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한 칼럼]한국을 뿌리째 뒤바꾼 영적 각성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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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중생의 현장’ 평양대부흥의 신학적 고찰 (4)

				▲김영한 교수(숭실대 기독교학 대학원장)
▲김영한 교수(숭실대 기독교학 대학원장)

4. 숭실대학에 일어난 성령운동


당시 숭실대학은 성령의 역사를 전국적으로 전하는 데 중요한 매체의 역할을 하였다. 숭실대학 학생들 가운데는 이미 학교 개강 이전 1월에 장대현교회에서 열린 사경회 저녁 집회 때 무시무시한 죄를 통회하고 자복하는 성령의 불을 경험한 이들도 있었다.

숭실대학의 북감리교 선교사 베커는 1907년 2월 개학하자 성경 사경회에서 있었던 놀라운 성령의 역사와 같은 은혜가 학교에도 내리기를 원하는 움직임이 교수들 가운데 있었다고 증언한다. 그 해 6월, 선교사 베커는 숭실학교에 임했던 오순절의 역사를 이렇게 보고하였다.

“그러나 성령의 능력이 너무 분명하여 심지어 회의적이고 비웃던 이들조차도 죄를 통회하고 애통하였다. 한번은 30여명의 학생들이 여러 시간을 기다리다가 집회가 끝나는 바람에 할 수 없이 돌아가야 것을 본 적도 있었다. 집회가 끝났다고 여러 차례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몇몇 학생들은 애통하고 절규하면서 ‘제발 제게 고백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십시오’라고 부르짖었다. 학생들의 약 10분의 9가 이때에 성령의 깊은 감동과 중생의 은혜를 경험했다.”

5. 윤리적 갱신으로 성령의 열매를 맺은 운동

1907년의 영적 각성운동은 먼저 선교사가 변화했고,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변했고, 교회 신자들이 변화했다. 이들의 삶이 일반 사회에도 영향을 끼쳐 한국사회가 변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하여 초기 한국교회의 영적 대각성 운동은 종교적 회개에서 시작해 윤리적 갱신으로 결실맺었다. 축첩, 도박, 음주, 흡연, 노예소유를 회개하고 폐기하는 갱신운동이 일어났다.

어느 여자 성도는 청일전쟁 때 폭격을 피하기 위해 어린아이를 등에 없고 가다가 버린 죄를 회개하였다. 선교사를 미워한 죄를 통회하고 자복하기도 했다. 남녀 좌석의 휘장이 걷히고, 노비문서를 불태우고, 노비를 수양딸로 삼는 혁명적 운동이 일어났다.

장대현 장로교회의 전신인 널다리교회 최치량의 행적은 예수 믿은 사람의 도덕적 삶이 갱신되는 대표적인 예다. 그는 평양에서 여관을 경영하였는데, 손님들이 숙박비 대신 맡긴 물건을 되파는 중개업으로 돈을 많이 번 약삭 빠른 상인이었다. 그런데 그는 술과 노름으로 가진 재산을 다 날려 버렸고. 방탕한 생활을 하고 길에서 사람에게 시비를 일삼았다. 그러던 그가 복음을 듣고 예수를 믿은 다음에 열심히 성경을 배우고 주일예배에 빠지지 않는 교인이 되었다.

영적 대각성 운동은 개인적 성화에서 시작해 사회적 성화로 결실되었다. 기독교 신앙은 절망에 빠진 한국 민족에게 희망을 주었으며, 사회적으로 깨어나게 했고, 일제에 저항하는 정신이 북돋게 하였다. 기독교는 정의와 투명성, 그리고 친애와 공공정신, 타오르는 애국심, 상호결속과 교육을 기본으로 삼아 참신하게 부상하고 있었다. 이 엄청난 힘은 한국인이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 그리고 죄에 대한 분명한 생각을 가지게 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일제가 일본에서 아이누족을 멸종시키려한 것처럼, 한국의 멸절을 획책하는 일제에 대항한 한국 기독교는 한국인의 정체성을 보존하는 정신적 지주가 되었다. 선교사 엘리스는 1908년 다음같이 한국 기독교를 보고하고 있다.

“기독교가 한국에서 새 남성 여성을 창조해냈기 때문이다. 새로운 자아상을 창조했기 때문이다. 새 사회의식 그리고 새 애국심을 창조했기 때문이다. 몇 년전만 해도 일본의 흉도(凶圖)가 성공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일본은 한국을 타작할만한 그런 힘(기독교가 한국을 변화시킨 것과 같은 힘)이 없다.”

그리하여 윤리적으로 변화된 삶을 보여주는 교회 지도자들과 교인들의 신앙은 사회적으로 영적 권위를 인정받기에 이르렀고, 사회적 지도력(social leadership)으로 인정받기에 이르렀다. 이것이 바로 3.1독립선언 등 민족운동이나 독립운동에서 교회가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이유다. 1907년 숭실중학교 학생으로서 성령의 은혜를 체험한 손정도는 후일에 민족주의적 부흥운동가가 되었다. 그에게는 민족독립과 부흥전도가 하나였다. 한국의 국권회복은 신자들이 오순절 성령감화를 받고 복음을 전하면 이루어질 것으로 보았다.

1907년 영적 대각성운동의 주역인 길선주는 1919년 3월 1일 민족 대표 33인 중에 가담하였다. 길선주의 이러한 독립운동의 참여는 1895년 정치적 박해의 빌미를 피하기 위해 정경분리 정책을 시행한 선교사들의 현실격리 태도와는 다른 것이었다. 17세기 독일 할레(Halle)에서 일어난 프란케(Hermann Francke)의 경건주의 처럼 인간의 내면적 변화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원동력인 것처럼 1907년의 영적 각성운동은 정치적 사회적 변화의 원동력으로 나타났다.

영적 각성운동의 결과로 금연금주, 우상타파, 신분타파, 여권 신장, 배움에 대한 갈망, 학교교육의 증대, 도덕적 향상이 일어났다. 기생과 환락의 도시 평양이 동방의 예루살렘으로 바뀌었고, 제주도, 산동성, 일본, 블라디보스톡에 해외선교사를 파송하는 선교운동이 일어났다. 그리하여 한국교회는 당시 개화기에 사회와 민족을 선도하기 시작한 것이다. 선교사들에 의해 각종 병원과 숭실대학을 비롯한 기독교학교들이 세워졌고 훗날, 기독교와 민족주의, 민주주의를 고취시키는 전당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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