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윌리암 캐리로부터 시작된 개신교 선교의 열매는 놀랍다. 서구권 선교사들의 수고의 결과는 비서구권, 즉 제3세계 국가에서도 선교사가 눈에 띄게 활동하기 시작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명실상부하게 ‘세계교회’가 선교에 동참하는 시대를 열고 있는 것이다. 남반구에 기독교인이 더 많으며 이제 중국이나 일본, 아프리카, 남미 지역에서도 선교사들이 파송되어 활동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 가운데서 한국은 서구권이나 비서구권 모두가 인정하는 독특함을 갖고 성장하여 세계선교에 많은 부분을 기여하게 되었다. 개신교 선교역사 120여년 만에 전세계에서 선교사를 두번째로 많이 파송하는 선교국가가 되었으며, 계속해서 세계선교의 선두 주자가 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전세계의 기독교인이 선교에 동참하고 있는 시점에서 한국선교는 이제 양적 성장도 견지해야 하지만 보다 내실 있고 성숙된, 효율성을 높이는 선교를 해야 하는 시기를 맞고 있다. 20세기 말부터 더욱 강조되기 시작한 미전도종족선교가 활성화되면서 지적 받고 있는 선교의 중복투자는 서구선교나 한국선교 모두가 풀어나가야 하는 숙제로 대두되었다. 여기에 제3세계의 여러 국가에서도 선교사를 파송하고 있기 때문에, 즉 세계교회가 선교에 동참하기 때문에 선교사 집중 현상은 더 심각할 것으로 생각된다. 앞으로 선교게가 함께 ‘주님의 다시 오심’을 준비하기 이해서는 보다 더 지혜롭고 효과적인 선교 전략들을 공유하면서 개발해 나갈 필요가 있다. 또한 선교 상황도 변화하고 있다. 선교지에 대한 개념도 ‘모든 곳에서 모든 곳’으로 전세계가 다 선교지가 되고 있다. 복음이 필요한 사람들도 이동하고 있고 기독교권에서도 다시 복음이 필요하다 하여 역선교도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한국선교 비교우위 지역 조건’에 관한 연구를 시도하게 되었다. 한국선교는 서구와 비서구 사이에서 교량적 위치를 담당하면서 보다 효과적으로 선교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2008년 12월말 통계로 한국선교사는 168개국에서 19,413명이 활동하고 있다. 그 가운데 15,725명 약 75% 이상이 30개국에 몰려 있다. 한국선교사가 활동하는 지역은 타국 선교사들도 역시 활동하는 지역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제 한국선교가 생각해야 하는 것은 선교지 선택의 우선순위와 당위성, 그리고 선택한 지역에 적합한 전략들이다. 비교우위지역 조건을 규명해 보는 것은 그러한 틀을 제공할 수 있다. 본 연구가 가졌던 질문은 첫째 ‘선교에서의 비교우위 개념은 무엇인가’, 둘째 ‘한국선교의 비교우위 지역 조건은 무엇인가’에 대한 두 가지였다.

선교 영역에서의 비교우위 개념을 정리하는 첫 시도이기 때문에 문헌을 통해 ‘선교에서의 비교우위 개념’을 정의하고자 하였다. 선교에서의 비교우위 개념은 성경에 나타난 바울과 베드로의 사례가 기초가 되었다. 연구 결과 ‘선교 영역에서 선교 현장이 갖고 있는 특징적인 요소들이 파송 받는 선교사가 갖고 있는 특징적인 요소들과 잘 부합되어 그 선교 현장에서는 A국 선교사보다는 B국 선교사가 사역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정의하였다. 그리고 따름 정의로서 한국선교 비교우위 지역이란 ‘한국인 선교사로서 타 국가 선교사들에 비해 타문화권 선교지에서 보다 빠른 적응과 장기적인 복음전도가 가능하여 선교적 열매, 즉 교회 개척과 제자 양육을 비롯한 다양한 사역의 효율성 높은 결과들이 독특하고 우월하게 나타나고 있거나 그것이 가능한 지역(또는 국가)’이라고 규명하기로 하였다.

비교우위를 갖는 ‘특징적인 요소’를 찾기 위해 설문지를 작성하여 비교우위 지역 조건을 조사하였다. 조사 방법은 선교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설문을 통해 진행되었다. 한국선교의 비교우위 조건에 해당되는 46개의 항목을 설문지화하여 선교학 교수, 10년 이상 현지 사역경험을 한 선교단체장(총무급 이상), 목회자, 20년 이상의 활동경력을 가진 국내 선교동원가, 그리소 선교 기자 등 선교 전문가 그룹 30명의 의견을 종합하였다. 한 달에 걸쳐 수집된 설문은 통계분석을 통해 정리되었다.

통계 분석 결과 46개 항목 가운데 60% 이상이 되는 27개 항목을 비교우위 결정 요소로 선택하고 27개 변수 항목을 유사성으로 묶어 최종적으로 6가지의 ‘비교우위 조건’으로 구분하였다. 6가지 한국선교의 비교우위 지역 조건은 선교사를 받아들이는 현장(Receiving, 관점)과 선교사를 보내는 한국(Sending 관점)과 관련된 내용으로 나누어졌다. 27개 항목 가운데 17개가 현장과 관련된 성격을 갖고 있으며 10개가 보내는 또는 가는 한국과 관련된 성격을 갖고 있어서 현장 중심의 조건이 더 압도적인 것을 알 수 있었다.

한국선교의 비교우위 지역 조건은 ‘생활적 안정, 사회적 안정, 사역적 안정, 접근성, 호감성, 공감성’의 6가지이다. 따라서 A라는 선교지가 ‘한국에서 접근하기 쉽고, 한국에 대한 호감도 있고 한국과 공감할 수 있는 요소들이 있으면서 선교사 생활 환경이 비교적 안정적이고 사회적 요소들이 한국과 유사하고 사역하기 용이한 환경’이라면 이 지역은 한국선교사의 비교우위 지역이라고 결론 내릴 수 있게 된다.

여러 가지 한계를 갖고 처음 시도된 이러한 연구를 통해 한국선교가 보다 전략적이고 효율성을 높이는 선교를 보여주면서 세계교회와 협력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6개의 비교우위 조건은 추후에 한국선교사가 75% 이상 사역하는 30개국에 대한 분석 기준으로 사용하고자 한다.(계속)

한국형선교개발원 제공

한국형선교개발원(Institute for Korean Aspect Mission Development)은 마태복음 24장14절, 요한계시록 7장9절 말씀이 이루어 질 것을 확신하며 선교의 남은 과제를 향해 한국선교의 바른 방향을 계도하는 연구개발을 목적으로 2008년 4월 설립됐다. 한국형 선교전략 발굴 및 출판, 한국형 선교 정착을 위한 리서치와 개발, 한국형 지역교회 선교 컨설팅 등 세가지 사역에 중점을 두면서 한국형 사역 모델을 발굴하여 세계 선교계에 통찰력을 주는 역할을 감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