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오디션’의 시대다.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남자의 자격 합창단은 예상치 못한 화제를 일으켰다. 방송을 통해 소개된 오디션 참여자들은 스타덤에 올랐다. 케이블 방송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K2’는 134만명의 오디션 지원자를 끌어모으며 네티즌들 사이에 열풍이 일고 있다. 아메리칸 아이돌 Top20진출자, 밤무대 가수 등 다양한 사람들이 오디션에 참가했다.

첫번째 시즌 우승자 서인국은 성공적인 데뷔를 하며 가수의 길을 걷고 있다. 두번째 시즌 우승자 허각의 데뷔곡 ‘언제나’는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며 국내 주요 온라인 음악사이트에서 쟁쟁한 아이돌그룹들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엠넷 미디어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를 소개하는 웹사이트. 두번째 시즌의 우승은 허각이 차지했다.

기획사에 의해 제조된 아이돌그룹의 음악에 염증을 느낀 대중들은,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가창력을 소유한 아마추어들에게 열광했다. 게다가 드라마틱한 스토리텔링도 한몫한다. 영국 오디션 프로그램 ‘브리튼즈갓탤런트’를 통해 핸드폰 영업사원에서 전 세계적인 테너로 발돋움한 폴 포츠의 사례와 비슷한 신분상승 스토리들이 감성을 자극한다.

두번째 시즌 우승자 허각은 불우한 가정환경으로 중학교를 중퇴했고 환풍기 설치 기사와 밤에는 행사 가수를 전전하며 실력을 쌓아오다 슈퍼스타 K2에 참여해 우승을 차지했다. 허각은 드라마보다 더 환상적인 스토리의 주인공이 됐고, 왠만한 스타가 부럽지 않은 바쁜 스케줄을 소화해내고 있다.

슈퍼스타K는 심사위원 점수의 비중은 30%이며 실시간 문자투표 점수가 60%를 차지한다. 실시간 문자투표는 네티즌 각자가 응원하고 싶은 대상에게 투표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네티즌들의 손에 우승 여부가 달려있다.

네티즌들은 평범한 단역전문 배우였던 ‘티벳 궁녀’ 최나경 씨의 인생도 바꿨다. 독특한 외모로 네티즌들의 시선을 끈 그녀는 한동안 인터넷 상에 회자되다 화장품 광고모델로 발탁되고 시트콤에 출연하는 행운을 얻었다. 한 순간에 인생이 뒤바뀐 것이다. 문화를 수동적으로 소비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제 대중이 문화를 생산하는 주체가 된 셈이다.

한국교회에도 CBS나 극동방송을 비롯한 방송사나 교단 등이 주최하는 창작복음성가경연대회가 매년 열린다. 복음성가를 이끌어가는 인재들이 이러한 경연대회를 통해 배출돼 교회음악 문화에 활기를 가져다 주었다. 하지만 요즘은 과거에 비해 그 영향력과 비중이 줄어들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매년 배출됐던 경연대회 우승자들은 지금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CCM 콘서트는 기존에 많이 봐왔던 얼굴들만 출연한다. 새로운 얼굴들을 보기 힘든 한국CCM을 살리려면 네티즌의 힘이라도 빌려와야 하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