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은 16일 “지금 정부는 남북대화를 열지 못해 국제적 흐름에서 소외된 처지에 놓여 있다”며 현 정부에 남북의 대화를 시급히 재개할 것을 요청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한국기독교연합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한신대 평화와 공공성 센터 창립행사에 참석해 ‘남북관계 발전과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주제로 특별강연을 했다. 그는 “남북 대화가 시급히 재개되지 않으면 (국제적) 고립과 손실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에게 5대 결단을 취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김 전 대통령이 촉구한 5대 결단은 첫째 6.15 남북공동선언과 10.4 선언을 인정할 것, 둘째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재개할 것, 셋째 개성공단의 노동자 숙소를 조속히 지어줄 것, 넷째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것, 다섯째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할 것 등이다. 특히 그는 “정상회담만이 새로운 신뢰 속에 한반도 평화와 남북의 화해 협력, 동북아의 평화안보체제 구현에 성공적 합의를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6.15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민심이 크게 변했다”며 ‘퍼주기’와 ‘잃어버린 10년’이라는 견해에 대해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의 경제난국을 타개하기 위한 획기적인 방법은 세계적인 지하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북한으로의 진출”이라며 남북관계를 서둘러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부에서 과거로의 역주행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참으로 우려스러운 현상”이라며 “과거 독재가 국민의 힘 앞에 무너졌듯 우리 국민이 앞으로도 민주주의를 굳건히 지켜낼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북 테러지원국 해제와 관련해서는 “만시지탄이지만 매우 잘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남북관계에도 큰 진전이 이뤄질 것”이라며 “북한은 제3단계 협상을 통해 일호의 의문의 여지 없이 핵에 대해 모든 것을 공개하고 완전히 포기해야 하며 국제사회로 나와 중국, 베트남처럼 평화의 대열에 참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열린 한신대 평화와 공공성 센터 창립행사는 나홍균 이사장의 개회 및 기도와 윤응진 총장의 인사, 한신대신학과 아카펠라그룹 '쌈객'의 축하노래, 서재일 총회장(기장)·오재식 원장(아시아교육원)·정현백 교수(성균관대 시민평화포럼 공동대표)의 축사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