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또다시 기독교인 학살… 13명 사망

손현정 기자  hjson@chtoday.co.kr   |  

기독교 인권단체 “살해 수법 지하디스트와 흡사”

나이지리아 플라토 주 조스 시 인근에서 무슬림 괴한들의 기독교인 마을 공격으로 5백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지 2주일이 채 넘기도 전에 또다시 기독교인들이 무슬림들에 의해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공격으로 사망한 기독교인 수는 13명에 이르며, 임산부와 어린이들도 포함돼 있었다.

플라토 주 당국 발표에 따르면 이번 살해 역시 지난 7일 대규모 기독교인 학살을 자행한 무슬림 부족인 풀라니 족들의 소행에 의한 것으로, 이들은 지난 17일 새벽 1시경(현지 시각) 조스 시에서 45km 가량 떨어진 비예이와 바텐 두 기독교인 마을에 침입해 사람들을 죽이고 집들을 불태웠다.

국제 기독교 인권 감시단체인 ICC(International Christian Concern)에 따르면, 이들은 기독교인들의 혀를 자르고, 임산부의 배를 갈라 태아를 꺼내 둘 다 칼로 무참히 살해하는 등 잔인함의 극치를 보였다. 13명의 희생자 중 절반은 어린이들과 소녀들이었다.

생존자 중 임산부인 카촐롬 팜 도다는 괴한들이 왔을 때 지붕 위로 도망쳤고 나무에 매달려서 피신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녀는 “임신 중이었기 때문에 너무 고통스러웠다”며 “나무 위에서 그들이 내 가족들을 죽이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한편, 생존자들은 괴한들 가운데 군복을 입은 이들을 목격했다고 밝히고 있어, 이 지역 기독교 지도자들과 인권단체들은 기독교인 학살을 보안군이 묵인할 뿐 아니라, 일부는 동조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번 공격으로 90세의 어머니를 잃은 달룝 냥고 만둥은 “다른 괴한들은 풀라니 족 차림이었는데, 그 중 두 명 정도는 군복을 입고 영어를 썼다”고 증언했다.

ICC 지역 아프리카 지역 매니저 조나단 레이코는 이에 대해 “주 당국은 면밀한 조사를 진행해야 하고 조스 시 보안군을 철수시키고 경찰을 보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아무런 방어 능력이 없는 나이지리아의 기독교인들이 희생된 데에 매우 큰 슬픔을 느낀다”며 “여성과 어린이들이 학살의 대상이 된 것은 공격의 무차별적인 성격과 공격자들의 잔인성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언론들이 최근 사태를 유목민인 무슬림들과 농민인 기독교인들 사이의 경제적 이익을 둘러싼 분쟁으로만 해석하는 데 대해서는, “살해 수법이 지하디스트들의 수법과 흡사하다는 점에서, 최근 연이은 기독교인 학살의 배후에는 나이지리아에서 기독교인들을 몰아내기 위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세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공격에는 총 20명의 괴한들이 가담한 것으로 생존자들은 증언하고 있으며, 이 중 현재까지 7명이 검거됐다고 주 당국은 발표했다.

한편, 미국 오픈 도어즈는 이번 공격으로 피해를 입은 기독교인들을 위한 구호금을 사이트(www.opendoorsusa.org)를 통해 모금하고 있다. 1차로 총 6만5천 달러를 전달할 예정인 가운데, 칼 모엘러 오픈 도어즈 대표는 “조스의 박해 받은 기독교인들은 지금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한다. 세계 교회들 역시 나이지리아의 형제 자매들을 위해 기도하고 지원을 해 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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