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석 목사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예멘의 고대 유적 도시 시밤에서 지난달 15일 폭탄테러가 발생해 한국인 관광객 4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했다. 18일에는 이를 수습하러 갔던 사람들을 향해 또 다시 폭탄 테러가 발생했으나 다행히 추가 인명피해가 없었다고 한다. 2007년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선교하러 온 사람들이기에 죽였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이번에는 각지에서 모집한 18명의 단순 관광객들이었는데 왜 이렇게 잔인하게 죽였을까. 도대체 무자헤딘(지하드를 수행하는 사람들)은 왜 이런 천인공노할 테러를 행하는 것일까?

예멘은 오사마 빈 라덴의 가문이 살고 있는 곳이며 이곳의 무자헤딘 책임자 나시르 알 와하이시는 오사마 빈 라덴의 개인 비서 출신으로 올해 1월 아라비아와 예멘의 통합지휘자(아미르)로 임명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1월 27일 웹사이트를 통해서 “성스러운 땅 아라비아 반도에 발을 딛는 비무슬림 관광객들은 모두 십자군 세력의 첩자이며 우리의 합법적 공격목표”라고 경고했었다. 그가 이런 경고를 하고 난 후 첫 희생자가 한국인 관광객들이 된 것이다.

정상적인 사람들은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이 평화롭게 공존하며 살아가는 것을 21세기 인류가 추구해야 하는 올바른 삶의 자세라고 본다. 그런데 이슬람이라는 종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이 그 땅을 밟았다는 것만으로도 합법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죄로 선언하고 이제 막 세상에 첫 발을 디딜 나이의 청년을 보내 자폭케 하는 행동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것이다. 이런 행위의 원인은 무엇일까.

혹자는 이러한 사건을 정치적 배경으로 설명하려고 하기도 하며 혹은 사회적, 외교적 배경으로 설명하고자 노력한다. 그래서 이러한 사건을 저지른 사람들이 발표하는 내용을 분석하고 이를 합리적으로 이해하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게 된다. 사건을 저지른 당사자들은 자신들의 이런 행위를 지하드(Jihad, 聖戰)라고 부르는데 이슬람의 경전과 무함마드의 행동모범을 보면 그 안에 지하드를 정당화하는 핵심적 요소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무슬림들의 행동기준은 무함마드가 천사 지브리일(Jibriil)로부터 계시를 받았다고 하는 코란 과 무함마드의 삶과 행동의 전례를 모방하고자 하는데서 그 지침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런데 무함마드의 계시(啓示)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혹은 상황에 따라 변했다고 하는 것이 학자들의 일치된 견해다.

그렇다면 이슬람의 지하드의 개념은 어떻게 변해 왔는지를 확인해 보는 것이 이같은 사건의 원인을 바르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슬람의 전문가들은 지하드를 아래와 같이 4 단계로 나누는 것이 보통이다.

제1단계(관용과 평화 시기, AD610년~622년)

이슬람이 태동할 무렵 메카(Mecca)에서 무함마드가 스스로 알라(Allah)의 메신저로 자각하고 이슬람을 전하고 다닐 때는 몇몇 측근자들 외에는 그를 따르는 자들이 없었다. 이때 무함마드는 힘이 없었기 때문에 불신자들이나 우상숭배자들을 대하는 태도가 매우 온유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때 계시된 대표적 구절들을 보면 아래와 같다.

코란73장10절 그들이 말하는 것에 인내하고 정중한 태도로 그들을 멀리하라.
코란2장256절 종교에 강요는 금물이니라. 선과 악은 가만히 두어도 구별이 되느니라.
코란109장1~6절 너희는 우리의 신을 섬기지 않고 우리는 너희의 신을 섬기지 않으며 너희는 너희의 종교가 있고 우리는 우리의 종교가 있을 뿐이다.
코란43장89절 그들로부터 멀리하라. 그리고 평안을 고하라. 그들은 곧 알게 될 것이다.
코란16장125절 지혜와 아름다운 설교로 모두를 알라의 길로 인도하되 가장 훌륭한 방법으로 그들을 맞으라.
코란29장46절 성서의 백성들(기독교인, 유대교인)을 인도함에 가장 좋은 방법으로 인도하되 논쟁하지 말라. 그들 중에 사악함으로 대적하는 자가 있다면 일러 가로되 우리는 우리에게 계시된 것과 너희에게 계시된 것을 믿노라. 우리의 신과 너희의 신은 같은 신이시니 우리는 그분께 순종하노라.

제2단계(메디나 초기 : 방어적 전쟁이 허용됨, 주후622년-624년)

이 시기에는 움마(Ummah)라는 이슬람 공동체가 구성되었고 이 공동체를 침략하는 자들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무기를 들고 적을 살해하는 것이 허용되었다. 이때의 적은 꾸라이시 족의 우상숭배자들이었다. 이때까지도 무함마드는 유대인과 기독교인들이 자신을 모세와 같은 선지자의 반열에 포함시켜 받아들일 것을 기대하고 있었다고 보인다.

코란2장109절 많은 성서의 백성들은 너희가 믿음을 가지자 불신하기를 원하도다....그러나 알라의 명령이 있기까지 용서하고 간과하라.
코란2장190절 알라를 위하여 그대들을 적대시하는 자와 싸워라. 그러나 불의를 행하여 도를 넘으면 안 된다. 알라께서는 도를 넘는 자를 좋아하시지 않으신다.
코란22장39절 침략하는 자들에 대항하여 투쟁하는 것은 너희에게 허락되나니 모든 잘못은 침략자들에게 있노라. 알라는 전지전능하사 너희에게 승리를 주시니라.
코란22장58절 알라의 길을 따라 이주하거나 살해당하거나 생명을 바친 그들에게 알라께서는 훌륭한 양식을 주시나니 실로 알라는 가장 훌륭한 양식의 공급자이시라.

제3단계(메디나 중기 : 이슬람의 적들을 공격하라 명령함, 주후624년~630년)

방어를 위한 전쟁이 허용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무함마드는 메디나의 통치권을 손에 쥐게 된다. 힘이 생긴 무함마드는 자신을 선지자로 인정하지 않고 도리어 그의 계시를 거짓이라고 하는 유대교인들과 기독교인들을 배척하고 핍박하며 전쟁을 의무로 규정하기 시작한다. 이제 그의 전쟁 대상은 메카의 우상숭배자들 뿐 아니라 아라비아의 기독교와 유대교인들까지 포함된 것이며 전쟁을 회피하는 자들을 징계하라고 명한다.

코란61장4절 견고하고 무장한 건물처럼 대열을 짜서 알라의 길을 위해 싸우는 자를 알라는 진실로 사랑하신다.
코란61장11절 알라와 사도를 믿고 알라의 길에 너희들의 재산이나 생명을 걸고 싸우기에 힘써라. 그것이 너희들에게는 최선이 일인 것이다.
코란98장6절 실로 성서의 백성(기독교인, 유대교인)들 중에 이슬람을 거역한 자들과 불신자들은 불지옥에 있게 되리니 그들은 그 안에서 영주하매 가장 사악한 피조물이니라.
코란2장216절 전쟁은 너희들이 싫어할지라도 너희에게 과하여진 의무니라.
코란8장16~17절 전쟁에서 도망하는 자들은 알라의 노여움을 산 자들임으로 알라의 이름으로 살해하라.

제4단계(메카 및 아라비아 점령 후 세계 점령 추구, 주후630년 이후)

이때는 메디나의 이슬람 군대가 아라비아의 최강 세력인 꾸라이시 족을 격파하고 아라비아에 더 이상 거칠 것이 없었다. 메카를 점령한 무함마드는 카바 신전 안에 알라(Allah)와 함께 있던 360개의 우상들을 부숴버려서 알라만 남았다. 그 때부터 지금까지 메카의 카바 신전은 오직 알라의 신전이 되었다. 그러므로 이제 아라비아에 국한되었던 전쟁의 대상은 이슬람을 믿지 않는 모든 인류로 확산되며 온 세상이 이슬람화 될 때까지 전쟁을 명한다.

코란 8장55절 실로 알라의 눈으로 볼 때 믿지 않는 자들은 가장 저열한 짐승들이다.
코란 8장39절 박해가 사라지고 종교가 오로지 알라만의 것이 될 때까지 싸우라.
코란 4장89절 너희들을 이슬람 신앙에서 떠나도록 유혹하는 자들은 발견하는 대로 그 자리에서 죽여라.
코란 9장 5절 4개월의 신성월(유예기간)이 지났으면 다신교도를 발견하는 즉시 죽여라. 잡아라. 억류하라. 모든 길에 복병을 두고 기다려라. 그러나 이슬람을 받아들이면 방면해 주어라. 알라께서는 관용하시고 자비로우시다.

이 지하드의 4단계는 각기 다음 단계에 의해서 대치되는데 4단계는 영원한 것이라고 하였다(Sayyid Qutb. Milestones chapter 4: Jihad in the cause of Allah).

또 하나의 전략 타끼야(위장)

지하드의 목적은 분명하다. 전 인류를 무슬림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무력만으로는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무함마드는 한 가지 전략을 추가했다. 그것이 바로 타끼야(Taqiyah) 전략이다. 이는 번역하면 ‘위장(僞裝) 전략’이라는 뜻이다. 비이슬람권에서 이슬람의 세력이 미약할 때는 힘이 생길 때까지 평화로운 종교로 위장하라는 것이다. 이는 무함마드가 보여준 모범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다. 그는 메카에서 힘이 없을 때는 평화를 말하다가 후에 메디나에서 점점 힘이 강해져가면서 단계적으로 지하드 전략을 바꾸었다.

코란2장225절 너희의 맹세 속에 비의도적인 것에 대해서는 책망하시지 않으시나 너의 심중에 있는 의도적 맹세는 책망하시느니라. 알라는 관용과 은혜로 충만하심이라.
코란4장101절 너희들이 땅 위에서 여행을 할 때 또는 믿지 않는 자들로부터 학대 받을 우려가 있을 때는 예배를 간략히 해도 죄가 되지 않는다.
코란16장106절 일단 믿은 후 알라를 배반하는 자, 단 마음은 믿으면서도 강제당한 자를 제외하고는 가슴을 열고 믿음을 배반하는 자에게는 알라의 노여움이 내린다. 그들에게는 커다란 벌이 있을 뿐이다.
코란16장115절 알라께서는 너희들에게 썩은 고기와 피와 돼지고기 그 위에 알라 이외의 이름으로 도살한 것을 금지하셨다. 그러나 먹고 싶어서가 아니고 또 위법을 하려는 것도 아닌 강제로 먹은 자에게는 알라께서 관용과 자비를 베푸신다.

이런 전략에 의해서 이슬람은 소위 양동작전으로 세계를 이슬람화 하려고 한다. 양동작전은 한 쪽에서 이슬람의 확산에 방해가 되는 세력들을 폭력으로 제거하는 등 지하드를 실천하는 무슬림들과 또 다른 한 쪽에서 이러한 무슬림들을 일부 무분별한 광신자들로 정죄하는 위장된 성명을 발표하고 이슬람을 평화의 종교라고 주장하는 등 대부분 자유 민주주의 세계에 살고 있는 온건한 무슬림들의 작전이다. 서양 학자들은 이것을 ‘제3의 지하드’ 혹은 ‘스텔스(Stealth, 위장) 지하드’라고 한다.

이슬람을 평화의 종교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가장 즐겨 사용하는 도구가 코란2장256절의 ‘종교는 강제로 하지 말라’는 구절이다. 그러나 인터넷(thequran.com)에 들어가서 그 구절을 찾아보면 붉은 색으로 설명을 붙여 놓았는데 “이 구절은 코란9장5절 이교도들을 발견 되는대로 죽이라는 구절에 의해서 취소되었음”이라고 써 놓았다. 이슬람의 경전 코란에는 알라께서는 전능하시기 때문에 이미 내린 계시를 취소하고 새로운 계시로 대치할 수 있다고 하며(코란2장106절) 이를 만쑤크(Mansukh, 취소)교리라고 부른다. 일부 이슬람 학자들은 이를 부인하지 않지만 그 구절이 취소된 것을 알면서도 계속 사용하는 이들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인지 분별할 수 있어야 하겠다.

한편 스스로 무슬림이라고 하는 사람들 중에는 이슬람의 정체를 모르고 정말 평화의 종교로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어쩌면 대부분의 온건한 무슬림들은 그렇게 알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이 진짜 이슬람의 정체를 알게 되면 이슬람의 떠나든지 아니면 지하드 용사(무자헤딘)가 되든지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하는 기로에 서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들이 이슬람의 정체를 깨닫고 스스로 돌이켜 진리를 찾을 수 있도록 기도하면서 최선을 다해 도와야 할 것이다.
 

이만석 목사(한국이란인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