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신대 이정익 이사장(왼쪽)과 목창균 총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진리’와 ‘성결’을 기치로 한국의 대표적인 복음주의 신학대학으로 성장한 서울신학대학교(총장 목창균 박사, 이하 서울신대)가 오는 2011년 개교 1백주년을 맞는 가운데 기념사업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울신대는 12일 오전 개교기념 예배를 드린 데 이어 오후 이정익 이사장(본지 편집고문)과 목창균 총장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를 갖고 1백주년 사업에 대해 소개했다.

‘제2창학’ 핵심은 신학·일반 계열 분리

▲이정익 이사장. ⓒ이대웅 기자
서울신대는 개교 1백주년을 맞아 ‘제2창학’을 선언하고 신학 계열과 일반 계열의 분리를 통해 세계적인 복음주의 기독교 명문대학으로 도약한다는 내용이 골자를 이루고 있다. 서울신대 측은 진정한 ‘제2창학’을 위해 교명(敎名) 변경까지 고려하고 있다.

그동안 서울신대는 신학 계열과 일반 계열을 통합 운영해 왔는데 1백주년을 맞아 두 계열을 이원 행정체제로 구분하고 신학 계열은 건학 이념의 주체로 보다 경건한 교육환경 속에 새 시대를 이끌어갈 성결하고 실력있는 목회자 양성에, 일반 계열은 ‘제2창학’ 정신으로 경건하고 실력있는 기독교 전문인 양성, 평신도 지도자 양성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후 특성화된 예배 시행, 학과별 기도모임 지속 실시 등 영성활동 장려, 매학기 성경통독 시행 등 영성강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이정익 이사장은 “학교에 다양한 학과가 있는데 신학이 학교를 주도하다 보니 다른 과가 위축되는 면이 없지 않다”며 “계열 분리를 통해 신학과는 영성을 깊이 추구하고, 일반 학과는 글로벌 기독교 대학에 걸맞도록 기능을 강화하려 한다”고 밝혔다. 목창균 총장은 “현재 신학교로 출범한 대학이 일반대학으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기독교 대학이라는 정체성을 잃은 경우가 많다”며 “‘또 하나의 대학’을 만들려는 것이 아니라, 복음주의 기독교 대학이라는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시대에 맞는 교육을 해 나가고자 한다”고 전했다.

교명 변경도 이러한 계획의 연장선상에서 고려되고 있다. 목창균 총장은 “학교 이름을 바꾼다고 무엇이 달라진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전제하면서도 “글로벌 기독교 대학에 걸맞는 학교 이름을 고민하고 있는 것은 맞다”고 밝혔다. 목 총장은 “그간 서울신대는 외적인 발전보다는 복음주의 신학을 확고히 하면서 내실을 추구해 왔다”며 “1백주년을 맞아 제2창학을 통해 21세기 한국 사회를 주도하는 복음주의 기독교 대학으로 체제를 변화하고 발전해 나가고자 교명 교체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1백주년 기념관 건립, 성서주석 발간… 다양한 사업

▲목창균 총장. ⓒ이대웅 기자
1백주년을 기념하는 주요 사업으로는 △1백주년 기념관 건립 △역사화보집 발간 △이명직 목사 전집 발간 △성서주석 발간 △글로벌 네트워크 △영성강화 프로젝트 △연구소 확충 등을 발표했다.

1백주년 기념 건립 사업은 현재 부족한 학습 공간 확보와 신학대학원생들의 영성 강화를 위해 추진되고 있다. 기념관은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는 도서관과 학습공간으로 사용되며, 도서관은 신학 전문으로 특성화할 계획이다. 또 신학대학원생들을 위한 기숙사가 건립되면 대학원생 전원을 기숙사에서 생활하게 해 깊은 영성훈련을 시킨다는 방침이다. 기념관은 내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성결교회의 아버지’로 불리는 이명직 목사 전집은 현대기독교역사연구소(소장 박명수 교수)와 함께 총 15권을 출판한다. 이명직 목사는 서울신대 학장과 교단 잡지 <활천> 주필을 역임하면서 1만 페이지에 달하는 저술을 남겨 그간 여러 기관에서 전집 출간을 시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한 바 있다. 또 성결교단의 특색을 그대로 담은 성서주석은 1차 작업이 이미 시작돼 개교 1백주년을 맞는 내년 3월께 1차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개 교단이나 대학에서 주석을 발간하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교단에서도 학교 1백주년을 맞아 사업을 적극 후원하고 있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총회장 권석원 목사)는 3년간 교회 경상비의 0.5%를 학교에 지원하기로 했으며, 이밖에 다양한 사업을 돕는다. 학교 측은 개교 1백주년 준비위원회를 조직, 1년 앞으로 다가온 각종 행사와 사업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울신대는 이와 함께 오는 8월 새 총장을 선출한다. 그간 직선제로 총장을 선출하던 서울신대는 최근 각 대학별로 추천에 의한 간선제로 총장 선출방식이 바뀜에 따라 추천위원회를 구성, 약 3배수로 후보를 압축한 다음 오는 5월 교단 총회에서 최종 인준을 받는다는 계획이다. 이정익 이사장은 “목창균 총장이 연임하면서 학교를 많이 발전시켰다”며 “이번 주 초에 총장 후보 공고를 낸 상태로 좋은 총장이 뽑힐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밝혔다.

서울신대는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산하 신학대학교로 지난 1911년 3월 13일 경성성서신학으로 출발했으며, 일제 말기인 1940년 전문학교령에 의해 경성신학교로 승격됐으나 1943년 결국 폐교된다. 해방 후 다시 개교해 1959년 정규대학 인가를 받고 서울신학대학이 됐고, 1992년 서울신학대학교로 명칭이 바뀌어 오늘에 이르렀다. 학부는 학교의 중심인 신학과를 비롯해 기독교교육과·교회음악과·사회복지학과·영어과·보육학과·유아교육과·중국어과 등 8개 학과, 대학원은 일반대학원과 목회자 양성을 위한 신학대학원, 사회복지대학원, 상담대학원, 신학전문대학원 등이 있다.

지난해까지 총 14342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으며, 학사 455명, 학점은행제 19명, 석사 198명, 박사 6명 등 678명이 졸업한 2009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까지 더하면 총 15020명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