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로 기부금이 줄어들고 있는 등 올해 겨울이 서민과 빈곤층에게 그 어느 때보다 ‘추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결식아동들의 겨울나기 대책도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료급식 지원대상자 무려 ‘55만명’

10평이 겨우 넘는 영구임대아파트에서 엄마와 세 남매가 함께 살아가는 윤미와 혜미(가명)는 일주일째 ‘라면’만 먹고 있다. 쌀이 없어 배고팠던 보릿고개 시절을 얘기해 주면 “라면 먹으면 되지 뭘 걱정이냐”고 답하는 요즘 세대들이지만, 일주일째 라면만 먹는 윤미에게는 고역이 아닐 수 없다.

엄마가 가끔 동사무소 자활사업으로 버는 돈만으로 살기에는 빠듯한 생활, 윤미네는 이제 쌀도 다 떨어졌고 도시가스비도 6개월째 밀려 겨울을 앞두고 끊어질 판이다. 엄연히 ‘결식아동’으로 등록돼야 하지만, 부모님이 모두 살아계시고 일을 하고 있는 등 ‘자격요건’이 갖춰지지 않아서 한창 클 나이인 오늘도 라면을 끓이고 있다.

결식아동들의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최저생계비 이하 아동빈곤율만 봐도 지난 1996년에는 3.55%에 불과했지만 2000년에는 7.68%, 2004년 9.0%로 증가했다 2006년 8.9%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 숫자는 약 97만명의 아동들이 절대빈곤 상태임을 의미한다. 최저생계비에서 120% 이하의 수입을 올리는 차상위계층 가구 비율도 전체의 3.7%, 최저생계비에서 150% 이하 수입을 올리는 차차상위계층 가구비율도 7.1% 정도로, 이 수까지 합치면 전체 아동 수의 19.7%인 약 224만명의 아동들이 ‘빈곤’에 노출돼 있다.

이에 따라 무료 급식지원 대상자도 지난 1999년 1만 1천명 수준이던 것이 8년 뒤인 2007년에는 교육과학기술부 통계로 55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가난한 동네 살면 무료급식 더 어려워

부스러기사랑나눔회는 이와 관련, 정확한 결식아동 수 파악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현행 급식지원체계상 교육과학기술부는 학기 중 점심을, 보건복지가족부 및 지자체는 아침·저녁과 방학 중 점심식사를 제공하는 이원화 체계이나, 이 수가 2배 가량의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

특히 지난 2005년부터는 결식아동 지원업무가 보건복지가족부에서 지자체로 완전 이양됨에 따라 지자체에 따라 천차만별인 지원 규모와 방식으로 사는 곳에 따라 지원이 달라지는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으며,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결식의 사각지대’가 생겨나고 있다.

이는 부스러기사랑나눔회 회원으로 등록돼 있는 지역아동센터 급식지원 신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등록된 453개 지역아동센터 중 급식비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하는 곳이 50곳(11.0%), 방학 중이나 학기 중에 일부만 지원받는 곳이 86곳(19.0%)를 차지했다. 지역아동센터는 빈곤가정 아동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는 아동 사회복지이용시설이며, 결식예방 사업이 주를 차지한다.

급식비 지원이 되지 않고 있는 지역아동센터들은 주된 이유로 지자체가 재정이 약하다는 점을 들고 있다. 특히 급식비 미지급 기관 중 약 70%는 전라남북도에 위치하고 있어 지자체의 재정자립도가 결식아동 지원가 밀접한 연관이 있음이 드러났다.

추운 겨울 견뎌낼 난방문제 해결도 시급

정부가 올해 도시가스비를 올리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겨울나기가 작년에 비해 훨씬 어려워졌다. 그러나 문제는 소득이 낮은 계층일수록 도시가스(804.0원/1만kcal)보다 소비자가격이 더 높은 프로판가스(1803.7원/1만kcal)나 등유(1916.2원/1만kcal)로 난방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이러한 결과로 서민들은 부유층에 비해 연료비가 3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연탄의 경우에는 지난해 평균 238.75원에서 올해 305원으로 무려 70원 가량이 올랐고, 고유가 여파로 등유 가격도 지난해에 비해 348원 오른 1290원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그나마 지난해 저소득층 난방지원금이 가정당 월 2만 4천원씩 1, 2월에 지원됐지만, 올해는 이마저도 전액 삭감돼 빈곤층에게는 더욱 ‘추운 겨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부스러기사랑나눔회는 이에 대해 “겨울 난방비는 연간소득과 관계없이 비슷한 소비량을 보이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듯 생존을 위해 필수적으로 마련돼야 한다”며 “중앙정부 차원에서 안정적인 지원을 위한 장기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부스러기사랑나눔회는 현재 1억원 모금을 목표로 따뜻한 겨울나기 캠페인을 진행 중이며, “나날이 늘어가는 빈곤층의 겨울나기를 위해 민간 차원의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지원문의: 부스러기사랑나눔회(www.busrugy.or.kr, 060-700-12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