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와 리비아 등 중동 독재국가들의 잇따른 민주화 투쟁 불씨가 중국과 북한에까지 옮겨붙느냐가 초미의 관심인 가운데 북한 양강도 혜산시 내에 북한의 ‘동맹’ 이집트가 민주화됐다는 내용의 삐라가 대량으로 뿌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열린북한통신에 따르면 24일 오전 혜산시 연풍동과 십정동 지역에 이같은 내용이 담긴 삐라가 대량 뿌려졌다. 삐라에는 이집트 사건 이후 국제적으로 독재정권을 몰아내기 위한 운동이 전개되고 있으니 북한 주민들도 눈을 크게 뜨고 세상을 보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고 한다.

북한 당국은 현재 사건의 전말이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목격자들을 검거하는 등 보안부와 보위부, 검찰기관을 총동원해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삐라를 주은 사람들을 보위부로 불러내 내용을 일체 비밀에 붙이는 한편, 삐라를 모두 소각하도록 지시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 주민들은 인터넷은 커녕 전기 사정이 너무 나빠 외부와의 통신이 일체 단절된 상황이다. 그래서 이집트 정세는 물론, 중국의 간헐적인 민주화 시위 소식조차 모르고 있었으나, 이번 삐라 사건으로 이집트 문제에 조금씩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해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당국이 중동 민주화와 관련해 특히 대학생들의 동요를 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국은 각 대학마다 1명씩이던 보위 지도원을 4명으로 늘리고, 대학담당 보안원들을 새롭게 배치해 기숙사 등에서 대학생들의 활동을 일일이 감시하고 있다.

RFA는 당국이 개통된지 두 달밖에 안된 국경지역 휴대전화 통신을 모두 차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22일부터 리비아에 간호사나 건설인력으로 나가있는 북한 주민들에 의해 평양 주민들에게까지 중동의 민주화시위 소식이 전파되고 있다고 한다. 리비아에는 북한 근로자와 이들을 관리하는 당국자, 의사·간호사 등 의료진 등 2백여명이 체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