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본철 교수(성결대학교)
Q) 어떤 집회에 참석해서 굉장히 놀란 적이 있습니다. 기도회를 인도하시는 분이 “쉭! 쉭! 불 받아라!”하는 소리를 내면서 마치 장풍이라도 쏘듯이 손을 내뻗는 겁니다. 그랬더니 앉아있던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면서 하나둘 쓰러지던데, 그 인도하시는 분 말씀이 자기로부터 능력의 불이 나오기 때문이라고 하던데요? 정말 그것이 성령의 능력인지 알고 싶습니다.

A) 성령의 능력에 의해 쓰러지거나 몸에 진동이 일어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기도나 예배 중에 이런 현상이 있다고 해서 다 성령의 능력이라고 말해서는 안 됩니다. 전에도 말씀 드렸듯이 그것은 하나의 현상일 뿐이고 능력의 본질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런 현상이 있었다고 해서 다 성령의 능력을 받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여러분은 현상 자체에 마음을 빼앗겨서는 안 됩니다.

“악한 자의 나타남은 사탄의 활동을 따라 모든 능력과 표적과 거짓 기적과(in all kinds of counterfeit miracles, signs and wonders)”(살후 2:9)

성령께서는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말씀과 함께 따르는 기사와 이적을 드러내시기를 기뻐하십니다. 그러나 사탄도 역시 성령의 역사를 위장하기 위해서 거짓된 기사와 이적으로 사람들을 현혹시킨다는 말입니다. 그러면 나타나는 기적 현상을 보면서 어떻게 성령의 역사와 악령의 역사를 구분할 수 있을까요? 그 가장 중요한 분별법은 그 기적의 결과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그 기적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교회를 굳건히 세우는 열매를 가져온다면 그것은 성령의 역사입니다. 그 반면 만일 그 기적 때문에 하나님 대신 어떤 특정 인물을 숭상하게 되거나 교회에 분열과 갈등이 조장된다면 그것은 사탄의 역사가 분명합니다.

그리고 성령의 불이라는 것이 “불 받아라!”라고 한다고 해서 불이 나오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아까 말씀하신 그런 현상은 일반 최면 현상으로도 가능한 것으로서, 성령의 불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성령의 불의 세 가지 차원으로서, 하나님을 향한 사랑의 불, 죄악으로부터 정결케 되는 불을 먼저 말씀 드렸습니다. 또 하나의 세 번째 차원은 복음 증거와 크리스천 사역의 능력과 관계가 있습니다. 이것은 성령사역의 주된 목적이 한편으로는 크리스천의 성화에 있다면 또 한편으로는 사역의 능력에 있기 때문입니다. 성령이 임하시면 권능을 받고 그리스도의 힘 있는 증인이 된다고 성경은 분명하게 증거하고 있습니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 -행 1:8

그러면 왜 성령의 능력을 성령의 불 또는 불세례라고 하는 말로 표현하곤 했을까요? 교회사적으로 볼 때 거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웨슬리(John Wesley)와 함께 동역했던 프레처(John Fletcher)가 ‘불타는 사랑의 세례’ ‘성령과 불에 의한 세례’ ‘불세례’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였는데, 나중에 이 말은 ‘성령의 권능을 받는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게 되었습니다. 1899년에 어윈(Benjamin Hardin Irwin)이 캐나다 사람 로빈슨(A. E. Robinson)과 함께 발행한 <불붙는 석탄>(Live Coals of Fire)이 미국 전역에 배포되기 시작했는데, 이는 성령과 불에 의한 능력의 세례가 성결 체험 다음에 일어나는 체험이라는 것을 미국 전역에 소개한 것으로는 최초의 간행물이었습니다.

19세기의 유명한 부흥사 무디(Dwight L. Moody)는 그의 제자들에게 성령의 능력을 받기 전에는 선교사나 목회자로 합당하게 준비될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성령 받는 것’(enduements of the Spirit)을 위해 추구하고 기도하라고 제자들에게 설교하곤 했으며, 이 능력을 모든 복음적 교단들에 전파하는 것이 그의 사역의 궁극적 목표라고 종종 강조하였습니다. 이처럼 그는 자신의 힘 있는 사역의 근원은 바로 ‘성령의 능력’이었으며, 그때 이후로 그 능력이 자신의 사역을 지탱해 왔다고 했습니다.

우리 한국교회의 대부흥운동 시기에도 역시 이러한 성령의 불같은 능력이 확산되었습니다. 평양의 동기 사경회가 끝나자마자 놀라운 십자가와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부흥이 전국 각지로 확산되었던 것입니다. 이 일로 인해 한국교회가 급성장 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으며, 사회적으로는 한국인의 도덕적 각성을 일으키는 힘이 솟아나게 되었던 것이지요. 이것이 바로 성경에서 말하는 진정한 성령의 불입니다. 성령의 능력은 능력의 불로 복음을 힘 있게 전하여 세계선교의 완수를 이룰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웨스트민스터신학교 교수 팔머(Edwin H. Palmer)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우리가 불의 성령으로 세례를 받았는지 스스로 물어봄이 좋을 것이다. 우리가 그 나라를 위하여 일하도록 내적 힘이 운동하는가? 우리가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이르러 증인이 되도록 능력을 받았는가? 우리는 우리 생명 내의 죄들을 태워버리는 정화하는 감화로써 성령의 능력을 경험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