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김정일의 긴급 방중은 북한으로 본다면 대한민국과 미국 대(對) 북한과 중국 간의 정확한 전선을 대내외에 과시하고 후계문제와 한반도 비핵화, 그리고 6자회담 등에 대해 알려진 것과 달리 중국과의 의견 충돌을 보이는 상황에서 담판을 짓기 위한 ‘초조함의 발로에 의한 기습 방중’으로 보여 진다.

중국 측에서 보면 북·중 혈맹을 강조하는 표정 관리를 전 세계에 하고 있지만, 사회주의 체제에서 세습은 있을 수 없고북한 지도부에 대한 중국인들의 비난, 그리고 국제사회가 G2 국가의 책임있는 리더로 인정하지 않는 부담 속에서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유도하는 정책으로 변환시키기 위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와 때를 맞춰 방한한 우다웨이 6자회담 중국 수석대표의 행보(行步)를 본다면 대한민국으로서는 솔깃한 제안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오늘 대북 수해지원 1백억원,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의 “북한이 중국에 자주 가는 것이 좋다”는 말씀은 중국 측의 제안에 답변한 것이고, 앞으로 대화 국면이 열릴 것으로 보여진다.

이런 결과물들 앞에서 지금껏 대한민국 정부의 외교전은 알려진 것과는 달리 성공적이었다고 평가받을 만 하다. 너무나 중요한 순간이기에 염려가 앞서는 것은 쌀을 주는 대북 원조의 문제가 아니라, ‘목표의식과 원칙에 대한 정확한 기준이 세워져 있느냐 ?’다.

큰 패러다임 변화가 있을 것이고, 단순한 순간이 아닌 역사적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따라서 이명박 대통령이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면 우리가 과연 개혁·개방의 수준에서 만족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지난 1994년 대북 포위망을 허물어 김일성 집단을 살려준 카터의 실패, 그리고 허울 좋았던 대북 정책들이 실패한 이유를 유심히 바라볼 필요가 있다. 그것은 단순하다. 북한 집단과의 대화와 협상이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 협상 자체가 북한 집단과의 협상이었을 뿐, 진정 고통받는 북녘 동포들을 바라본 협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지난 1994년처럼 아무리 좋은 정책과 협상력이라 할지라도 이것을 간과한다면 또다른 실패를 낳을 가능성이 크며, 그것은 북녘 동포들에게 또다시 어둠의 시간을 연장해 주는, 역사에 죄를 짓는 행위가 될 수 있다. 인질마저도 외교에 활용하는 심리전과 기만 전술에 뛰어난 그들에게 시간을 연장해 주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하나님께서 이명박 대통령을 지금 그 자리에 있게 하신 이유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지도자들 중 특히 이명박 대통령을 세우신 데는 북녘 동포들에게 ‘종교의 자유’와 ‘예배의 자유’를 주기 위함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명박 대통령께는 위대한 기회가 주어졌다. 그러나 이 위대한 기회를 외면한다면 하나님께서는 다른 주권자를 세우셔서 그의 목적을 이루실 것이다.

조성래 팍스코리아나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