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명혁 목사(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한국세계선교협희회 공동회장)
우선 일본교회 선교 150주년을 맞아 일본복음동맹, 일본 NCC, 일본 은사파가 공동으로 기념대회를 가지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앞으로 일본교회가 협력과 전도와 선교에 매진하게 되기를 바란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고 진행하느라 많은 수고를 하신 지도자 및 실무자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아쉬운 점 몇 가지를 지적한다. 일본교회를 사랑하는 한 친구의 애정 어린 충고로 받아들여 주기를 바란다.

첫째, 세 단체간의 협력이 제대로 잘 이루어지지 못한 것 같다. 물론 처음 있는 일이라 완전을 기대할 수는 없다. 대회의 목표와 성격, 대회의 순서와 진행, 강사 초청 등이 잘 이루어지지 못한 것 같다.

둘째, 대회의 참여도가 만족스럽지 못했다. ‘개회 축제’와 ‘축하 행사’와 ‘폐회 예배’에 각각 3, 4천여명이 참석했지만 3, 4천여명의 참석자들 중에 목회자들은 25%에 불과했다. 내가 그동안 가깝게 지냈던 일본복음동맹의 중요한 지도자들도 많이 참석하지 않았다. 입장권을 사는 사람들은 누구나 참석할 수 있게 한 것은 기념대회가 “상업적으로 흐른 경향이 있었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게 되었다.

셋째, 대회의 진행과 분위기가 문화적인 분위기로, 음악 공연장과 같은 분위기로 흐른 느낌을 가지게 되었다. 제3회 일본전도대회(1991년 시오바라), 제4회 일본전도대회(2001년 오키나와)에서 볼 수 있었던, 참회와 헌신으로 충만했던 순수한 영성을 느끼지 못했다.

넷째, 한국교회에 대한 이해의 부족으로 한국교회 지도자들의 순서 참여 여부에 대한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본인의 중재와 설득으로 순서 참여가 이루어지기는 했으나 아주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하용조 목사님의 개회 설교가 일본교회의 부흥을 갈망하고 촉구하는 복음적인 메시지였음에는 틀림이 없었지만 하용조 목사님이 3일 동안 매일 강단에 등장하게 함으로 한국교회의 현 주소와 정서를 제대로 나타내 보여주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다섯째, 이번 150주년 기념대회의 주제와 목표가 분명하지 않았다.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와 ‘주님의 증인 되어’라는 주제를 정했고, verify(확인), evangelize(전도), inherit(전승)이란 세 단어가 대회장에 크게 쓰여져 있기는 했지만 기념대회의 순서나 메시지들이 그 주제와 목표에 따라서 진행되지는 않았다. 특히 대부분의 시간을 차지한 각종 음악 순서들은 어떤 주제나 목표에 따라서 진행되지 않았다. 물론 사랑의 실천을 강조한 미네노 목사님의 폐회 설교는 대회의 주제에 맞는 귀한 설교였다.

여섯째, 본인은 이번 기념대회가 다음과 같은 주제들을 가지고 진행되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즉 ‘감사’와 ‘참회’와 ‘헌신’이라는 세 가지 주제를 가지고 다음과 같이 진행되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첫째, ‘감사와 찬양’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150년 동안의 역사를 조명하고 거기에 따른 메시지를 전하고 찬양으로 막을 내린다(1시간 30분).

둘째, ‘회개와 참회’라는 주제를 가지고 150년 동안의 부끄러운 역사를 조명하고 거기에 따른 메시지를 전하고 찬양으로 막을 내린다(1시간 30분).

셋째, ‘비전과 간구’라는 주제를 가지고 현실과 미래를 조명하고 거기에 따른 메시지를 전하고 찬양으로 막을 내린다(1시간 30분).

넷째, ‘사랑과 선교’라는 주제를 가지고 현실과 미래를 조명하고 거기에 따른 메시지를 전하고 찬양으로 막을 내린다(1시간 30분).

다섯째, 선언문을 세 단체 대표들이 나와서 낭독하고 참석자들이 아멘으로 화답하며 채택하고 거기에 따른 메시지를 전하고 찬양으로 막을 내린다(1시간).

여섯째, ‘협력과 평화’라는 주제를 가지고 아시아의 현실과 미래를 조명하고 거기에 따른 메시지(빌리 그래함 목사의 딸 안 그래함 로츠 여사와 한국에서 옥한흠 목사님과 조용기 목사님 두 분 중의 한 분이)를 전하고 아시아 교회 대표들이 축하 메시지들을 전하고 아시아 교회 대표들이 단상에 올라와서 손에 손을 잡고 ‘평화의 기도’를 노래함으로 막을 내린다(2시간 30분).

일곱째, ‘기쁨과 환희’라는 주제를 가지고 만찬을 마련하여 음식을 나누고 교제하며 ‘기쁨과 환희’를 주제로 한 음악들을 연주하며 막을 내린다(2시간).

필요 없는 말을 너무 많이 한 것 같다. 실례가 되는 말들을 했다면 양해와 용서를 구한다. 1980년대 초부터 일본교회와의 교류와 협력을 시작하고 증진하는 일에 심부름 역할을 많이 한 사람이기 때문에 말이 너무 많아진 것 같다. 고지 혼다 목사님이 일본교회 지도자들 250여명을 서울 충현교회당에서 열린 제1회 아시아선교대회에 데리고 와서 무릎을 꿇고 7가지 죄를 고백하며 사죄를 구한 감동적인 일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본인이 1991년 6월 일본 시오바라에 가서 거기 모인 1,200여명 일본교회 지도자들(고지 혼다, 하토리 목사 등 포함) 앞에서 사죄의 메시지를 전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며 따뜻하게 반응했던 감동적인 일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우리 한국과 일본교회의 목사들은 아직까지 피차 거리감을 느낀다. 문화적 및 종교적 우월감을 피차 지니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은 서로를 따뜻하게 이해하고 겸손하게 품고 서로 존경하고 협력하면서 십자가의 복음과 사랑을 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여야 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 주님께서 원하시는 일이고 기뻐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일본 기독교의 대표적인 3단체가 협력하여 역사적인 150주년기념대회를 개최한 데 대해서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축하와 감사를 드린다. 선교 150주년을 맞는 일본교회를 하나님께서 크게 축복하시고 귀하게 사용하시기를 기원한다.

7월 10일 금요일 아침 11시, 요코하마에서
김명혁 목사(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한국세계선교협의회 공동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