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24일 밤 11시 15분 <뉴스추적> 프로그램을 통해 최근 불거지고 있는 개신교-불교 간 대립 양상을 다루며 “한국사회가 전례 없는 종교갈등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프로그램은 얼마 전 소위 ‘봉은사 땅밟기’라는 이름의 동영상 파문을 비롯해 대구 팔공산 불교역사문화공원 사업의 백지화 등 영남지역 사례를 통해 개신교와 불교 사이에 일어난 최근의 대립 양상들을 소개했다.

이 과정에서 SBS <뉴스추적>은 사건의 발단과 갈등 구조 등을 각 종교에 속한 인사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설명했고, 결국 양 진영의 갈등을 부추긴 것은 원칙없는 정부 기관의 행정과 서로를 인정하지 못하는 종교적 편협함이라고 결론지었다.

이번 방송에서 SBS <뉴스추적>은 과연 갈등의 책임이 어느 쪽에 있는가를 찾기보다, 다종교 사회였음에도 그간 종교갈등이 없었던 한국이 점차 이 문제에 심각하게 직면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물론 불교계 인사의 말을 인용해 “(개신교가) 불교는 물론 민족문화 자체를 깡그리 폄하하고 있다” “(개신교가) 다른 모든 종교와 영적 전쟁을 하자는 것” 등 다소 개신교의 의도를 왜곡한 측면이 있었으나 전체적인 방송의 비중은 종교갈등에 더욱 맞춰졌다.

SBS <뉴스추적>은 이러한 종교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서로의 종교를 이해하는 열린 마음과, 종교갈등을 해결하려는 종교인들의 자정 노력, 그리고 정부와 정치권 및 시민사회의 중재 등을 꼽았다.

서울대학교 종교학과 정진홍 교수는 “종교 간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선 ‘탈종교화된 종교인들’이 필요하다”며 “서로가 자신만이 옳다는 입장을 버릴 수 있느냐가 문제를 해결하는 관건”이라고 제작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그러면서 제작진은 다원화된 종교 사회에서의 성숙한 종교의식과 이를 위한 열린 종교교육 등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또한 급속히 커지는 이슬람 세력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종교 간 연대가 필요하다는 한 종교 전문가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개신교계 관계자들은 “결국 다원화에서 해결점을 찾고 있는데 이는 유일신을 믿고 구원을 강조하는 개신교 교리 자체를 고려하지 않은 것이고, 무엇보다 진보 종교인들의 입장만을 대변한 것”이라며 “왜 개신교가 공격적 선교의 특성을 갖게 됐는지를 신학자와의 인터뷰 등을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취재하지 못한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지적했다.

방송 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불교 편향 방송이었다” “종교간 갈등을 오히려 조장하고 있다” “어느 정도 개관적 입장에서 다뤘다” “전에는 통일교 두둔하는 방송을 하더니 이번엔 기독교와 불교를 싸움붙이고 있다”는 등 다양한 관련 글들이 올랐다.

한편 SBS는 지난 달, 통일교 관련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통일교를 홍보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