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여혜 권사.
화가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한 1995년부터 지금까지 10여년이 넘는 기간동안 ‘기독미술’이라는 한 길만을 걸어온 구여혜 권사.

한국미술인선교회 회장을 역임하고, 한기총 창립20주년 기념 초대작가전 전시감독, 대한민국기독교미술대전 심사위원 등을 거친 구 권사는 한국 현대 기독미술의 발자취를 몸소 체험해온 산 증인이다.

최근 열다섯번째 개인전을 인사아트센터에서 개최하기도 한 구 권사는 개인전 이후에도 홀리클럽 10주년 작가전과 소망교도소 작가전 등으로 눈코뜰새 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구 권사는 “10년 전에 비하면 기독미술이 많이 발전했다. 당시 ‘크리스천 스토리’를 내세워 전시회를 하려면 화랑이나 갤러리 관장들의 반대가 심했다”면서 “지금은 그 모든 어려움을 감수하고 기독미술가로서 살아오길 잘한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지금은 기독미술가라며 당당하게 크리스천 정체성을 드러내며 활동하는 작가들이 많이 생겼지만, 구 권사가 처음 화가의 길로 들어섰던 10년 전에는 소수의 사람들만이 발걸음을 내디뎠다. 종교성을 표현한 그림은 일반 미술계에선 격(格)이 떨어지고, 예술성이 없다며 천대받았다.

구 권사가 기독미술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전적인 기도응답이었다. “1992년에 개인전을 준비했는데 순간순간 막으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강하게 느꼈어요. 40일 새벽기도회를 하며 하나님의 뜻을 구했습니다. 기도 끝에 기독교 정체성이 드러난 미술을 시작해야겠다는 마음을 주셨어요.”

1995년 인사갤러리에서 ‘삶과 죽음’을 테마로 한 첫 개인전을 열었다. 기도응답만으로 그 길을 홀로 나섰다 생각했지만 하나님께서 한국미술인선교회라는 단체를 알게 하셨고 비슷한 처지의 동료들을 만나게 됐다.

구 권사는 하나님께서 기독미술을 사용하시는 이유가 분명히 있다고 믿는다. “1999년, 화랑미술제라는 아트페어에 참가하며 사단의 세력이 미술이라는 문화영역 가운데 교묘히 주장하고 있음을 발견했어요. 그런데 막상 기독교 분야는 하나님께서 사용하실 도구조차 없었습니다.”

그 이후, 구 권사는 문화 영역에서 하나님의 군사로 쓰임받는다는 사명감을 갖고 더욱 적극적으로 이 일에 매진했다. 구 권사는 “기독미술가라는 이유로 위축될 필요없다”며 “기독미술이론조차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던 10년전에 비해 다양한 기독미술 관련 세미나도 열리는 등 기독미술은 분명히 성장하고 있는 중”이라고 긍정적인 시각을 제시했다.

구 권사는 “기독미술이 발전하려면 작가의 실력과 영성이 더욱 공교해져야 한다”면서 “현대인들에게 시각예술이 미치는 영향력은 강력하다. 목회자나 성도님들도 좀 더 기독미술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