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섭 집사(경원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보석처럼 빛나는 종탑과 교회 전경
외부 세계와 소통으로서 메시지 전달이 확실하고 교회의 상징성을 반영한 드라마틱한 형태를 지니고 있는 크리스탈 케더드랄(Crystal Cathedral, 수정교회)은 캘리포니아의 명소이기도 하다.

1980년 미국 캘리포니아의 가든 그로브에 위치한 유리로 구성된 교회는 ‘능력의 시간’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수백만 명의 시청자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던 TV 복음주의자인 로버트 슐러(Robert H. Schuller) 목사의 후원에 의해 이루어졌다. 그는 교회의 설계를 20세기 현대건축의 대표적 건축가 중 한 사람인 필립 존슨(Philip Johnson)에게 의뢰하였고, 그 후 두 사람은 건축주와 건축가로서 6년 간의 긴 협동작업을 통해 교회를 완성하였다.

로버트 슐러 목사는 외부세계에 열려있고 사람들이 편안하고 쉽게 즐겨 모이는 장소이자 복음이 넘치고 영감을 주며 정신을 고양시킬 수 있는 교회 건축을 원했다. 따라서 그는 건축가가 제안한 하늘로 열린 투명한 유리지붕을 발전시켜 벽과 천정이 투명한 교회를 만들도록 강력히 희망하였다. 그의 개념이 반영되어 디자인된 교회는 외피는 그물망과 같은 금속제의 하얀 입체 트러스에 의해 지지되는 만 장이 넘는 판유리로 구성되었고 실버 코팅을 한 반사유리는 내부온도가 외부온도를 초과하지 않도록 빛을 차단한다.

찬란하게 빛나는 거대한 보석 같은 교회 형태는 수마일 밖에서도 조망되며 야간에는 환상적인 발광체로써 이정표의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또한, 수정과 같은 외부형태는 보는 방향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표현된다. 내부공간은 옆으로 긴 별 모양으로, 좌우의 장축의 길이는 약 125m에 이르고, 전후의 단축의 길이는 그 절반인 약 62.5m로서 회중들의 성소에 더 강력하게 집중시키기 위하여 라틴 크로스(Latin Cross)의 평면형식을 변형시켜 만들었으며 3,000명의 회중을 수용할 수 있다.

주 출입구 맞은편 삼각형 부분에는 성가대와 강단으로 이루어진 성소를 두고, 그 앞의 아래층에는 주 회중석을, 그리고 성소를 제외한 3면의 삼각형 부분은 1층 레벨을 필로티로 만들어 출입구들을 두고 그 상부 2층에 계단식의 회중석을 두었다. 이 발코니형의 회중석으로 인해 비록 예배공간의 천장높이가 최고 약 39m까지 되어 있는 공간이나 놀라울 정도로 친밀한 느낌을 준다.

▲벽과 천장이 유리로 구성된 예배장소
아래층 회중석에는 주 출입구로부터 성소에 이르기까지 예배 공간의 중심축을 따라 넓은 중앙 통로를 내고 그 좌우에 병렬로 회중석을 배치하였다. 중앙통로에는 중심축을 따라 12사도들을 상징하는 12개의 분수를 일렬로 설치하였는데, 이 분수들은 예배를 시작할 때 입당 행진의 음악과 함께 작동하기 시작하여 설교를 시작하면 작동을 멈추어 예배의 극적인 효과를 연출한다. 이러한 연극적인 제스처는 강단과 외부 주차장을 시각적으로 연결한 거대한 유리문에서도 나타난다. 예배가 시작되면 강단의 한쪽 벽에 있는 문들이 열리면서 예배 공간 밖 주차장의 자동차 안과의 시각적인 소통이 이루어지며 설교자와 인사를 나눌 수 있게 해준다.

교회 평면의 세 모서리에 둔 출입구들은 예배 전후의 많은 회중들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며, 특히 세 방향의 출구는 회중들이 예배를 마친 후 짧은 시간 동안에 예배 공간 밖으로 나올 수 있게 해준다. 이러한 출입구 방식은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예배 공간에서 유사시 신속한 대피를 위해서도 매우 유용하며, 출입구 밖의 넓은 필로티는 우천시에 혼잡을 피하게 해준다.

주 출입구 반대편의 넓은 모서리에 설치된 강단은 예배 공간 속에서 재료와 단의 넓이와 높이, 그리고 거대한 파이프 오르간으로 인하여 화려하고 웅장하다. 파이프 오르간은 16,000개의 파이프를 가졌으며 세계 5대 대형 파이프 오르간의 하나이다. 단의 바닥과 벽은 회중석과 구별되도록 장미 빛의 화강암으로 되어 있고, 넓이는 1,000명의 찬양대를 수용할 만큼 넓게 구성되어 있다.

▲파이프오르간
거대한 내부 공간의 쾌적한 환경을 위해서는 환기가 필수조건이다. 벽에 설치된 전동장치를 부착한 창으로 밖의 공기를 끌어들이고 내부의 더운 공기는 지붕을 통해 배출된다. 교회 건물과 구 예배당 및 종탑 사이에는 넓은 마당이 있어 교인들의 교제에 유용하게 쓰이며, 옛 건물들의 모습이 유리벽에 반사되어 교회에 활기를 불어준다.

이 교회건축에 대한 건축가 필립 존슨의 개념은 1990년에 종탑과 채플을 완성하면서 실현되었다. 종탑은 지상 86.7m의 높이를 가지고 있고 내부의 구조틀은 강관으로 만들고 그 위에 표면 광택을 낸 88개의 가느다란 삼각형 스테인레스관들을 수직으로 붙였다. 따라서 종탑의 모습은 높낮이를 조절한 프리즘 형태의 세장한 수직선들이 역동적으로 집합된 형태가 되어, 중세 고딕성당 첨탑의 스파이어를 연상케 하며 햇빛의 방향과 색에 의해 다양한 이미지를 연출한다.

종탑 밑 중앙에는 작은 채플을 두었다. 이 채플은 원에 가까운 12각형의 평면 위에 몇 가지 색의 대리석 기둥들이 반복되어 벽을 이루고 그 위에 반구의 돔이 얹혀져 있는 형태로 그 모습은 상부의 탑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절제되어 있다. 돔의 완만한 곡면은 위로부터 내려오는 프리즘들의 뾰족한 끝의 힘을 부드럽게 받아준다.

건물 전체가 유리로 지어져서 안에서 밖이 모든 각도에서 보인다. 다양한 색의 아름다운 여러 정원들과 나무들에 의해 계절의 변화와 자연의 변화를 볼 수 있으며 성경구절로 되어 있는 바닥에 성경 속의 사건들을 형상화한 조각물 등 교회의 내, 외부 공간은 아름다운 장소와 찬란한 빛 속에 성경말씀이 녹아 있다.

※<새문안>지는 새 성전 건축의 순조로운 기획과 진행을 위해 기도하는 마음으로 <세계의 교회>를 연재한다. 세계의 교회 건축 소개에 앞서 그동안 4회에 걸쳐 새문안교회 예배당의 건축역사를 돌아보았고, 이제부터 세계 곳곳에 있는 교회 건축을 돌아본다. 필자는 새문안교회 내 건축전문가들로 구성된다.

출처: 새문안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