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갑 대표는 “IT 기술을 통한 해외선교는 현지에 컴퓨터 학원을 세워 컴퓨터 관련 기술을 전수하는 등 다방면으로 지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영범 기자

여인갑 장로(지구촌교회)는 IT 운영 효율화를 돕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2천개에서 3천개에 달하는 시스템과 네트워크 장비운영을 손쉽게 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주식회사 시스코프와 정보시스템 대상 감리법인 강산을 운영하고 있는 CEO다. 여 대표는 주요 경영전략으로 ‘C경영’을 내세우고 있다.


“C 경영은 비타민 C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입니다. 비타민 C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것처럼, 조직생활에서 꼭 필요한 전략들을 조직원 각자가 계발해 나가자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계발해야 할 것들 중 C로 시작하는 단어가 많더라고요.”

여 대표는 창조(Creative), 챔피언(Champion), 협동(Coordination), 변화(Change), 집중력(Concentration), 도전(Challenge), 의사소통(Communication) 등을 예로 들었다. 이런 요소들 중 우선 하나의 키워드에 몰입해 보는 것이다. “조직원들 기질에 따라 선호도가 각각 다르기 때문에, 특정 키워드만을 강조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여 대표에게 가장 중요한 ‘C’는 따로 있다. “저에게 가장 일순위 C는 그리스도(Christ) 예수님입니다.” 그는 하나님께서 자신의 수많은 어려움들을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놀라운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 주셨다고 말했다. “하나님은 제가 무언가 더해(Plus) 달라고 기도드리면, 늘 갑절로(Multiply) 다가오시죠.”

더하기를 구하면 곱하기로 역사하시는 주님

여 대표가 말하는 갑절의 역사는 어떤 것일까? “먼저 하나님의 ‘몽둥이 역사’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사업을 하다 보면 비자금이 필요할 때가 있는데, 몇년 전 비자금을 마련할 기회가 있었다고 한다. 좋은 기회다 싶어 일을 추진하고 있던 중에, 그만 상대방 업체가 부도가 나고 만 것. “물론 지극히 합법적인 방법이었어요. 그러나 ‘공의의 하나님’께서는 이런 저를 용납치 않으시고 막대기도 아닌 몽둥이로 제대로 치신 거죠.” 머릿속으로 열심히 계산하던 이익금은 다 날아가 버리고, 이후부터 그는 ‘투명 거래’ 철칙을 준수하고 있다.

그가 말하는 또다른 ‘하나님의 역사’는 수학적이다. “정말 하나님께서는 고등수학자가 고급 미분방정식을 풀듯 문제를 풀어 나가시더라고요.” 최근 큰 프로젝트를 두 건 진행했는데, 기간이 몰려 인력이 크게 부족했다. 임시직을 고용해야 할지, 아니면 직원들을 독려해 야간작업으로 보충해야 할지 고민하던 차에 하나님께서 두 프로젝트를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도록 프로젝트 일정을 조정하셨다는 것이다. “때로는 영업하면서 수주가 지연돼 안타까울 때도 있지만, 지나고 보면 그 일정까지도 주관하고 계셨음을 깨닫고 감사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에요.”

40년간 IT업계에 종사하면서 잔뼈가 굵은 그는 정보과학회, 정보처리학회, 경영정보학회 등에서 부회장으로 봉사할 때도, 한국 IT전문가협회, 정보통신기술사협회 회장직을 수행할 때도 일마다 때마다 필요를 채워주셨으며, 특히 주위에 좋은 사람을 많이 붙여주셔서 합력해 선을 이룰 수 있도록 도우셨던 것도 고백했다.

그래서 그는 이제 일이 이뤄질 것을 미리 감사하는 자세를 갖고 있다고 한다. “하나님께서는 ‘보시기에 좋았더라’는 말씀을 자주 하시는데 우리는 그러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직원들에게 감사하는 습관 갖기를 강조하죠. 하나님께도 감사해야 하고, 몸소 그 일을 이뤄낸 자신에게도 감사하라는 거에요.”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면 이웃도 사랑할 수 없다는 것이다.

관심+배려+나눔=섬김의 리더십

▲여 대표가 말하는 시스코프의 비전이다.
경영자로서 여 대표는 예수님의 ‘리더십’을 따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 사회가 재도약할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 패러다임으로 예수님이 제자들의 발을 씻기시며 모범을 보이신 섬김을 모델로 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섬김을 받으러 세상에 오신 것이 아니라, 섬기러 오셨죠.” 그는 다양한 리더십 이론이 나타났지만, ‘섬김의 리더십’이 지식 정보화 시대 대안의 하나로 각광을 받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에서 이 섬김의 리더십이 소개된 것은 지난 1970년대였지만, 예수님은 이미 2천년 전에 몸소 행하셨던 일이죠.”

그가 강조하는 ‘섬김의 리더십’은 군림하는 리더가 아니라, 지원·격려를 주로 하고 자율적으로 하는 지속적 학습과 성장을 강조한다. 그래서 개인의 책임과 성과에 따른 보상을 경영 전략으로 삼는 ‘개인사업부제’를 실시하고 있다.

그는 ‘섬김의 리더십’에 대해 그 바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섬김의 리더십은 관심과 배려, 그리고 나눔이 있는 ‘사랑의 헌신’이어야 합니다. 테레사 수녀가 인도 빈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도 바로 그들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잖아요?” 관심은 자기 자신이 중심이 아니라 대상이 되는 사람이나 조직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자연히 그들을 섬기게 된다는 논리다. “조그만 일에 관심을 갖지 못하는 사람은 큰 일에도 관심을 갖지 못합니다. 착하고 충성된 종이라는 칭찬을 받으려면 작은 일부터 충성해야죠.”

배려에 대해서는 ‘상대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하지만 그 보답은 자기 자신에게 돌아온다고 강조했다. “제일의 배려는 그를 위해 중보기도하는 거죠.” 그는 중보기도를 하면서 상대의 필요를 채워줄 수 있는 묘안을 얻게 된 적이 많다고 고백했다. “회사 경영에 있어서도 원하는 전략을 제대로 실천해 나가려면 조직원들 마음을 움직여야 하잖아요? 이를 위해서도 배려는 꼭 필요한 거죠.”

마지막 남은 ‘나눔’. “지식 정보화 시대에서 제일 먼저 나눌 것은 바로 지식입니다.” 경험담, 특히 성공담보다 실패담을 나누면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다 보면 생산성도 올라가고 고객 만족도도 상승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물론 이윤도 나눠야죠. 사랑도 나누고, 생명까지도 나눠야죠. 나눔이 많아질수록 사회도 더 풍성해지지 않겠어요?” 섬김의 밑바탕에는 ‘공동체 의식’이 깔려 있으므로 조직원이나 고객, 사업 파트너, 가족 등 모든 공동체원들은 만나는 자체도 즐거워야 하고, 그 속에서 나눔이 활발하게 일어나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래서 저희 회사 비전이 ‘행복한 만남 넉넉한 나눔’ 아니겠습니까? 허허.”

“하나님이 살아 계시냐고요? Q.E.D.”

Q.E.D.는 라틴어 ‘Quod erat demonstrandum’의 약자로, 수학적으로 ‘증명 끝’을 뜻한다. 여 대표는 성경이 하나님께서 쓰신 책이라는 것을 수학적으로 증명하려는 책을 쓰고 있다. 책 제목도 미리 정했다. ‘바이블 Q.E.D.’. 성경에 나타나는 여러 수학적인 신비와 조화로움들을 밝히겠다는 것이다.

이 작업의 일환으로 먼저 ‘바이블 술래잡기’라는 책을 펴냈다. 여러 숫자들의 성경적인 의미를 밝혀내고, 이를 통해 성경이 하나님의 감동으로 쓰여졌음을 수학적으로 증명할 뿐 아니라 복음 증거의 좋은 도구로 사용하겠다는 것이 그의 포부다. “제 설명을 듣고 예수님을 영접한 사람도 있어요.” 그가 출석하는 지구촌교회 이동원 목사도 추천사에서 “물론 이 책은 엄격한 교리 혹은 성경 해석학적 접근에 근거한 것은 아니지만, 성경의 사건들을 쉽게 암기하고 기억하려는 분들에게 흥미로운 도구로 활용될 것이며, 보다 창조적인 재미로 그리스도인들을 성경의 세계로 안내할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성경의 수가 갖는 의미는 △숫자 자체에 뜻이 있거나 △특정 이름이나 단어가 반복해서 나올 때 등장하는 특별한 단어의 수가 갖는 의미 △성경 속 이야기나 말씀이 기록된 장절과 숫자 자체의 뜻을 연관시키는 것 △히브리어나 헬라어 알파벳에 해당하는 숫자로 어떤 단어나 문장을 계산한 값 등에서 찾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성경에서 5는 은혜를, 14는 구원을 의미하는데 둘을 더하면 19이고, 이는 믿음을 뜻하는 것에서 ‘은혜로 구원받는 것을 믿는 것이 믿음’이라는 공식이 나오는 것을 들 수 있다. 그리고 누가복음 19장에 ‘삭개오의 구원’이 나오는 것이다. “억지로 짜맞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물론 있겠죠. 하지만 사람이 써서는 이렇게 조화롭고 오묘할 수가 없어요. 제 자신도 책을 쓰면서 깜짝 깜짝 놀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니거든요.”

그는 책 집필 외에도 ‘777 비전’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777 비전은 시편 77편 7절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며, 지구촌교회에 예레미야 33장 3절에 맞춘 333 비전이 있는 것을 따라 만든 것이다. “1년에 7권의 성경책을 이웃들에게 전달하고, 선교사나 선교단체 7곳을 섬기고, 교회와 관련된 7개 모임에서 봉사한다는 비전이에요. 제 인생 후반기는 전도와 섬김, 그리고 봉사로 의미있게 보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