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주목을 받으려고 이런 노력을 계속하는 것이 아닙니다. 무모한 것을 알지만 아무도 하지 않기 때문에,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겠기에 거듭해서 시도하는 것입니다.”

영화설교로 잘 알려진 하정완 목사가 담임하는 ‘꿈이있는교회’가 최근 한국교회 역사상 최초로 영화 제작에 나서 오는 20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들이 제작한 영화의 제목은 <버스>(BUS). 꿈이있는교회서 설립한 영화사 ‘아이즈필름’(Eyes Film)이 1년여 동안 기획 촬영해 최근 편집을 마친 첫 영화다. 대학로 풀빛극장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교회가 제작한 영화를 특정 종교 시설이나 영화제 등의 특별한 기간이 아닌 일반 극장에서 순수 일반인들을 관람 대상으로 해 선보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꿈이있는교회서 제작한 첫 영화 <버스>의 한 장면

영화 <버스>는 스위스에서 실제 벌어졌던 실화를 모티브로 하여 한국적 상황에 맞게 전체를 재해석하여 각색한 작품으로, 아들 생일에 몸이 아픈 동료를 대신해 버스 운전에 나섰던 아버지가 운전 중이던 버스의 브레이크 파열로 차를 멈출 수 없게 되자, 본인이 생일 선물로 사 준 자전거를 타며 마을 어귀에서 놀고 있던 아들을 희생하여 고장난 버스를 멈춰 세움으로써 차에 타고 있던 모든 승객들을 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총 제작을 맡은 하정완 목사는 데칼로그 시리즈 첫 작품인 <버스>를 시작으로 십계명의 한 계명당 영화 한 편씩, 총 10편의 영화를 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리스어인 ‘데칼로그’(Decalog)는 성경의 십계라는 뜻. 첫 영화 <버스>의 부제는 6번째 계명인 “살인하지 말라”(출애굽기 20장 13절)이다.

제작진 측은 교회가 만든 데다 “살인하지 말라”는 부제까지 달렸지만, ‘예수천당 불신지옥’式의 대사, 또는 기독교를 전하기 위해 의도되거나 함축된 메시지는 전혀 포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교회, 십자가, 목사나 전도사도 등장하지 않는다. 고즈넉한 한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버스 기사, 아버지와 아들, 술에 취한 대학생들, 여자 문제로 고민하는 친구, 사고 현장을 목격하다 비가 온다며 피하는 사람들, 차를 세우고 구경하다가 제 갈 길을 재촉하는 사람 등 우리 주위에서 늘 만나는 상황들이 펼쳐진다.

영화 <버스>는 기독교적 시각이 아닌 일반 대중의 입장에서 버스 기사 아버지가 아들에게 저지른 ‘살인(殺人)’을 상식적, 객관적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그려냈다. 모든 승객을 살리기 위해 자기 아들을 죽여 버스를 멈춰야 했던 한 아버지의 살인 행위에 대한 판단과 고민은 보는 이들의 몫으로 남겨뒀다. 어떠한 강요나 기독교 또는 비기독교를 구분하는 장치도 없다.

영화는 총 제작을 담임인 하정완 목사가 맡고, 감독(연출)부터 엑스트라까지 이 교회 교인들이 대거 참여했다. 작업에 참여한 대부분은 충무로와 대학로에서 활약 중인 현역 프로들이다. 영화, 연극, 음악 등 관련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교인들이 제작 전 과정에 걸쳐 자진하여 참여했다. 영화 제작 비용 역시 대학생이나 사회 초년생 등 청년들이 대부분인 꿈이있는교회 교인들의 십시일반 자발적인 재정 후원으로 이루어졌다.

하 목사는 이러한 노력 또한 교회가 세상 문화와 타협하거나 세속화하는 과정이 아니냐는 일부 부정적·비판적 의견에 대해 “우려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손을 놓고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며 분명하고도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최근 기독교계의 문화 선교, 특히 청년 선교 방향에 대해 교계나 개교회들의 NATO(No Action, Talk Only), 즉 실제로는 아무 행동도 취하지 않으면서 비판만 무성하기보다 무엇이든, 어떠한 노력이든 좋으니 일단 진심과 최선을 다해 시도하는 것이 현실을 조금이나마 개선하는데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