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이하 현지시각) 개막한 제3차 케이프타운 로잔대회에 참여 중인 교인들이 함께 테이블을 나누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서 올 것으로 예상됐던 2백여 대표들은 이 자리에 모습을 드러낼 수 없었다.

로잔위원회측은 중국 대표단으로부터 현지 당국의 출국 금지로 인해서 대회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18일 공식적으로 알렸다. 1989년 마닐라 대회 당시 중국 정부의 출국 불허로 중국 대표단을 위해 마련됐던 2백 석이 비어 있어야 했던 상황이 이번 대회에서도 또다시 반복된 것이다. 중국 대표단들 모두는 유효한 여권과 비자를 포함해 적법한 문서를 갖추고 있었으나 출국 심사에서 제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더그 버드셀 로잔위원회 총재는 “이런 일이 재발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우리의 중국인 형제 자매들에게 닥친 놀랍고도 불행한 제재는 중국 정부가 이같은 국제적인 성격의 대회에 대해 갖고 있는 조심성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로잔위원회는 중국 정부에 이번 일로 맞설 의도는 없다”고 밝혔지만 “우리의 형제 자매들에 대한 순수한 의도에서의 초대가 당국에 의해 오해받은 것은 유감”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버드셀 총재는 또한 “이러한 조치가 중국 내 이뤄지고 있는 종교적 제한의 새로운 기준으로 작용하지 않기를 바란다”고도 우려했다.

한편 남아공 로잔위원회 피터 타란탈 의장은 “중국 당국의 이같은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히고 “중국 대표단의 부재는 우리에게 큰 실망으로 다가오며, 중국인 형재 자매들과 함께 나눌 수 있었던 경험들을 잃어버리게 된 것은 매우 가슴 아픈 일”이라고 전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아프리카-중국 간 대화의 시간이 일정 중에 마련돼 있었으나 이로 인해 취소되게 됐다.

중국세계를위한로잔운동(Lausanne Movement for the Chinese World)의 국제 디렉터로 섬기고 있는 몰리 리 목사는 “이번 일로 인한 충격이 크지만 우리는 하나님께서 여전히 권좌에 앉아 계시며 당신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을 위해 일하고 계심을 믿는다”고 밝혔다.

비록 중국 대표단들은 참여할 수 없게 됐지만, 이번 로잔대회는 전 세계 모든 대륙의 198개 국가로부터 온 4,200여 교인들이 함께하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복음주의 모임으로서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