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을 펴놓고 설명하고 있는 김 대표의 모습. ⓒ이대웅 기자

보안솔루션 업체 동훈하이텍은 최근 ‘CEO의 칭찬’으로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매월 첫날이면 아침 조례를 해요. 바로 현장으로 가는 애들이 많아서 자주 만나지 못하는 편이라 이번 달 조례시간에 칭찬을 한 번 해 봤습니다.”

동훈하이텍 김상섭 대표의 말이다. 매일 오전 회사로 가장 먼저 출근하는 김 대표는 출근할 때마다 문이 잘 잠겨있고 불이 모두 꺼져있는 것으로부터 칭찬을 시작했다. “아침에 올 때마다 기분이 좋다고 얘기해 줬죠. 참 문단속을 잘 한다고요.” 보안솔루션 업체인 만큼 보안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솔루션 자체에 가끔 장애가 생기는 것에 대한 불만은 들어봤어도, 우리 직원들 서비스에 대한 불만은 들어본 적이 없다는 말도 했습니다.” 관련 업계에 선후배가 많은 김 대표는 만날 때마다 예의상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 늘 잘 한다는 얘기를 듣는데 너무 기분이 좋더라고 직원들에게 자랑스럽게 얘기하기도 했다.

“내친김에 칭찬 또 했죠. 늘 지저분한 칠판을 그날따라 누가 깨끗이 닦아놓았더라고요. 그것도 칭찬해 줬어요. 마지막으로, 이 나이에 이런 곳에서 일할 수 있는 것도 복인데 이렇게 성실한 사람들만 붙여준 것이 얼마나 복인지 모르겠다고 했어요. 하나님께 감사드린다고 말이죠.”

그랬더니 직원들 표정이 기분 좋은 게 눈에 보이더란다. “자발적으로 일하기 시작하더군요. 낮에도 정말 집중해서 일을 하던데요.” 웃지도 않고 계속해서 일만 하는 직원들을 떠올리며 김 대표는 흐뭇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 전에는 무섭게까지는 하지 않았지만 굳이 칭찬은 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그날 이후로는 계속 칭찬합니다.” 김 대표는 칭찬의 효과를 그날 절실히 느꼈다고 전했다.

다음으로 김 대표가 강조하는 것은 ‘공부’다. “늘 직원들에게 얘기합니다. ‘기술자 세계에서는 기술력이 리더십이다. 나이도, 경력도, 학벌도 필요없다. 기술 센 놈이 장땡이다.’ 라고요.” 영업은 숫자가 지도력이고, 아무리 관리자라 하더라도 가르쳐줄 것이 없으면 자격이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이런 조그마한 회사에서 영업사원 뽑아놓고 사장은 신문이나 보고 인터넷 게임이나 하고 주식이나 하고 술 먹고 놀러다니면 되겠습니까?” CEO가 모범을 보이지 않으면 직원들은 그를 따르지 않는다고 그는 말했다.

“젊은 나이에 공부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고도 얘기합니다.” 손에서 책을 놓는 순간 인생은 끝이라는 것이다. “저도 오늘 책 한 권 샀어요. 전문서적이든 교양서적이든 늘 봐야 합니다.”

신앙생활도 ‘공부’로 정복한 열혈 평신도

▲그는 대통령으로서의 신앙생활에 대해 “속으로야 그 자리에서 ‘하나님 만세’라도 외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을 것”면서 “하지만 다양한 종교가 존재하는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에게 특정 종교에 편애하는 모습이 보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대웅 기자
이렇듯 ‘공부’를 강조하는 그는 신앙도 어쩌면 ‘공부’를 통해 얻게 됐다고 할 수 있다. 그가 삼성 SDS를 퇴직하고 사업을 하고 있을 때, 딸이 자신이 다니는 교회에 함께 다닐 것을 부탁했다. 그 전에도 교회에 나가본 적은 있지만, 딸의 요청을 통해 본격적으로 교회 출석을 하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목사님 말씀이 귀에 잘 안 들어오잖아요? 저도 설교를 듣는데 뭐가 뭔지 모르는 상태로 한 2년을 다녔죠.” 그러던 김 대표는 ‘이왕 믿을 거 어정쩡하게 주일에 교회 가서 예배만 드릴 게 아니라 제대로 믿자’는 생각에 혼자 성경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는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한 장씩 내용을 요약하고, 단락별로 끊어서 어떤 내용인지 주석을 두세 권 펴 놓고 정리하기 시작했다.

성경을 정말 ‘공부하듯’ 독파해 나가다 보니 구약 2년, 신약 1년 등 총 3년간 성경공부에 매진하게 됐다. 혼자 연대기 정리도 해 보고, 어떤 인물은 몇년 살았으며 혈연관계는 어떻게 되는지 가계표도 정리하면서 공부하고 나니 이후부터는 일단 구약과 신약이 연결되면서 재미있어지기 시작했단다. 하지만 성경공부에만 뜻이 있는 것은 아니고, 새벽기도와 철야기도에도 열심인 ‘열성파’ 성도다.

최근 절실한 기도제목이 생겼다는 그는 기도하면서 시편 말씀으로 위로를 얻었다고 한다. “교회에서 간증도 한 번 했지요.” 그의 말에 따르면, 간증이 많다는 것은 고생을 많이 했다는 뜻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