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삶에 대한 사람들의 욕망은 끝이 없는 것 같다. ‘영생’은 그간 문학이나 예술작품에서 주요 소재로 다뤄져왔다. 팀 파워스의 소설을 토대로 한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4: 낯선 조류’는 영원한 젊음을 선사한다는 샘을 찾는 모험담이 주된 줄거리다.

디즈니의 유명한 테마파크 캐리비안의 해적을 기본으로 제작한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는 1편 ‘블랙펄의 저주’, 2편 ‘망자의 함’, 3편 ‘세상의 끝에서’까지 연속으로 흥행에 성공했다.

할리우드 연기파 배우 조니 뎁이 연기하는 해적 ‘잭 스패로우’는 이기적이고 교활하지만 낙천적이고 유머러스하다. 관객들은 잭 스패로우를 보기 위해 이 영화의 티켓을 구입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명배우들과 어마어마한 투자금을 들여 만들어진 블록버스터 영화의 4편에는 이전보다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바다를 공포의 대상으로 만든 냉혹한 해적 ‘검은 수염’(이안 맥쉐인), 검은 수염의 딸이자 잭 스패로우의 옛 연인 안젤리카(페넬로페 크루즈), 배를 항해하는 선원들을 유혹해 잡아먹는 아름다운 인어…….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캐릭터는 해적들에게 붙잡힌 선교사 필립 스위프트(샘 클라플린) 목사다. 블록버스터 영화에 ‘선교사’ 캐릭터가 등장한다는 사실이 독특하기도 했지만 영화의 배경이 되는 18세기는 개신교 선교가 한창 활발했던 때임을 감안하면 이해가 된다.

선교사 캐릭터의 비중이 적지 않다. 게다가 그는 선교사로서의 사명을 버리고 예쁘고 몸매좋은 식인 인어와 사랑에 빠지는 다소 황당무계하고 충격적인 러브라인의 주인공이다.

단순히 재미로 보는 블록버스터 영화에 등장하는 선교사의 배반에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나 싶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도대체 이 영화의 의도가 뭔지 궁금해지는 건 사실이다. 하긴 흑마술과 마법, 해적이 등장하는 영화에서 필립 선교사가 믿음의 선택을 하길 바랐던 건 욕심이었나보다.

그의 선택을 이해해보려 노력한다. 어쩌면 그 선교사는 ‘영생’의 참된 의미를 몰랐을 수도 있다. 처음에는 선교사를 택할만큼 큰 믿음을 가졌지만 고난스러운 좁은 길을 가는 도중, 지쳤나 예상해본다. 그렇다. 누구나 시험과 유혹에는 약한 법이다.

하지만 일상에서 지친 마음을 달래기 위해 보러 간 블록버스터 영화에서조차 목회자의 타락을 직접 눈뜨고 목도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같은 스트레스를 감수할지라도 ‘잭 스패로우’를 만나길 원한다면 그건 당신의 자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