고난 싸움꾼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유달리 힘이 셌을 뿐 아니라 형들과 어울리면서 장사를 해서 돈 버는 일에도 재능을 보였던 그는, 15세부터 목포 지역의 가장 큰 철물점 도매상에서 일을 했다. 금세 강원도 양주에서 제법 소문난 고물상인 되는 등, 어린 시절부터 남들보다 뛰어난 장사수완을 다져왔다.

하지만 무절제했던 생활이 문제였다. 도박으로 고생해 번 돈을 하루아침에 잃는가 하면, 노름판에서 화가 나 이성을 잃고 사람을 폭행하기도 일쑤였다.

그런 그가 허랑방탕했던 지난 날을 회개하는 데는 지금의 아내의 역할이 컸다. 고물상으로 다시 자리를 잡아가던 중 만난, 독실한 기독인이던 아내가 그를 주님 앞으로 인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김 회장은 예전의 자신에 대해 “세상의 온갖 때가 찌든, 구멍 난 양말 같았다”고 하는 한편, 바른 신앙으로 이끌어준 아내에 대해서는 “비누 같은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이후 그는 가정을 꾸려 상경했다. 그리고 우리나라 대표적인 샤시 브랜드 중 하나인 D알루미늄 대리점 사업에 뛰어들었는데, 마침 건설업 열풍을 타고 꽤나 많은 돈을 벌었고, 지인소개로 맡았던 천주교회 공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돼, 창신교회와 명성교회 등 연이어 금속공사를 하게 됐다.

그는 “하나님이 하신 일”이라고 믿고 감사를 드렸다. 사업을 시작할 때 서원했던, “자신의 배만 채우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광대한 사업에 쓰임받겠다”는 비전도 곧 이룰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런 마음도 잠시, 큰 돈을 만지기 시작하니 신앙은 무너지기 시작했다. 자신의 삶을 떠받치고 있는 것이 돈이라고 생각했고, 하나님은 그런 자신에게 돈을 공급해주는 통로 정도로 여기기 시작했다.

사업 성격상 술자리가 잦아지면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기도 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기도하면 들려오는 성령님의 경고도 무시한 채 살던 그를 멈추게 만든 것은, 투자했던 건설회사가 부도나 수십억대에 달하는 어음이 휴짓조각이 된 사건이었다.

김 회장은 그 시절을 지나면서 깨달은 것이 하나 있다. “하나님께서는 늘 목적보다는 동기, 결과보다는 과정을 유심히 살펴보시는 분”이라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재물을 보며 초심을 잃고 “어떻게 하면 더 굴려 볼까” 하고 궁리했으며, 부동산 투자 등 재테크에 매몰되면서 예수님께서 비유하셨던 불의한 부자가 되어버렸다고 고백했다.

빚쟁이들에게 쫓기던 그는 삶의 의욕을 잃고 자살 시도를 했지만, 벼랑 끝에서 “너는 돌아가야 한다. 도망치는 네 영혼을 나에게 주어라. 그러면 내가 너를 치유하고, 네 가정을 치유할 것이다”라는 주님의 음성을 듣고 다시 일어섰다.

그는 “돈은 저절로 따라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죄 짓는 데 쓰게 마련이기 때문”이라며 “그 후 세상적인 친교는 끊었다. 쉽지 않았지만 이젠 명절도 지키지 않고 교회 중심으로 일상을 보내며 정월초하루와 성탄절만 지키는데,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자녀들도 지금은 따라온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바쁜 사업을 하면서도 신앙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하루 일과를 새벽 4시 새벽기도로 시작해 잠자리에 들기 전 말씀묵상으로 마친다. 자칫 신앙에서 방심하면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긴장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나는 빚진 자다. 어떻게 하면 갚을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이미 아내를 동역자로 주셨다. 아내의 신앙이 모범이 됐고 내 사업을 선교의 목적으로 하도록 이끌었다”며 “하나님께서 소중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신앙을 성장시키셨다”고 했다.

▲김 회장은 인터뷰 도중 자신이 펴낸 「세상에 가치 없는 사람은 없다」 중 딸의 편지를 낭독했다.
현재 데이빗종합건설을 포함해 김용현 회장이 직접 경영하거나 경영에 관여하고 있는 회사는 총 3곳이다. 1989년 설립한 광산산업은 강구조 사업을 위주로 하고 있으며, 동종업계에서는 국내에서 다섯번째로 큰 회사다. 서해안 고속도로 입구에 100m 규모의 육중한 육교를 건설하기도 했다.

2002년에 종합건설 회사인 데이빗종합건설을 설립하게 된 이후 2003년에는 임대전문업체인 남광산업을, 2005년에 광산스틸을 설립했다.

그는 자신의 경영 방식에 대해 “처음 부도가 났을 당시만 해도 문어발식 투자에 급급했다면, 현재 경영하는 회사들은 온전히 주님의 선한 목적에 쓰임받기 위해 운영되고 있다”며 “신기한 것은 돈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고 선교의 비전을 품고 난 뒤에 사업의 규모가 예전보다 더욱 커졌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왜 하나님께서 물질 축복을 허락하셨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신앙의 바른 노선을 오면서 얻었다. 금과 은 그릇은 아니어도 깨끗한 그릇에 보화를 담아주시듯, 물질과 신앙에 대해 정직하고 깨끗한 마음에서 나온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결국은 돈 벌기 위해 하는 일 아니냐고 반문하는 이들의 말도 맞다. 장사꾼 정신은 ‘팔아서 남기자’가 모토다. 하지만 일반 장사꾼과 다른 점은 바로 ‘무엇을 위해 돈을 벌며, 어떻게 돈을 쓸 것인가’ 하는 목적의식이다”라며 자신의 경영원칙을 분명히 했다.

김용현 회장은 자신이 생각하는 ‘하나님께서 재물을 허락하시는 사람’에 대해 “하나님의 예정하심 가운데 있는 사람이며, 돈과 신앙에 있어 정직한 사람이다. 돈을 벌다 보면 자신을 망각할 때가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하나님께서는 아무에게나 재물을 주시지 않는다. 마음의 중심을 보시며, 자기 자신을 속이지 않는 사람이어야 한다”며 자신도 재물도 모두 하나님의 것이라는 청지기 신앙을 강조했다.

그래서 그는 단 한 번도 ‘자수성가’라는 표현을 쓴 적이 없다. 재물은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고 자신은 환원할 뿐이며, 자녀 교육도 선교하도록 쓰임받으려 기회를 주신 것이라고 여긴다.

그는 자신의 신앙에 모범이 되어주는 아내가 여전히 존경스럽고 부럽다고 말한다. 김 회장은 “아내는 내 사랑스러운 반려자임과 동시에 믿음의 선배다. 믿음의 가정 안에서 남편이 가족들의 신앙을 이끌어가는 모습이 옳다고 하지만, 나는 오랜 시간을 방황한 끝에 아내에게 믿음의 세계를 배웠다”고 고백했다. 현재 어머니 학교의 봉사팀장이기도 한 그의 아내는 “기도하는 어머니가 있어야 가정이 산다”고 가르치고 있다.

그의 비전은 수많은 순교자와 선교사들의 핏값을 기억하면서 특별히 북방선교와 땅끝선교에 동참하는 것이다. 이에 “양화진에 묻힌 선교사들, 주기철 목사 등 빛도 없이 이름도 없이 사라진 선교사들을 보면 내가 복음에 빚진 자라고 느낀다. 그분들의 일을 받들어 복음에 동참하고 싶다. 그러면 조금이나마 하나님께 빚을 갚을 수 있지 않을까”라며 “저 죽어가는 영혼들에게 ‘함께 가자 성도야’ 하면서 선교한다. 함께 가서 천국문을 열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