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본철 교수(성결대학교)
지난 1년간 ‘배본철 교수의 세계순회 성령사역’을 연재했던 본지는 배본철 교수(성결대)의 새 글 ‘배본철 교수의 성령론 Q & A’를 매주 화요일 연재합니다. ‘방언이란 무엇인가’ ‘예언이란 무엇인가’ ‘직통계시가 가능한가’ 등 성령론에 관한 많은 궁금증들을 질문(Q)과 대답(A) 형식으로 속시원히 풀어줄 예정입니다.

Q) 기독교에서는 성령, 성령 하는데 도대체 성령이 무엇입니까? 성령과 하나님과는 다른 건가요? 아니면 성령과 성부 하나님,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와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A) 성령이란 영어로 Holy Spirit 또는 Holy Ghost라고 표현하며 문자 그대로 ‘거룩한 영’이라는 뜻입니다. 거룩한 영은 곧 하나님의 영을 일컫는 것이지요. 그런데 성경은 분명히 삼위를 지니신 한 분 하나님을 말씀하고 있으며 또한 이 삼위 하나님의 결속된 관계를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내가 아버지께 구하겠으니 그가 또 다른 보혜사를 너희에게 주사 영원토록 너희와 함께 있게 하시리니 저는 진리의 영이라 세상은 능히 저를 받지 못하나니 이는 저를 보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함이라 그러나 너희는 저를 아나니 저는 너희와 함께 거하심이요 또 너희 속에 계시겠음이라”(요 14:16,17)

이 성구에서 ‘내가’란 성자 예수님을, ‘아버지’란 성부 하나님을, ‘또 다른 보혜사’란 성령 하나님을 지칭하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온 우주와 만물을 창조하실 때, 삼위 하나님의 사역은 그때에도 함께 하셨습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말하기를, 성부 하나님은 창조 때에만, 성자 예수님은 구속사역을 이루실 때에만, 그리고 성령 하나님은 사도행전 2장의 오순절 성령강림 이후에만 각각 역사하신다고 말하는데, 이것은 큰 오해입니다. 이러한 해석은 삼위 하나님이 각각 특정한 시대에만 역사하신다고 하는 각시대주의(各時代主義)를 주장하게 되어 결국에는 하나님이 셋이라는 삼신론(三神論)의 위험에 빠지게 됩니다. 우리는 이러한 위험성을 경계해야 합니다.

어떤 이들은 말하기를 ‘하나님은 성령이다’라고 전제하면서, 구약의 성령을 유대인들은 여호와라고 불렀으며, 이 성령이 예수님 속에 들어왔을 때 예수님은 이 성령을 아버지라고 불렀으며, 오순절 성령강림 이후 신자들 속에 이 성령이 들어올 때 신자들은 이를 성령이라고 부르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이러한 이론은 완전히 역동적 단일신론(Dynamistic Monarchianism)의 오류에 빠진 것으로서, 진정한 삼위일체론과는 거리가 먼 것입니다.

또 어떤 이들은 성부 하나님이 가장 높고, 그 다음이 성자,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열등한 분은 성령 하나님이라고 보는 관념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성령 하나님이 어떻게 발현되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서 성부 하나님으로부터(from) 나와서 성자 하나님을 통해(through) 성령 하나님이 나온다고 설명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견해는 종속적 삼위일체론이라고 하는데, 만일 우리가 이런 신념을 받아들인다면 우리의 신앙에는 큰 위험이 따르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우리에게는 성령을 성부나 성자보다 열등한 신으로 간주하게 되거나 아니면 성령을 하나님으로부터 나오는 어떤 힘이나 영향력 정도로만 생각하게 되는 경향성이 생깁니다. 이러한 잘못된 신념에는 성령을 인격적인 통치자로서의 하나님으로 알고 교제하며 순종하는 복음적 영성의 핵심이 결여되기 마련입니다.

이와 같이 올바른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이해를 갖지 못하면 결국 복음적인 신앙에 큰 손상을 입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신뢰할 수 있는 복음적 삼위일체론은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은 서로가 평등하며 상호협력의 관계 속에 있음을 믿는 신앙입니다. 창세기 1장 2절 본문 중에 “하나님의 신은 수면에 운행하시니라”는 말씀은 바로 성령 하나님께서 성부 하나님의 창조 사역에도 함께 하셨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성령 하나님은 창조 때에도, 예수님의 대속사역 때에도, 성령강림 이후의 교회시대에도 삼위 하나님으로서 함께 사역하고 계신다는 점은 기독교 삼위일체론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핵심입니다.

성령 하나님께서는 단지 온 우주의 창조에만 관여하셨을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세계와 인간의 영혼 속에서 새 창조의 일을 하십니다. 세계 속에서 일어나는 창조적 가치를 지닌 역사적 사건이나 진리에 속하는 과학적 발견 등은 성령 하나님의 개입으로 인한 새 창조의 사역과 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성령께서는 인간 영혼의 변화에 집중적으로 사역하고 계십니다. 죄인에게 죄를 깨닫게 하시는 분도 성령이시고, 죄인을 변화시켜 거듭나게 하시는 분도 성령이시며, 거듭난 영혼을 성화시켜 장성한 신앙에 이르게 하시는 분도 성령이십니다. 물론 이 말은 영혼에 관계된 사역이 성령 하나님만의 독자적인 일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중세교회 초기의 대신학자였던 어거스틴(Augustine)은 성령 하나님이 성화시키는 주(Sanctifier)로서 그 사역의 중심을 이루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위의 하나님은 언제나 함께 일하신다고 하였습니다.

누구든지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는 자의 영혼 속에는 성령이 거하십니다. 거듭난 영혼 속에서 성령이 하시는 사역은 깨어졌던 심령의 낙원을 회복케 하시는 일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먹는 것과 마시는 것이 아니요 오직 성령 안에서 의와 평강과 희락이라”(롬 14:17)고 하신 바와 같이, 성령께서는 진정한 낙원의 회복을 우리들 심령 속에 하나님 나라를 이룸을 통해서 하십니다. 그러므로 우리 영혼 속에 성령께서 시작하신 새 창조의 일이 더욱 풍성하게 열매 맺도록 우리는 성령 하나님께 자신을 비우며 기도해야 할 줄로 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