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집된 설문지를 분석에 의해 27개 비교우위 조건 항목을 선정하였다. 다시 27개 항목은 크게 2개 영역의 그룹으로 나누어진다. 2개 영역 가운데 첫번째 영역은 현장과 관련된 내용들이며, 두번째 영역은 한국 상황과 관련된 내용들로, 비교우위 조건을 결정하는 변수들이 선교사를 받아들이는 현장(Receiving 관점)과 선교사를 보내는 한국(Sending 관점)과 관련된 내용으로 나누어짐을 알 수 있다. 즉 27개 항목 가운데 17개가 현장과 관련된 성격을 갖고 있으며 10개가 보내는 또는 가는 입장인 한국과 관련된 성격을 갖고 있는데, 현장 중심의 조건이 더 압도적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것은 선교에 있어 ‘선교 현장(Mission Field)’ 조건이 우선되어야 함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10개 항목은 한국선교사들의 경험이나 배경을 비교우위 조건으로 규명할 수 있는 요소들이었다.


27개 결정요인 항목들은 선교현지 관점을 나타낸 비교우위 조건과 한국 관점을 반영한 비교우위 조건으로 크게 구분할 수 있으며 27개 결정요인 항목이 갖고 있는 의미나 내용에 따라 6가지의 구체적인 비교우위 조건을 도출해 낼 수 있다.(표 참조) 선교 현장 관점에서 뽑을 수 있는 비교우위 조건은 생활적 환경, 사역적 환경, 사회적 환경이며 한국 관점을 포함한 비교우위 조건은 접근성, 호감성, 공감성이다. 따라서 선교사가 사역하는 현장의 생활적 환경, 사역적 환경, 사회적 환경과 한국에서의 접근성, 한국인에 대한 호감성, 한국과의 공감성의 6가지를 한국선교의 비교우위 지역 조건으로 제시한다.

현지 관점을 반영한(Field-oriented) 비교우위 조건들

선교 현장과 관련된 비교우위 조건은 총 17개 항목이다. 17개 비교우위 결정 요인은 생활적 환경, 사역적 환경, 사회적 환경의 조건으로 그룹 지을 수 있다.

(1) 생활적 환경의 비교우위 조건
생활적 환경이란 선교사가 현지에 들어갔을 때 정착해 나가기 위해 필요한 과정으로 하드웨어적인 요소들을 의미한다. 선교사가 현장에 처음 들어갔을 때 정착에 용이하도록 생활적 환경이 갖추어 진다면 선교사는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갖고 현장에 적응해 갈 수 있다. 생활적 환경과 관련된 조건들은 비단 한국선교사만이 아니라 모든 선교사들에게 해당되는 조건이 될 수 있는 ‘선교적 조건’과도 맞물린다.

생활적 환경의 비교우위 조건은 사역자의 생활과 관련된 매우 기초적인 조건들이다. 선교 현장이 선교사가 정착하기에 너무나 척박하다면 장기적으로 사역을 계획하기 어렵다. 언어 배우는 환경, 적게 드는 생활비, 현지 정착에 용이함, 한인교회 존재, 장기 사역이 가능하다는 항목이 결정 요소로 꼽혔는데, 특별히 적게 드는 생활비(83.3%)나 한인교회 존재(83.3%)가 높은 퍼센트로 나타났다. ‘적게 드는 생활비’라는 것은 앞으로 보내는 측의 변화를 예상한 항목으로 볼 수 있다. 한국교회의 선교비 지원 부담을 힘들어하는 교회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고 하는데 선교 현장에서 필요한 생활비가 너무 많이 들면 파송교회의 부담이 커지게 마련이다.

또한 한인교회 존재가 높은 퍼센트의 조건으로 나타난 것도 선교 현장에 있는 한인교회의 선교적 역할의 중요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한인교회는 전략적으로 선교사들과 연계하여 시너지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동인이 된다. 예를 들어 중국 북경에 있는 한인교회들은 선교사 지원만이 아니라 서부 선교 지역에 유학생들을 단기 선교사로 보내는 등, 중국 서부 지역 선교사들과 연계해서 사역을 돕고 있다. 이미 중국어가 능통한 단기 헌신자들이기 때문에 서북 지역 선교사들의 사역에 직접적으로 협력하는 예를 중국 내에서는 많이 볼 수 있다.

(2) 사역적 환경의 비교우위 조건
사역적 환경이란, 선교사가 정착하여 사역을 펼쳐 나가기 위해 활용될 수 있는 자원들이나 기회들을 의미한다. 사역을 위해 파송된 선교사들은 현장에서 ‘사역할 수 있는 틈새’를 찾아내고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사역의 기회가 많은 곳에는 당연히 선교사가 있어야 한다. 현장에서 나타나는 사역의 필요들이 보냄 받은 선교사의 특성이나 강점에 상응한다면, 선교사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사역 기반이 형성되는 것이다. ‘비즈니스를 통한 선교의 기회’, ‘전략적 가치가 있는 지역’, ‘외국 문화에 수용적’, ‘성경 번역이 되어 있다’, ‘다양한 사역이 가능한 곳’, ‘과거 영적 부흥의 경험이 있는 곳’ 등의 결정 요소 가운데 ‘전략적 가치가 있는 지역’(83.3%)과 ‘다양한 사역이 가능한 곳’(80%)이 높은 퍼센트를 나타냈다.

모든 선교지의 전략적 가치는 우선순위를 매길 수 있다. 사역의 기회를 보다 많이 제공하거나 사역의 기회가 많은 지역, 예를 들어 중국 신장성의 우루무치 같이 다양한 민족들이 모여 있는 관문도시는 사역의 기회도 제공하면서 전략적인 가치도 지닌 곳이다. 중국의 관문도시 가운데 전략적 우선 순위를 준다면 우루무치는 상위권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선교 현장에서 찾아낼 수 있는 사역적 환경은 비교우위를 평가할 수 있는 조건이 된다.

(3) 사회적 환경의 비교우위 조건
사회적 환경은 현장만이 갖고 있는 사회적 특성으로 사역자가 복음의 접촉점을 찾아 낼 수 있는 요소들을 의미한다. 선교 현장의 사회적 요소들은 복음 수용자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요소들이다. ‘개발도상지수가 낮다’, ‘도시화율이 높다’, ‘공동체 중심의 대가족사회이다’, ‘현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근대화 과정이 일어나고 있다’, ‘남성 중심의 사회이다’가 비교우위 결정 요소로 나타났다.

대부분 한국 사회의 경험이 잘 살려질 수 있는 요인들로 구성되어 있다. 가장 높은 비율로 ‘현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83.3%)로 나왔는데, 현대화가 일어났을 때 나타나는 현상들은 복음전파의 위기이면서도 기회가 되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 이러한 현상 속에서 한국선교사들은 성장기를 보낸 사람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 환경에서 나타난 조건들은 한국선교사가 타국 선교사들보다는 선교 현장을 쉽게 이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들은 공동체 중심의 대가족과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소외된 여성들의 삶을 보고 자랐다. 고부갈등 같은 문제를 체험한 여성 사역자는 이슬람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여성들이 겪는 문제를 타국 선교사보다는 정서적으로 수용하면서 그들을 위로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관점을 반영한(Sending Base-Oriented)의 비교우위 조건들

선교지까지의 지리적 거리감을 포함해서 우호성 등이 포함된 군집요인들은 보내는 입장의 한국과 파송된 선교사에게 직접적으로 관련된 항목들이 포함되어 있다. 한국 입장, 즉 보내는 측면에서의 비교우위 조건이다. 10개로 모아진 비교우위 결정 요인은 접근성, 호감성, 공감성의 세 가지의 비교우위 조건으로 나누어진다.

(1) 접근성에 해당되는 비교우위 조건
접근성이란, 지리적이나 심리적, 문화적으로 가깝게 여겨져 선교지의 사람들이나 한국선교사가 상호간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선교 현장이 가깝다는 것은 파송받는 자나 보내는 자 모두에게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준다. 모든 지역이 선교지이기는 해도 한국이 다가가기 쉬운 지역은 선교를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해 나갈 수 있다. 지역적 접근성은 선교지 분담에도 틀을 제공한다. 전 세계교회의 협력 관점에서도 선교하는 국가들이 서로 지역적 분담을 한다면 당연히 한국은 한국과 인접한 지역이 선교대상 지역 우선 순위에 오를 것이다. 중남미 지역에 선교가 필요한 지역이 많이 있으나, 그곳에는 북미(캐나다, 미국)의 기독인들이 더 쉽게 지리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이런 점에서 중남미 선교지는 한국보다는 그들이 더 비교우위 지역일 것이다.

‘한국에서 가기 쉽다’, ‘선교 관심자들의 방문이 용이하다’, ‘선교지까지의 교통비가 적게 든다’, ‘언어 배우기가 쉽다’라는 항목들을 비교우위 결정요인으로 보았다. 이러한 조건 가운데 언어 배우기가 쉽다가 86.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언어 배우기가 쉬운 것은 선교 사역에서 가장 큰 무기일 것이다. 유창한 현지 언어 구사는 그들에게 다가가는데 큰 힘이며 선교 현장 사람들의 깊은 곳까지 들어가는 접근성의 기초가 된다.

(2) 호감성에 해당되는 비교우위 조건
호감성은 한국 또는 한국 사람에 대한 친밀감을 의미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개별적으로 선호도가 있다. 마찬가지로 국가간에도 친밀감을 느끼는 정도가 있다. 한국에 대해 좋은 마음을 갖고 있다면 선교지에서 ‘한국인’이 환영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나라 국민에게 호감을 갖고 있다면 상호 간에 쉽게 다가가며 마음을 쉽게 연다. 한국에 대한 호감은 한국을 배우고 싶어하는 마음으로 연결되어 사역자에게 사역의 기회를 여러 면에서 제공한다. 근 몇 년 간에 일어난 한류의 열풍은 스쳐 지나가는 바람이나 거품으로 보는 견해도 있지만 아직 유효하다.

‘한국과의 관계가 우호적이다’, ‘한국에 근로자를 보내고 있다’,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가 비교우위 결정요인으로 나타났는데 ‘한국과의 관계가 우호적이다’와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가 96.7%로 가장 높은 비교우위 결정 요인으로 보았다. 특별히 문화적 호감성은 정치적 호감성으로까지 연결될 수 있다. 공적인 업무나 비자 문제 해결 등에 한국에 대한 호감을 갖고 있다면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플러스 알파가 있음을 선교 현장에서 종종 볼 수 있다.

(3) 공감성에 해당되는 비교우위 조건
공감성은 선교 현장의 사람들과 한국인이 비슷하게 갖고 있는 의식구조나 유사한 경험 요소들을 의미한다. 남아있는 선교지의 대부분은 20세기 들어오면서 많은 역사적 아픔을 갖고 있다. 한국 역시 예외는 아니다. 선교지와의 공통점을 배경으로 가진 사람은 그들에게 마음에 닿는 위로와 격려를 해 줄 수 있다. ‘사회구조 형태가 유사하다’, ‘식민지의 경험을 갖고 있다’, ‘민주화가 진행되고 있다’가 비교우위 결정 요인으로 나타났다. ‘사회구조 형태가 유사하다’가 90%로 높게 나타났는데, 과거의 식민지 역사와 전쟁을 겪은 상흔들, 그 가운데서 유지해 온 사회구조 속에서 일어나는 삶의 현상들은 그들과 쉽게 공감대를 형성할 것이다.(계속)
 

한국형선교개발원 제공
한국형선교개발원(Institute for Korean Aspect Mission Development)은 마태복음 24장14절, 요한계시록 7장9절 말씀이 이루어 질 것을 확신하며 선교의 남은 과제를 향해 한국선교의 바른 방향을 계도하는 연구개발을 목적으로 2008년 4월 설립됐다. 한국형 선교전략 발굴 및 출판, 한국형 선교 정착을 위한 리서치와 개발, 한국형 지역교회 선교 컨설팅 등 세가지 사역에 중점을 두면서 한국형 사역 모델을 발굴하여 세계 선교계에 통찰력을 주는 역할을 감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