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명의전화에서는 자살자 유가족의 회복을 돕기 위한 지침을 보급하고 있다. 이 지침은 자살자 유가족들 뿐 아니라 각종 사고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은 사람에게도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생명의전화는 자살자 유가족들을 위한 정서적 지지체계를 마련해 서로를 위로할 수 있는 자조모임을 열고 있다. 참가문의는 02-763-9195.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을 회복하기 위해

자살의 슬픔을 회복시키는 6가지

△시간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 아무도 정확하게 알 수 없습니다. 자신에게 달린 일이니까요. 가까이 있는 친구들이나 친척들도 잘 예측하기 힘들 수 있습니다. “○달이나 지났어. 이제는 이겨내야지.” 당신도 스스로에게 똑같은 기대를 하려고 할 수도 있습니다. 나중이 아니라, 지금 비통하며 슬퍼할 시간을 가지세요. 이러한 고통을 겪으면서 고통을 이겨내는 법을 배우지 못한다면 분노나 죄책감, 우울과 같이 다른 형태의 슬픔으로 진행되지 못하고, 당신의 마음 속에서 해결되지 못한 비통한 마음이 계속 밀려올 것입니다. 비통한 마음이 해결되어야 슬픔의 다음 단계로 나갈 수 있습니다. 어느 날 아침 일어났을 때 당신 목에 있는 숨막히는 응어리가 가시고 더 이상 당신의 삶을 옥죄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하는 날이 올 것입니다.

△눈물

당신 자신도 울게 하세요. 눈물은 치료가 됩니다. 눈물을 흐르게 내버려두는 것도 가치있는 일입니다. 눈물은 우리 몸에 있는 쓸모없는 화학물을 운반하고 배설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공개적으로 직장에서 일하면서 울 수 없다면, 당신의 눈물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나 사별 모임과 같은 안전한 곳을 찾아보세요. 대체 그런 눈물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모를 만큼 엄청난 눈물이 쏟아질 정도로 울 수도 있습니다(하지만 꼭 눈물을 흘려야만 당신이 떠나간 사람을 사랑하고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는 걸 표현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평소보다 물을 더 많이 마셔야 한다는 걸 잊지 마세요. 눈물이 탈수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말하기

당신이 사랑한 사람에 대한 추억을, 그리고 어떻게 죽게 되었는지 아주 자세하게 말하세요. 당신의 이야기를 충분히 이해하고 들어줄 만한 사람을 찾으세요. 말은 죽음을 마무리하고 죽은 사람이 돌아온다는 미신을 좇아주는데 도움이 됩니다. 가끔씩은 친구나 친척들이 당신을 울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죽은 사람에 대해 생각하고 말하는 걸 두려워할 수도 있습니다. 말하기가 당신의 회복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말하고 싶다고 이야기해서 그들을 안심시켜 주세요.

△스킨십

사랑한 사람과의 포옹과 스킨십을 그리워할 것입니다. 죽음 후 당신은 스스로에게 방어적인 벽을 쌓게 됩니다. 로봇이나 살아있는 시체와 같이 느낄 수도 있습니다. 당신도 포옹이나 스킨십을 받게 해주세요. 포옹을 해줄 아무런 가족이 없는데 포옹이 필요하다고 느낀다면, 친구와 ‘치유의 포옹’을 가질 시간을 만드세요. 아이들의 경우 그들이 계속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기 위해서는 아주 많은 포옹과 스킨십이 필요합니다.

△신뢰

슬픔을 이겨낼 수 있다고 당신 스스로를 믿어야만 합니다. 종교에 대한 당신의 믿음에 의문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당신이 사랑한 사람이 남겨놓은 수많은 것들과 싸우면서 느끼는 분노가 당신에 대한 믿음에 회의를 줄 수 있습니다. 신뢰는 당신을 한 인간으로 재발견하는 성장과 학습의 경험입니다.

△분투

모든 사람은 자기에게 맞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슬퍼합니다.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일을 다 해내기 위해서 겪는 끊임없이 힘들고 고된 일이기도 하고, 어쩌면 그렇게 악착같이 견뎌야만 하는 고생이고 싸움일 수도 있습니다. 슬픔을 이겨내는 일이 어쩌면 이보다 더할 수 있지만 그렇게 노력해야 하는 가치있는 일이라는 걸 기억하세요. 더 많은 휴식이 필요하고, 더 잘 먹어야 하고 이 일을 해내기 위해서 정기적으로 당신의 몸을 충전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