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그림에서 작곡을 담당하는 조영준 씨(왼)와 보컬을 맡고 있는 김정석 씨.

지난 2001년부터 ‘항해자’, ‘바람 속의 음성’ 등 색깔 있는 앨범으로 꾸준한 활동을 벌여온 시와그림이 ‘정상을 넘어’라는 타이틀로 다섯 번째 앨범을 발매했다. 이번 앨범에는 함춘호, 정덕근 등 국내 최고의 세션들이 함께 참여했으며, 작곡가 조영준이 최초로 직접 게스트 보컬로 참여하기도 했다.


깊은 묵상이 담긴 서정적 멜로디와 가사로 많은 이들의 가슴에 위로를 주던 그들만의 색깔을 변함없이 지켜온 시와그림은 이번 앨범을 소개하면서 ‘승리’와 ‘임재’라는 두 단어를 강조했다. 시와그림은 이번 앨범에서 승리에 관한 찬양은 주로 락발라드로, 임재에 대한 부분은 워십풍의 곡으로 표현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다윗이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다윗의 능력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의 승리의 손길이 함께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항상 우리 앞에 골리앗과 같은 싸워 이겨내야 할 대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두려움 때문에 허리를 숙여 돌을 줍지 못합니다. 이 앨범에서는 하나님의 임재 없이는 모든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전하고자 했습니다.”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인 ‘정상을 넘어’는 그 동안 시와그림이 추구해온 그들만의 색깔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곡이다. 시와그림은 타이틀곡을 선정하기에 앞서 많은 고민을 했는데 그 중 ‘정상을 넘어’와 ‘허리를 숙여 돌을 주워라’가 최종 타이틀 곡 후보로 결정돼 둘 중에서 어떤 곡을 타이틀 곡으로 정할지를 두고 갈등했다. 타이틀곡 ‘정상을 넘어’만큼 ‘허리를 숙여 돌을 주워라’ 또한 그들의 메세지를 잘 담고 있는 곡이었기 때문.

“‘허리를 숙여 돌을 주워라’라는 곡은 다윗과 골리앗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쓴 곡입니다. 다윗 앞에 골리앗이 서 있는 상황은 우리의 삶에서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직장이나 학교 등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삶의 현장에서 오는 상처와 힘듦이 있지만, 단단한 말씀으로 무장하여 담대히 승리를 선포한다면 반드시 우리에게 승리를 허락하실 것이라는 내용을 담았죠. 서정적이고 조용한 음악이지만 메세지는 강하게 그려져 있어요. 그 상황자체가 긴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 노래 전체의 느낌이 긴장성이 흐르면서도 강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시와그림은 앨범마다 ‘청혼’, ‘푸른 그대와 休’, ‘사월이어라’ 등 지금까지 연애의 감정이 실린, 그렇게 성령과의 사랑에 빠진 교제의 모습을 그려왔는데 이번 앨범에서도 같은 맥락에서 더 발전된 ‘시나브로’, ‘바람을 따라서’ 등의 곡들을 선보이고 있다.

“변화라는 것이 참 어렵지만 본인들의 색깔을 고수하고 지켜가는 것 또한 어려운 것 같아요. 20개월 동안 이 앨범작업을 하면서 예기치 못할 때에 곡과 가사를 하나님께서 들려주시고 허락하시는 것을 경험하곤 합니다. 곡을 작곡하는 게 아니라 곡을 받고 있다라고 말하는 것이 맞을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늘 성령에 취해 사는 것, 항상 성령님과의 깊은 교제를 나누는 것이 저의 소원입니다.”

시와그림은 지난 8년 동안 한 명의 작곡자와 한 명의 편곡자, 그리고 한 명의 보컬이 한 팀이 되어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왔기 때문에 앨범 작업을 하면서도 서로의 마음과 의도를 잘 읽을 수 있었다.

“요즘은 ‘변해야 산다’ 라고들 하는데 저희들은 ‘지켜야 산다’라는 것을 고수했어요. 그래서 1집부터 지금까지 한 명의 프로듀서와 한 명의 작곡자, 한 명의 보컬이 팀웍을 맞추어 일관된 팀의 색깔을 그대로 유지해왔죠. 그런 부분이 오히려 메세지를 더욱 강하게 표현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시와그림은 워십 곡들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기독교 음반 시장에서,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자기만의 색깔을 유지하고자 노력했다.

“요즘에 대세는 워십이라고 하잖아요. 그래서 CCM곡들이 많이 묻혀져 가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러나 각자에게 맡겨주신 사명이 있다고 생각해요. 각자가 올라가야 할 산의 정상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모두가 한쪽 산을 향해서만 우르르 가니까 많은 이들이 자신도 모르게 자신에게 허락하신 정상을 향해서가 아닌 시류를 따라 산을 오르는 실수를 범하게 될 때도 있는것 같습니다. 저희들은 하나님께서 CCM 사역자로 저희들을 부르셨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에게 맡겨주신 사명, 그 정상을 향해서 활동을 더 열심히 하고자 합니다.”

시와그림은 5집 앨범이 발매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6집 앨범 준비를 시작할 정도로 앨범사역에 대한 애정을 보이고 있다. 이번에 나온 5집 앨범 활동도 열심히 하면서 새롭게 들어간 6집 앨범작업도 열심히 할 계획이라는 시와그림은 외국어 음반을 낼 계획도 함께 갖고 있다. 직접 작사·작곡한 곡들을 먼저는 영어로 번역해서 세계무대로 전파하고자 하는 것이 시와그림의 비전이다.

“이 앨범이 좋지 않은 상황과 절망 가운데에서 승리에 갈급해 하시는 분들에게 힘을 주는 그러한 메세지가 되기 원합니다. 모두가 축복만을 바라는데 그 과정을 무시하고 그저 승리만을, 축복만을 바라볼 수 없습니다. 임재를 위해서는 더 기도하며 기다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기다림의 메세지가 전달되었으면 좋겠고, 그것이 바로 승리를 보게 하고 그 상황을 역전시키시는 하나님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