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진 교수(웰빙코칭아카데미 대표, http://blog.daum.net/k-d-h).
동물들은 무생명체가 아니다. 인간처럼 희노애락을 느낄줄 아는 생명체이다. 자유롭게 자연에서 자신들의 삶을 즐겨야만 건강하게 살아가는 존재이다. 그런데 지혜롭고 약삭빠른 인간들은 언제부터인가 동물들을 잡아서 집으로 데려왔다. 그리고 그들을 울타리 안에 가두고 그들이 좋아하던 자연 음식들과는 다른 가공된 것들로 배를 채워주며 사육을 시작했다.

인간이 동물들을 사육하게 된 이유는 동물들이 불쌍해서 보호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 오로지 인간 중심적인 욕심 때문이었다. 가까이에서 보고 즐기려는 것과 동물 사냥이라는 피곤하고 위험한 일을 하지 않겠다는 욕심 때문이다. 동물들의 입장은 전혀 고려되지 않은 결정이었다. 그러한 취지에서 시작된 동물들의 사육 문화는 인간들의 입맛이 점점 육식을 즐기는 육식 문화로 확산되는 기폭제가 되었다.

쉽게 동물들을 잡아 먹게 되고 그럼으로서 어릴때부터 자연스럽게 고기에 길들여지게 된 결과가 무엇일까? 고기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폭증하게 되었고 동물들의 고기를 활용한 전문 음식점들이 태동하게 되었다. 그래서 집집마다 몇 마리 정도만 키우던 소규모 사육에서 자연히 수백, 수천마리를 키우는 가축 산업이라는 거대한 규모로 발전하게 되었다.

그로 인해 경영학이라는 개념이 가축 사육에 도입되고 이윤 극대화를 위한 하나의 생산품으로 가축들의 입장이 바뀌게 되었다. 약삭빠른 인간은 가축들의 운동량을 줄임으로서 더 많은 고기나 계란을 얻을수 있음을 발견하고 밀식 사육에 올인했다. 닭은 0.0042평방미터의 아주 비좁은 케이지(철망우리)에, 돼지는 가로 60센티미터 세로 200센티미터 정도의 스톨(금속틀) 안에 집어 넣고 살찌우기 전쟁에 투입시켜 왔던 것이다. 비육우를 만들기 위해서 소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러한 밀식사육은 그동안 가축들을 사육하는 원칙이 되었고 불문율이 되어 버렸다.

그러니 그 안에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겪었을 동물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동물들의 자연성은 점차 소멸되게 되었고 어려서부터 예방 접종을 받아야만 했다. 그러나 너무나 쉽게 동물들은 병에 허덕거리게 되었고 그 때마다 인간은 그들에게 자유로운 자연환경으로 휴가를 보내기는 커녕 독성이 강한 항생제를 투여하거나 주사한 채 자연적인 환경으로 놓아주지를 않았던 것이다. 결국 그렇게 사육되는 동물들은 구제역이니 조류 인플루엔자라는 전염성이 강한 질병앞에 대량 살해 당하는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역사 이래로 근래에 울타리 안에서 사육되는 동물들은 인간때문에 더 큰 수난을 당하고 있다. 자연 파괴가 곧 인간세상의 파멸을 일으킨다고 생각하면서도 가축들이 당하는 재앙은 대수롭지 않게 간과하는 실수를 범하고 있다. 가축들은 자신들이 인간 때문에 당하는 스트레스를 자신들의 몸안에 차곡차곡 누적 시킨다. 그리고 그 누적된 것들을 사람들은 육식 고기라고 부른다. 인간은 삶거나 볶거나 굽거나의 방법을 통해 그렇게 생산된 육식 고기를 맛있게 먹어 치운다.

스트레스와 분노로 독을 가득 머금은 채 죽지 못한채 아우성치며 살아가는 동물들에게서 얻은 고기나 우유나 계란들을 말이다. 그것들이 인간의 입을 통해 인간의 몸을 구성하는 세포로 들어가면 어떤 반응이 일어날까? 불합리하고 부자연스러운 공간에서 사육된 고기를 좋아하는 현대인들이 왜 이리도 이름 모를 질병에 걸려 허덕이는 것일까? 동물들이 그들의 몸을 통해 내어 뿜는 그 독성도 인간을 쓰러트리는 요인 중의 하나라고 보아야 한다.

2011년 봄에 전남도의회에서는 ‘동물 복지형 친환경 녹색축산 육성 조례’를 발의하고 논의를 시작했다고 한다. 이것은 지방 정부로는 처음으로 ‘친환경’과 ‘동물 복지’를 인식하고 논의를 처음 시작한 것이다. 이들이 생각하는 대안으로는 사육장에 운동장을 설치하자는 것이다. 곧 밀식 사육에서 방목 축산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그것은 동물들의 조상들이 본래 살던 그 모습을 조금이라도 갖도록 배려하자는 것이다. 아주 좋은 생각이다.

산란닭들이 A4 용지의 크기도 안되는 비좁은 공간에서 살면서 무엇을 느낄까? 매일 달걀을 받아가는 인간에게 엄청난 분노를 느낄 것이다. 그런 환경에서 생산된 달걀이 과연 인간의 세포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그것을 생각한다면 매우 늦었지만 이제라도 동물들의 방목 축산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 전남도의회의 생각이 다행스럽기만 하다.

항생제를 쓰고 밀식 사육을 하는 것은 비윤리적인 동물 학대일 뿐만 아니라 인간에게 오히려 큰 해를 가져다 주는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자유롭게 활동하고 쉬고 흙에서 뒹굴며 놀수 있도록 동물들에게 자유를 주는 것은 당연한 동물들의 생존 권리이다. 그리고 인간과 생태계에도 도움이 된다. 그럴려면 동물들에게 그만큼 많은 면적의 공간이 필요하게 된다. 그런데 그럴만큼 넉넉한 면적 확보가 어렵다.

결국 비좁은 토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면 어떤 대안이 가장 효과적일까? 우리 모두 육식문화를 줄이는 것이 가장 훌륭한 대안이다. 가축의 수요가 줄면 사육도 줄어진다. 그렇게 되면 가축이 배출하는 분뇨로 인한 공기와 수질 그리고 토양 오염도 줄어 들고 자연 생태계의 원리에 의해 순환될 수 있다. 이러한 대안은 비단 육식문화를 줄이는 것이 생태환경의 보존이라는 차원도 있지만, 인간의 생체리듬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최소한의 육식만으로도 즐겁게 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